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의 여연희, 그리너리 ‘혼자 라이프’를 즐기다 [인터뷰]
입력 2017. 05.22. 13:28:21

여연희

[시크뉴스 조혜진 기자] “저도 제가 그런 취향인 줄 처음 알았어요. 옷은 검정색 좋아해도, 집은 밝은 걸 좋아하더라고요”

이제야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8년차 모델 여연희의 이야기다. 스물다섯, 지난해 처음 독립했다는 그녀는 부모님을 떠나 홀로 집을 꾸미고, 식물을 키우고,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며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 4일 모델 여연희가 시크뉴스 사무실을 찾았다. 2012년 케이블TV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그녀는 이후 연기, 예능 등의 방송활동이 아닌 런웨이, 잡지, 화보 등에 시간을 쏟으며 ‘모델’로서의 생활에 집중했다.



막연하게 ‘25살에는 독립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는 그녀는 진짜 독립에 성공했고, ‘나혼자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거창한 이유 없이 독립을 결심했다는 여연희는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도시로 돌아올 이유를 찾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부모님이 의정부로 이사하셨다. 저는 이태원 쪽에 집을 얻어서 독립했다. 사실 독립한 것에 대해 거창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일 다니기에 집도 너무 멀고, 제가 학교도 다 서울에서 나와서 의정부에 친구가 없다. 그 사실이 저를 너무 우울하게 만들었다. 향수를 막 뿌리고 나왔는데, 나오는 순간 다 없어진다. 그런 과정들이 너무 힘들고 지쳤다. 돈 모아서 딱 독립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설명을 부탁하자 입가에 미소부터 번졌다. 직접 구하고, 꾸미고, 만든 집은 여연희의 마음에 쏙 들었으며 고양이 한 마리까지 분양해 러블리한 하우스를 만들 수 있었다.

“원룸은 아니지만 크진 않은 집이다. 혼자 살기엔 적당한 것 같다. 그냥 소소하게 사는 게 좋다. 저는 큰 욕심이 없다. 옛날엔 이런 취향이라는 것도 몰랐는데, 독립을 하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하고, 이런 취향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집에 식물도 굉장히 많다. 옷은 검은색을 좋아해도, 집은 밝은 걸 좋아하더라. 다 하얀색이고 원목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요즘은 식물 사는 게 제일 행복하다. 꽃 보면 정말 좋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많이도 죽여 봤죠”라는 말로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식물사랑’을 실천하게 됐음을 알렸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식물을 본인도 좋아하게 됐고, 부지런하게 관리하는 중이다.

“옛날에는 식물이 너무 귀찮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집에, 집 안에 한 부분만 초록색이어도 인테리어로 되게 좋더라. 초록색을 많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내가. 물론 많이 죽여도 봤다. 엄마한테 욕도 많이 들었고. 고양이도 키우고 있는데, 걔들은 뭔가 해 줄 게 없다. 그런데 식물들은 되게 햇빛, 통풍, 물만 주면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되게 부지런해야 한다. 그래서 많이도 죽여 봤다”


집에서 키우는 식물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꽃 사랑’은 여성스러운 취미로 인식된 ‘꽃꽂이’로 발전했다. 생각보다 비싼 수강료 때문에 고급스러운 취미로만 알려져 있던 꽃꽂이도 이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꽃집들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한다. 사진을 취미로 가진 건 1~2년 정도 된 것 같다. 그거 말고 꽃꽂이도 좋아한다.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재밌다. 딱 들으면 여성스러운 작업이지만 그렇게까지 요조숙녀 같은 작업이 아니다. 요즘 많이 활성화 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드라이플라워로 무엇인가를 들기도 하고, 정말 많다. 크게 거부감이 들 정도의 취미는 아닌 것 같다. 저도 여자기 때문에 꽃을 만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더라. 그 자체가 힐링이 된다. 최근에는 가격도 별로 안 비싸졌다”

식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식물 말고 최근에 꽂힌 것으로 ‘부츠 컷’ 팬츠를 꼽았다. 복고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시작된 부츠 컷의 인기는 여연희에게도 트렌드를 잡을 좋은 아이템이 됐다.

“부츠 컷에 꽂혀 있다. 원래 되게 옛날 건데, 빈티지나 복고는 제가 워낙 좋아하던 장르다. 유행하기 전부터 빈티지 샵에서 셔츠도 많이 하고, 해외에서도 가장 많이 들르는 곳 중 하나였다. 그래도 요즘은 세미 부츠 컷이라고 부담스럽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근데 아예 부츠 컷도 전 너무 좋은 것 같고, 재밌는 옷이라고 느껴진다. 그냥 스키니 진, 이런 건 이제 좀 재미가 없고 베이식 아이템이다. 부츠 컷은 피트를 잘 고르면 다리가 더 날씬해 보이는 효과도 있고. 더 자주 입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모델에게는 ‘날씬해 보이는 옷’도 중요하지만 진짜 ‘날씬한 것’도 중요하다. 여연희는 태생적으로 마른 몸을 자랑하지만, 고무줄 몸무게 때문에 컬렉션 기간이 다가오면 바짝 관리하는 스타일이라고 털어놨다.

“다이어트를 잘 해 본 적이 없다. 살이 잘 빠진다. 고무줄인데, 많이 먹으면 갑자기 하루 이틀 만에 1~2kg 쪘다가 조금 힘들면 2kg 금방 빠진다. 이 직업은 사실 밥을 안 먹으면 할 수가 없다. 야식도 다 먹고, 대신 운동을 한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보단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저는 춤추는 걸 좋아해서 춤추면 그 다음 날 확 빠져 있다. 그냥 막춤을 춘다. 샤워할 때도 추고, 로션 바를 때도 추고. 몸을 가만히 못 두니까 살이 빠지는 것 같다. 워낙 흥이 많아서. 컬렉션 기간에는 한 달 전이 가장 중요하다. 미팅과 피팅이 몰리기 때문. 쇼 당일보다 더 중요한 기간이 그 한 달이라서 야식 같은 거 안 먹고, 꾸준히 운동해서 바짝 관리한다”


다양한 일들을 취미로 삼으면서 활동 반경을 넓혀 가고 있는 여연희는 후배들을 위한 강의도 빼놓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근래 모델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모델을 지망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는데, ‘무조건 좋은 말만 해’라고 하시는 회사 사람들의 말 대신, 그녀는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강의도 많이 나가고 있다. 선배와의 만남, 모델 캠프 이런 것들에 멘토로 많이 나간다. 그리고 전 현실적인 조언들을 해준다. 가면 ‘야, 연희야. 무조건 희망을 심어 줘’ ‘네, 알겠어요’ 라고 말하곤 진짜 ‘리얼 모델 세계’를 전한다. 너무 힘든 직업이다. 열등감도 느끼기 쉬운 직업이다. 딱 보면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다. ‘저 친구는 힘들 것 같은데?’ 하는 애들이 있는데, 또 그런 아이들이 눈도 초롱초롱하고 열정이 넘친다. 그러면 돌려서 얘기한다. ‘자기 자신을 잘 객관화해서 봐라.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어라’라고. ‘다 그만 둬’라는 말보다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생각보다 진지하고, 묵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오랜 시간 모델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과 자신도 모르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들이었다.

“큰 욕심은 없다. 저도 방송을 몇 번 했는데, ‘너는 왜 안 하냐’라는 질문 많이 주시더라. 저는 사실 더 유명해 지고 싶은 욕심, 그런 건 없다. 그냥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 더 잘 되면 좋다. 하지만 그게 흘러가면서 이렇게 되는 것보단, 하고 싶은 게 딱 생겨서 열정을 갖고 해야 욕을 안 먹을 거 아니냐, 어떤 분야든. 열심히 하겠다. 예뻐해 주세요!”

[조혜진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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