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A 위기론’ 대두, 가격·품질 모두 부정적 “소비자 불신 커져”
- 입력 2017. 06.12. 08:53:02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SPA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소비자들의 품질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가격 저항감까지 높아져 ‘위기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에도 가성비를 이유로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패션 시장 내에서 절대적 입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결코 싸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돼 변화 없는 퇴보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패스트패션’ ‘가성비’ 등의 키워드가 장점으로 꼽히며,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세가 확산돼왔다.
그러나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6개월 이내에 의류 및 패션잡화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SPA 브랜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SPA 브랜드 제품 가격에 우려를 표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SPA 브랜드 가격 저렴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69.6%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품질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 역시 37.8%에 그쳤다.
소비자 10명 중 7명(69.6%)이 요즘은 SPA 브랜드도 가격이 저렴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바라본 것으로, 여성(남성 64%, 여성 75.2%)과 젊은 소비자(20대 74.8%, 30대 72%, 40대 66.4%, 50대 65.2%)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좀 더 많이 드러냈다.
가격이 비싸면 SPA 브랜드라는 생각이 안 든다는 소비자(71.2%)가 많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SPA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단 아직까지는 가격의 거품을 빼고 소비자를 생각해 주는 것 같아 SPA 브랜드에 호감이 간다는 소비자(49%)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 소비자(9.8%)보다는 훨씬 많아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가격 저항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SPA 브랜드의 가격에 대한 호감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강한(20대 36.8%, 30대 44%, 40대 53.6%, 50대 61.6%) 특징을 보였다.
제품의 품질에 아쉬움을 표시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37.8%만이 SPA 브랜드의 제품은 품질이 좋다는데 동의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남성(45.8%)과 50대(49.2%) 소비자는 SPA 브랜드 제품의 품질을 보다 좋게 평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다른 한편으로 국내 토종 SPA 브랜드가 글로벌 SPA 브랜드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는 소비자의 인식(동의 43.5%, 비동의 15%)이 강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실정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가격 저항감은 높아지고, 품질에 대한 불신은 커지는 가운데서도 SPA 이미지는 여전히 대중적이고(54.4%, 중복응답), 쇼핑을 하기에 부담이 없으며(52.9%), 가성비가 좋다(52.5%)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표면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쇼핑의 접근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SPA를 유지하고 있는 마지노선이 무너질 경우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 있어 가격과 품질에 대한 철저한 전략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SPA 브랜드들의 위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 DB,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