채수빈, ‘대세 여배우’ 향한 끝없는 성장 “다양한 색 가진 배우 되고파” [인터뷰]
입력 2017. 05.22. 11:02:46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역적’은 저한테 애틋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사랑받는 거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면서 6개월 동안 행복했어요”

24살의 앳된 나이답게 솔직하면서도 밝은 매력을 지닌 배우 채수빈은 ‘역적’에서 자신이 연기했던 가령과 매우 닮아있었다. 30부작이라는 짧지 않은 호흡에서도 폭 넓은 연기로 극을 이끌어갔던 그녀는 ‘대세 여배우’라는 수식어에 한 뼘 더 가까워졌다.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채수빈이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종영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났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다.

채수빈은 극 중 길동(윤균상)의 연인이자 그 시대에 보기 드문 솔직하고 당당한 여성인 가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조하연을 연기하며 사극을 경험한 그녀는 차기작으로 또 다시 사극을 선택했고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전까지 보여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표현하며 또 다른 채수빈의 색깔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어떻게 해야 가령이를 잘 표현할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 가령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가령은 성격은 어떤지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감독님께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제가 현장에서 하는 게 곧 가령이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걸 생각하지 말고 와서 만들다보면 그게 쌓여가니까 편하게 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믿고 따라갔더니 정말로 어느 순간부터는 애쓰지 않아도 가령이의 감정이 다 느껴졌다. 정말 신기했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초반까지 귀여운 수다쟁이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가령이는 궁에 들어간 이후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연산군(김지석)에 대한 복수심과 길동을 향한 그리움으로 캐릭터의 한이 깊어진 만큼 채수빈도 더 깊은 감정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특히 가령이 연산군의 포로가 돼 장대에 묶여 길동과 마주한 장면에서 채수빈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절절한 감정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저도 장대 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게 1회에 나올 때랑 같은 장면이다. 그런데 1회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가령이의 삶이 어땠고 이런 인물일거고 이런 사랑을 했을 거라고 상상을 하면서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마지막쯤에 했을 때는 그냥 그 상황의 가령이가 됐던 것 같다.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이 목소리만 들리니까 더 애틋하더라. 특히 감독님이 배려를 잘 해주셨다. 보통 촬영할 때는 한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해서 찍는데 감정 신 찍을 때 감독님이 양쪽을 같이 찍었다. 서로 감정이 같이 부딪히니까 더 좋은 장면들이 나왔던 것 같다”


채수빈에게 ‘역적’은 시청률과 연기 호평을 떠나 가령이라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 자체만으로 축복이었다. 앞서 KBS2 ‘발칙하게 고고’ ‘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서 악녀나 짝사랑 하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온 그녀는 ‘역적’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받는 기쁨을 알게 됐다. 시청자들이 함께 울고 웃었다는 말이 가장 행복했다는 그녀는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 더욱 사랑스러운 가령이를 만들 수 있었다.

“사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하연이 역할을 하면서 댓글이나 반응들을 찾아보면 내 편이 많지 않다고 느낄 때 외로움이 컸다. ‘발칙하게 고고’에서 수아 역을 할 때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 가령이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한테 사랑 받고 이해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전작에서 짝사랑을 하면서 상처를 받았던 게 힐링이 많이 됐다”

‘역적’ 속 채수빈은 연기력 뿐 아니라 예상외의 노래 실력으로도 화제가 됐다. 함께 연기했던 이하늬가 국악을 전공한 만큼 부담감도 컸을 법 하지만 채수빈은 특유의 깨끗하고 청아한 목소리로 ‘어이 얼어자리’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드라마 OST 작업까지 참여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잘 부르지는 못 한다”며 겸손한 모습까지 보였다.

“가령이가 기생이 됐을 때 왕의 눈에 들기 위해서 뭘 하면 좋을까 얘기를 많이 했었다. 춤을 출까 악기를 연주할까 하다가 가령이답게 노래를 맑고 깨끗하게 불렀으면 좋겠다 해서 ‘어이 얼어자리’를 몇 달간 연습했다. 그런데 그 노래를 부르고 나니 OST도 하나 부르라고 하셔서 갑작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채수빈은 이제 데뷔한 지 3년차인 풋풋한 배우이지만 매 작품을 끝낼때마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한 작품을 끝내고 필모그래피를 쌓는 것이 아닌 작품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킬 줄 아는 그녀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영리함까지 갖췄다.

“작품을 하나하나 만날 때마다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느낌이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짧은 작품이든 긴 작품이든 하나씩 배워나가는 게 있다. 이렇게 소처럼 일하다 보면 언젠가 만족할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내려놓음을 배운 것 같다. 감독님도 계속 내려놓으라고 말씀하셨고 정말 믿고 따라갔더니 되더라. 다 내려놓고 내가 진짜 그 상황과 역할이 됐다고 믿는 게 어떤 건지 그 느낌을 알게 됐다”

‘역적’을 끝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도 전에 채수빈은 KBS2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 여주인공으로 합류해 또 다시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다. 데뷔 후 드라마와 영화, 공연을 아우르며 십여 편이 넘는 작품을 해온 그녀는 좀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열정 넘치는 배우였다.

“욕심이 좀 많은 것 같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이걸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계속 작품을 하게 된 것 같다. 아직 지치지 않아서 더 욕심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작품을 하다가 조금 쉬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여행도 다녀오고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일할 때 행복한 게 더 크다. 앞으로 더 많은 삶을 겪고 다양한 역할을 맡아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역적’은 지난 16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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