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김형묵 “연기 19년차 신인,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했죠” [인터뷰]
입력 2017. 06.12. 11:18:17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귓속말’의 신스틸러 송태곤 역으로 활약한 김형묵은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자신을 신인 배우라고 강조했다.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노력을 쌓아왔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그에게서 조급함보다는 세월이 쌓아올린 내공이 엿보였다.

김형묵은 지난 달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박경수 극본, 이명우 연출)에서 송태곤 역으로 출연했다. 송태곤은 법무법인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의 비서실장이지만 비리 검사라는 과거를 지닌 인물로, 빛나는 존재감으로 신스틸러로서 활약을 펼쳤다.

연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19년차를 맞았지만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라며 스스로 신인이라고 밝힌 김형묵은 “드라마가 끝난지 시간이 조금 됐는데 아직 얼떨떨하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며 첫 작품이 흥행하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자칫 스쳐지나 갈 수 있는 조연임에도 그는 독특한 표정과 제스처로 송태곤이라는 인물의 매력을 살렸다. 그는 “그런 제스처나 표정을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고 대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촬영 리허설을 하면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몸에 배어있는 연기력 덕분일까, ‘저 배우는 누구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같은 그의 매력을 먼저 알아본 것은 ‘귓속말’의 이명우 PD였다. ‘펀치’를 준비하던 이 PD가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던 김형묵에게 오디션을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그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조금 더 준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거절했다고. 다시 한 번 ‘귓속말’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김형묵은 이에 응했다. 그는 “‘귓속말’ 오디션 제의를 해주셨는데 어떻게 보면 모험이지 않나. 신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PD님, 작가님, 촬영감독님이 가능성을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 어떻게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잘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동료 배우들은 드라마 신인인 그를 도와주고 이끌어줬다. 김형묵은 “특히 이상윤 씨에게 정말 고맙다.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려도 많이 해줬다. 형, 동생처럼 대하면서 카메라가 없을 때는 장난도 치고 했다. 이상윤이라는 배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하늘이 주신 감사함이다. 이보영, 윤주희, 조달환 씨도 무척 잘해줬다”며 “스태프 분들도 가족 같았고 이런 팀을 더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마지막회 재판 장면 촬영 때 눈물 흘리는 분도 있더라. 다들 정말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예전(서울예대의 전신) 드라마센터에서 연극연기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줄곧 극단 생활을 했다. 이후 서울시 뮤지컬단에서 활동도 하고,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연기 트레이너도 경험해보고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폭넓은 경험을 했지만 모두 연기 외길을 위해 쌓은 것들이었다.

특히 대학 시절 ‘발성을 못해 배우를 못한다’는 교수의 이야기에 자극 받아 기본기를 다지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대학생 때는 대사 한 마디만 하면 목이 쉬고 복식 호흡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그는 “성대가 너무 약하고 섬세해서 과연 배우를 할 수 있을까 싶더라. 소리나 발성 호흡이 핸디캡이어서 그것을 극복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방법은 좋은 선생님을 찾고, 꾸준히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그는 섬유탈취제, 침대, 휴대전화 등 유명 CF의 성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기회는 준비가 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귓속말’ 오디션은 마지막 도전으로 여긴 기회였다. IMF 시절 서울 뮤지컬단에서 월급을 받으며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지만 이후 삶의 굴곡을 여러 번 겪었다.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병세로 간 이식을 준비하다 기적적으로 회복되는 일도 있었다. 유학을 떠나려 결심하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아직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귓속말’ 오디션에 응했던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연기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은데, 어떤 것이 내 길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험했죠. 이제는 연기 활동을 계속 하면서 주위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미래의 꿈이지만 교육에 관심이 많아 트레이닝센터나 학교에도 관심이 있어요. 사랑 받는 직업인 만큼 사랑을 베풀고 싶어요.”



김형묵의 차기작은 현재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후속인 ‘조작’이다. ‘귓속말’과 마찬가지로 스폰서 비리 검사 역으로 특별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귓속말’의 송태곤과 비슷한 듯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좀 더 허당기 있는 역할”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향후 김형묵이 꿈꾸는 모습은 진실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믿고 보는 배우’다. 스태프에게는 신뢰감을, 시청자에게는 행복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19년차 신인’에게서 진중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가 공인은 아니지만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진심인데 저로 인해 사회가 좀 더 행복하고 밝아졌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많은 꿈들을 연기로부터 시작하고 싶어요.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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