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치열 “‘너목보’ 출연 후 첫 앨범 발매까지 2년…기적 같아요” [인터뷰]
- 입력 2017. 06.15. 17:26:51
-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9년의 무명을 견뎌온 가수가 2년 후 ‘대륙의 남자’가 됐다. 데뷔 10년 만에 첫 앨범을 발매한 가수 황치열의 이야기다.
황치열은 13일 첫 번째 미니 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를 발매하고 컴백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황치열이 데뷔 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미니 앨범으로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를 비롯해 총 7곡으로 구성됐다.
이번 앨범으로 데뷔 10년 만에 첫 미니 앨범을 세상에 내놓게 된 황치열은 “꿈만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지 않았는데 지금은 누군가가 기다려주신다는 생각을 하니 굉장히 신중해지더라. 데뷔 당시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책임감이 따른다. 저를 좋아해주는 팬 분들의 귀를 만족시켜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행복 반, 긴장 반”이라고 전했다.
일상을 주제로 한 앨범인 만큼 담백하면서도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 노력했다. 황치열은 “노랫소리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무조건 듣게 되지 않나. 음악은 내 주변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포인트로 했다. 상경 후 ‘음악이 내게 뭘까?’라고 생각해봤는데, 일상이더라. 일상처럼 러프하면서도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남성 솔로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선주문 수량 10만 장을 돌파,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관련해 황치열은 “정말 깜짝 놀랐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더라”며 “노래를 하며 무대나 경연 프로그램에 설 수 있는 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팬 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사실이 기적 같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앨범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는 이별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사와 황치열의 담담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보이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특히 황치열이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교복을 입고 눈물 연기를 소화하는 등 첫 정극 연기에 도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황치열은 “교복을 입어서 고등학생처럼 안 보일까봐 그게 제일 걱정됐다. 제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연기에는 최선을 다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황치열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곡 순서부터 재킷 화보, 뮤직비디오 콘셉트까지 직접 자신을 손을 거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평소에는 밝은 성격이지만 일할 때만큼은 ‘호랑이’가 된다고.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노래를 들어주셨을 때 시간 허비했다, 괜히 들었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녹음할 때도 그렇고 믹스해서 완성품 나올 때도 정말 꼼꼼하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황치열은 지난 2007년 데뷔 후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겪었다. 남다른 절약 정신을 보여줬던 MBC ‘나 혼자 산다’에서의 옥탑방 라이프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도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그는 “친구들은 대리가 된다, 연봉이 오른다고 할 때 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스쿠터를 타고 다녔다. 그런 시간들이 멘탈이 강해지는 요소가 된 것 같다. 지나온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잠을 많이 잤어도 건강해졌을 거고, 노래를 잘하게 됐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힘들긴 했어도 희망을 갉아먹으며 살았다”며 “나이를 먹어갈수록 회사와 계약도 못할 거고, 소극장에서 노래하거나 학생들을 가르치며 지내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앨범 선주문 10만 장이라니, 정말 기적 아닌가”라고 특유의 긍정적인 매력을 보여줬다.
긴 터널 같던 무명 생활 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것은 지난 2015년 출연한 케이블TV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였다. 당시 보컬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던 그는 “학생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제 이름이 올랐다기에 ‘그런 거 다 거품이야’라고 말해놓고선 화장실에서 확인해보고 혼자 좋아하고 그랬다”며 “‘너목보’ 출연 이후 앨범을 내기까지 2년이 걸렸는데, 너무 기적 같아서 자고 일어나면 다 사라지고 없을까봐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후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이어가던 그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다가왔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출연 제의를 받게 된 것. 황치열은 지난해 1월 중국판 ‘나는 가수다4’에서 최다 1위를 기록하며 가왕전 최종 3위에 등극, ‘황쯔리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대륙의 남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황치열은 “일주일마다 중국어 노래를 연습하고 춤 연습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중국어를 아는 것도 아니고 발음도 매우 어려워 가사 해석이나 감정 연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저를 보게 됐고 자존감도 올라갔다”며 “처음에는 저를 모르셨지만 가왕전 때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는데, 특히 방송국부터 숙소까지 팬 분들이 쭉 서서 ‘인간 띠’ 만들어주셔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인생에 한번 경험할까 말까 한 일”이라고 회상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황쯔리에 신드롬’의 이유를 묻자 그는 조금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황치열은 “항상 무대에서 90도로 인사를 드리는데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그리고 단정한 복장으로 말끔하게 나와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한 것, 춤을 춘 것을 신선하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며 “가장 잘 보여드렸던 것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간절했고, 또 외국인이기 때문에 너그럽게 봐주셨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사드 여파로 인한 한한령으로 중국 내 활동이 조금 주춤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황치열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라 아쉬워하기 보다는 한국 앨범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음에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팬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있다. 그렇지만 앨범이 정말 잘 나왔기 때문에 만족스럽다”며 “여전히 중국에서 알게 된 제작진, 출연진 분들과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꾸준히 중국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치열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음악적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망설이지 않고 “감성을 건드린다는 점”을 꼽았다. 황치열은 “제 노래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지난 것을 회상하고 후회하게 되지 않나. 제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 과거의 한 부분을 잠시나마 끄집어낼 수 있다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배고팠던 무명 시절과 비교해 비교적 많은 것을 이뤘음에도 그는 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사람은 욕심의 동물”이라고 밝힌 그는 “언젠가는 음원차트 1위도 해보고 싶고 댄스 가수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연기도 해보고 싶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2년 전 팬 분들에게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끔 비상해보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잘 걸어오고 있는 만큼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전에 015B 20주년 콘서트 때 객원 보컬로 선 적이 있는데, 관객석에 부부와 자녀가 함께 앉아서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요. 저 역시 세월이 지나도 팬 분들과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