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에게 ‘귓속말’이 도전이었던 이유 [인터뷰]
입력 2017. 06.08. 15:12:04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이상윤은 뇌섹남, 엄친아 이미지를 지닌 배우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출신에 훈훈한 외모, 탄탄한 연기력까지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을 둘러싼 껍질을 벗기고 싶어 했다.

이상윤은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박경수 극본, 이명우 연출)에서 판사 이동준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올곧은 신념을 지닌 이동준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떨어지지만, 결국 법비 세력을 응징하며 바른 길로 돌아온다. 극 전개에 따라 갈등과 변화를 겪는 인물인 만큼 이상윤 역시 단시간에 살이 많이 빠지는 등 심한 감정 소모를 겪었다.

이동준을 연기하는 동안 역할 그 자체보다는 극중 인물이 놓여있는 상황이 힘겨웠다고 했다. 그는 “계속 대결구도가 진행되는 작품이지 않나. 이동준이 극 중반까지는 여러 사람에게 약점이 잡혀있어서 힘이 너무 없었다. 캐릭터적인 부분보다도 역할이 처한 상황이 어려웠던 것 같다”며 “한 회 내에서도 전개가 빠르고, 한 장면에서도 많은 상황을 표현해야 했다. 어렵긴 했지만 보시는 분들은 좋게 봐주시더라”고 말했다.

‘전작 ‘피고인’이 전개가 비슷한 장르물이었기에 ‘귓속말’은 섣불리 흥행 여부를 점치기 어려웠다.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 연속되면 시청자들이 피로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서였다. 그러나 ‘귓속말’은 마지막회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상윤은 “(시청자들이) 복잡한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보기가 힘든데도 ‘저 매듭이 어떻게 풀릴까’ 하면서 봐주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답답하던 상황을 휘몰아칠 때는 확실히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악이 너무 성실해서 그런 장면이 많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에는 이 악이 어떻게 처리될지 궁금해 하셨던 게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이번 드라마는 법정극을 기조로 적에서 동지로, 결국에는 연인으로 거듭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다른 작품과는 멜로의 분위기가 다소 독특했다. 이에 대해 이상윤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사랑의 형태와는 좀 달랐다. 보통은 서로 감정이 쌓이며 발전한다거나 첫눈에 반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지 않나. 그런데 ‘귓속말’은 그런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상황과 사건들이 얽히고설키며 정이 들고, 연민도 섞인 것 같다. 남과 여보다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형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멜로 연기는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이후 5년 만에 다시 만난 이보영과 서로 의지하며 호흡을 맞췄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이)보영 누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비슷한 상황이 연속되면 지칠 때도 있는데 누나가 도와줘서 힘을 내면서 촬영했다”며 “예전에는 누나의 연기만 따라갔다. 대본에서 못 보는 부분들이 많아서 누나가 조언도 해주고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누나가 ‘많이 컸다’고 하더라. 예전에 누나가 이끌어줬다면, 이제는 ‘같이 가볼까’ 시도할 정도까지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힘들었지만 ‘귓속말’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는 “이런 장르와 캐릭터를 연기해봤다는 것이 공부가 된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을지,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감독님도 친해졌고 함께 한 배우들도 모두 친해졌다”고 밝혔다.



이상윤은 이동준이라는 역할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중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싶어 했고, 하나의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완벽하게 잘 해냈다고 스스로는 말하지 못하겠다. 초반에 욕도 많이 먹은 걸로 안다. 단지 그런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렸던 것 같다. 이 역할에 도전한 이유는 더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대중이 좋아하는 제 이미지가 있다고 해서 그런 연기와 톤만 보여드리기 보다는 다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출연을 희망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기인했다. 그는 “영화계에서는 신인이기 때문에 작은 역할부터 해보고 싶다. 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는 드라마에서 못해 본 역할을 해볼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며 “요즘 드라마도 장르가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 않나. 드라마는 주인공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틀 같은 것이 생기는데 영화 쪽에서는 더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귓속말’ 종영 후에는 휴식을 취하며 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쉬는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연기자에게 필요한 간접 경험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연기에 대한 진중한 자세를 엿볼 수 잇었다.

“아직까지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요. 이번에 개인적인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혼자 있는 시간이 황폐해지지만 연기자로서는 충만해지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을 깊게 파보는 시간을 가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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