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VS.] ‘악녀’ 김옥빈 VS ‘암살’ 전지현, 액션영화 장악한 ‘걸크러시’
입력 2017. 06.08. 10:54:54

영화 ‘암살’, ‘악녀’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남자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액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강렬한 여성 캐릭터는 영화의 매력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특히 최근에는 남자 배우들의 보조 역할이 아닌, 스토리와 액션을 이끌어가는 독립적인 여주인공들이 등장하면서 극장가를 ‘걸크러시’ 매력으로 물들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은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등 강한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대게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했지만, 전지현은 액션과 감정 연기 모두 완벽히 소화해내며 강인한 여성 독립군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8일 개봉한 ‘악녀’의 김옥빈 역시 액션 영화의 원톱 주연 자리를 꿰차며 여배우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암살’의 전지현이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성적인 액션을 그려냈다면, 김옥빈은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남성성이 강한 액션으로 강렬함을 더했다.

이처럼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액션 영화는 남성이 지배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백발백중’ 여성 저격수

‘암살’에서 전지현이 맡았던 안옥윤 캐릭터는 한번 표적을 잡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 독립군 저격수다. 5kg이 넘는 장총부터 권총까지 여러 종류의 총을 소화해야했던 만큼, 전지현은 총에 익숙해지기 위해 수많은 훈련을 거쳤다.

촬영 도중 몸살이 나고 발톱도 빠질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촬영이었지만 전지현은 제법 전문 사격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자세를 표현했으며 장총을 들고 지붕 위를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는 등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려냈다.

김옥빈이 연기한 ‘악녀’의 숙희 역시 사격에 능한 캐릭터다. 어린 시절부터 살인병기로 길러진 만큼, 숙희는 해체된 권총을 단숨에 조립해 상대를 겨누고 흔들림 없는 자세로 과녁을 적중한다. 함께 훈련을 받던 동료와의 대결에서도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그녀는 킬러다운 냉정함 까지 갖췄다.

숙희의 무기 소화 능력은 총에서 멈추지 않는다. 권총부터 기관총, 저격총 등 다양한 종류의 총을 마스터한 그녀는 장검과 단도, 도끼 등 잔혹함을 더욱 극대화하는 무기들을 사용해 적을 제압한다. 여성이 가진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 남성들과 몸으로 부딪치는 액션을 소화한 김옥빈은 어떠한 액션 영화보다도 통쾌하고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 ‘청순’+‘걸크러시’, 웨딩드레스 총격 신

‘암살’에서는 다양한 명장면들이 등장했지만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전지현의 웨딩드레스 총격 신이다. 죽은 언니인 미츠코를 대신해 결혼식장에 신부로 참석한 안옥윤은 웨딩드레스 안에 총을 숨긴 채 암살 작전을 계획한다.

순백의 드레스에 웨딩 베일까지 쓴 채 권총을 들고 있는 안옥윤은 청순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뿜어내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액션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장소와 의상과 함께 만들어진 총격신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악녀’의 숙희 역시 자신의 결혼식장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임무를 수행한다. ‘암살’의 안옥윤이 드레스를 휘날리며 역동적인 액션을 펼쳤다면, 숙희는 화장실에 숨겨 놓은 장총으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적을 겨눈다.

화장실 벽에 난 작은 창문 구멍에 총구를 겨누는 그녀의 아래로는 하얀 웨딩드레스가 길게 늘어진다. 레이스가 가미된 드레스로 여성성을 강조한 의상과 달리 적을 바라보는 숙희의 날선 눈빛에서 느껴지는 ‘걸크러시’는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했다.


◆ 영웅 VS 악녀

‘암살’의 안옥윤과 ‘악녀’의 숙희는 모두 목숨을 건 사투 끝에 사랑을 잃었다.

안옥윤은 자신을 죽이러 온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극 중 선명한 러브라인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하와이 피스톨이 안옥윤의 암살 작전을 돕고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며 마지막으로 이마에 남긴 입맞춤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어 두 사람은 꼭 다시 만나길 약속하고 헤어지지만 결국 하와이 피스톨은 염석진(이정재)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동료들까지 잃은 안옥윤은 홀로 남아 마지막 임무인 염석진까지 제거하고 ‘영웅’으로 남는다.

‘악녀’의 숙희는 킬러라는 캐릭터가 무색할 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준다. 그녀는 자신의 곁에 머물러준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사랑에 배신당해 모든 것을 잃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결국 그녀는 배신감에서 시작된 복수를 끝내고 진정한 ‘악녀’로 변모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