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상우 탐구생활, 한류-액션-제작 그리고 ‘가족’ [인터뷰②]
- 입력 2017. 06.12. 15:22:28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치열한 것 같아요. 젊은 배우가 많고 어느덧 저도 40대가 됐죠.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이 일본 한류 전문 채널에서 방송이 확정되고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다수 국가에 판권이 판매되며 여전히 한류스타로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권상우. 지난 31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그를 만나 최근 종영된 ‘추리의 여왕’을 주제로 드라마와 연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03년 ‘천국의 계단’으로 한류열풍을 일으킨 원조 한류스타인 그는 “예전에 ‘4대 천왕’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팬미팅에 몰려올 만큼 인기가 있었는데 ‘4대 천왕’이라고 하면 서운하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해외에서 꾸준히 팬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 작품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에 감사하다. 중국에서는 작품 제안이 들어오는데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감사하다. 예전엔 정신없이 살았던 때가 있다. 결혼한 다음엔 나이를 먹어가며 주위를 돌아보게 되잖나. 이렇게 일 하고 있는 환경 자체에 정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사실 결혼한 순간 현실적으로 누군가의 이상형에서 탈락되는 거다. 10년 넘게 일본에 가서 꾸준히 정기적 팬미팅을 했다. 그런것들도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 오랜 시간 많은 분이 잊지 않고 출연했던 드라마를 해외에서 볼 수 있어 감사하다. 배우로서 목표가 거기(한류스타)에 있지는 않다. 한국에서 한 작품 할 때마다 거기서 한계, 벽을 느끼는 경우가 99%다. 당장 (영화) ‘탐정’ 촬영도 걱정된다. ‘탐정1’이 아주 많은 스코어를 낸 건 아니니 ‘탐정2’에서 그 벽을 깨야 하는 것도 있고. 매 작품 할 때마다 위기, 낭떠러지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한류 배우로서도 건재한 그는 최근 중국에서 2편의 작품을 찍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배우보다 몇 발짝 앞서가는 행보인데, 방송 예정작이 2편 있다. 여러 상황이 풀리면 방송될 예정이다. (해외 활동은) 장단점이 있다. 중국어는 한동안 쉴 때 레슨을 받았는데 잘하진 못한다.(웃음)”
지난 2008년 손태영과 결혼해 결혼 9년 차인 그는 슬하에 아들 권룩희 군과 딸 권리호 양을 두고 있다. 그에게 가장이 된 후 좋아진 점을 물었다.
“인생이 좋아진 것 같다. 아이가 생긴 뒤 보험 적금도 들었다. 내가 없어진 다음을 상상하게 돼 미래를 대비하게 되고 가족을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어른이 된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더라. 사실 지금은 친구는 별로 없다. 가족, 부모님을 신경 쓴다. 중요한 일이 없을 땐 집에 있는 게 마음이 편하다. 드라마 촬영하느라 습관 때문에 늦게 자고 신경 써서 예민해질 수 있는데 기막히게 작품이 끝나고 다시 패턴이 돌아왔다. 가족의 힘이다.”
가족의 힘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는 그. 반대로 그의 자녀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그를 보며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다.
“룩희가 9살인데 그런 걸 이야기 하는 걸 쑥스러워한다. ‘너도 아빠처럼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자기는 못한다고 한다. 드라마를 좀 본 적은 있다. 물어보지 않아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축구를 좋아한다는 룩희가 후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연기에 뜻을 품는다면? 권상우는 망설임 없이 “안 말릴 것”이라 말했다.
“자기 하고 싶은 걸 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학교에서 체력 테스트를 했는데 운동신경이 정말 좋다고 하더라. 축구선수가 꿈이라고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개인레슨을 시키고 있다. 운동신경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될지는 모르겠다. 좋아하는 게 축구니까 좋아하는 걸 하게 한다.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겠지만 의젓한 편이다. 룩희 처럼 키우기 쉬운 아이는 없었다. 칭얼대지 않고 동생에게 잘하고 얌전하고 축복받은 아이 같다.”
권상우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42살이다. 17년 차 배우이자 어느덧 40대인 그의 요즘의 생각을 들었다.
“궁극적으로 액션을 잘하는 배우고 아직 보여드린 것도 없다. 상황적으로 어쩌다 보니 3년 만에 나왔는데 사실 오래 쉬지 않는다. 중국에서도 드라마를 두 편 찍었다. 해외 활동을 하다 한국에 오면 멀어져 있더라. 내가 영화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영화 쪽에 가면 소외감을 느낀다. 영화를 하지만 드라마도 찍고 해외 활동도 하니 어디서든 외톨이 같은 느낌이 든다. 올해 안에 영화를 2편 더 찍을 예정이다. 작품을 더 쌓고 싶다. 나의 경우 작품을 보면 공백이 많이 느껴진다. 부족하다고 많이 느끼기에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거기서 즐거움을 얻고 고민하는 것(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
배우가 아닌 인간 권상우로서 그는 최근 어떤 변화와 성장을 꿈꾸고 있을까.
“멋있는 액션을 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내게 그런 작품이 안 들어오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다 ‘탐정’이란 영화로 돌파를 했다. 나름 열심히 하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들어왔다. 기회가 된다면 느와르 장르도 하고 싶고 당연히 멜로도 하고 싶다. 나름 유연한 것도 잘한다고 생각하기에 코믹도 하고 싶다. 1000만 관객 배우도 하고 싶지만 300만도 적은 숫자는 아니잖나? 매 작품 관객에게 보이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어찌 100% 다 소화하겠나. 개인적으로 완벽한 캐릭터는 자신 없다. 항상 탐나는 작품의 캐릭터도 조금은 결핍된 캐릭터다. 부족한 사람의 연기가 더 자신 있다. 그런 역할을 앞으로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액션은 신체적 나이에 한계가 있고 꿈이 있기에 꾸준히 운동하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그는 그중에서도 특히 리얼 액션을 꼽았다. 대역을 쓰기보단 직접 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관객 앞에서도 진실하다고 느낀다고.
“유연성이 좋은 건 아니다. 리얼 액션을 해보고 싶다. 내가 스턴트 같은 걸 잘 하니까 떨어지고 구르고 넘고 그런 리얼한 냄새가 나는 액션을 하고 싶다. 이번 드라마 때문에 발목에서 세 번 물을 빼냈다. 재활을 하고 깁스를 해야 하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다. 아내가 다치는 걸 싫어해서 위험한 걸 하지 말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이 내 역할을 하는 것 보다 내가 하는 게 스스로 만족감이 있고 관객에게 진실한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 복싱과 관련된 작품이 들어와 있는데 아직 다 못 읽었다. 지금은 뭘 받아도 설레는 시기다. 약 3~4년 동안 해외 활동도 많이 하고 안 보이니 안 찾고 내가 안 한 것도 있었다.”
최근 “뭘(어떤 작품을) 받아도 설레는 시기”라는 그는 결혼전과 후의 변화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며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이 광고를 안 해도 저 광고가 들어오는 시기가 있었다.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잖나. 작품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이제는 날 찾아주는 작품의 대본에 ‘권상우’라는 이름이 박히면 그 자체로 감사하다. 가장 중요한 건 연출자든 제작사든 나를 믿고 대본을 주는 것에 대해 의리 같은 걸 느낀다는 거다. 유명 감독·작가의 제안은 설레고 좋을 것 같지만 항상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데뷔 감독 아니면 두 번째 작품을 연출하는 감독과의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분들과 작품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 희열이 크다.”
권상우는 지극히 현실적이며 낙천적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며 앞을 보며 가는 그에게 ‘슬럼프’란 존재하기 힘들다. 그런 강인한 면이 그를 지금까지 버티고 성장하게 한 것 아닐까.
“우울해지는 성격이 아니라 미래만 본다. 지나간걸 어쩌겠느냐. 그런 마인드가 건강한 것 같다. 어떻게 다 잘되겠느냐. 그런 배우도 없을 것 같다. 그보다 나은 작품을 하면 되는거다.”
권상우는 배우이지만 제작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두 개 갖고 있다. 감독 계약도 했었고 타이밍을 놓쳐 묵힌 것도 있다. 하나 꼭 하고자 하는 게(작품이) 있는데 그건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작가와 상의해 만든 것도 있고 안된 것도 있고. 그런 상상을 하는 게 좋다. 구체적으로 제작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 관심이 있어 투자해 만들어놓은 영화가 있긴 하다. 젊고 배고픈 배우가 많다. 내가 만든 시나리오를 그런 친구들과 저예산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큰데 배급이 뻔하잖나.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꿈이긴 한데 그보단 더 크게 하는 게 많은 사람이 보는 환경이 된다는 딜레마가 있다. 감독은 아니고 이그젝티브 PD(프로듀서장)로서 내 만족을 위해 한번 해보고 싶다. 3년 안에는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장에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함과 행복을 느낀다는 그는 천상 배우다. 두 아이의 아빠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변함없는 외모지만, 이제는 연륜이 쌓인 만큼 조금 더 현장을 즐긴다는 그의 말이 앞으로 그가 또 어떻게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한다.
“과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 왜 기억이 없을까, 왜 딴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그런 시간이 많았어요. 지금은 온전히 다 즐겁고 마음의 여유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수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