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의 숲’ 배두나 여형사 패션, 클리셰 벗어난 패션 얼리어댑터 한여진 [드라마 STYLE]
- 입력 2017. 06.26. 10:38:39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100% 사전제작 드라마 tvN ‘비밀의 숲’이 연쇄살인을 둘러싼 정재계의 얽히고설킨 비밀을 긴장감 있게 풀어내 두터운 마니아층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100:1의 경쟁률을 뚫고 경찰대학에 합격해 결국 강력계 형사가 된 한여진 역할을 맡은 배두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비슷비슷한 설정에 묻혀 있던 여형사를 특유의 톡톡 튀는 감성으로 살려냈다.
tvN '비밀의 숲'
김혜수와 이하나가 그동안 자신들을 옭아매온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깨며 높낮이가 없는 톤의 말투와 남성적 드레스코드로 여성성 제로의 클리셰에 충실했다면, 배두나는 루이비통 런웨이에 오를 만큼 인지도는 물론 스타일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패셔니스타답게 한여진 역할에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했다.
배두나의 이 같은 위험천만한 재해석은 한여진이 늘 백팩 혹은 크로스백을 메고 다니며 현장 상황을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고 타인의 아픔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설정으로 인해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배두나는 여형사에게 요구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대비한 활동성과 거친 범인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을 고려한 매니시 콘셉트의 커다란 골격은 유지한다. 그러나 아이템 선정에서 가장 핫한 트렌드 키 아이템을 선택하고 때로는 이보다 더 한 발 앞서 패션 얼리어댑터다운 아이템을 선택하는 과감한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한여진이 그마나 기존 여형사 스타일 답습하는 것은 블랙 터틀넥 스웨터와 블랙 가죽 재킷, 셔츠와 트렌치코트, 패딩 점퍼와 코트의 레이어드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가죽 재킷은 실은 지난 2016년 FW시즌 다시 핫 아이템 대열에 오른 스웨이드 재킷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H라인 피트가 모델 보디의 배두나를 시크하게 살려준다. 또 패딩 점퍼와 코트 역시 패딩 점퍼는 슬쩍 큰 사이즈의 입체적인 후드가 달리고 코트는 가장 트렌디하게 실루엣을 잡아낸 밀리터리 코트로 기존 여형사 패션코드에서 볼 수 없었던 조합이다.
배두나다움이 나타나기 시작한 아이템은 태터솔 체크 코트와 재킷. 지난해 겨울 막바지 패셔니스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냈던 태터솔 체크 코트와 재킷에 셔츠를 레이어드해 한여진의 남다름을 표현했다.
대디룩 코드에 충실한 태터솔 체크 코트에는 역시 트렌드 키 아이템 롱슬리브 셔츠를, 재킷에는 그레이 스웨터와 살짝 변형된 깃의 화이트 셔츠를 레이어드해 트렌디하지만 클래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게 수위 조절을 했다.
극 중 여형사 역할인 만큼 롱 슬리브는 소맷단을 코트 밖으로 걷어서 연출해 형사 캐릭터는 유지하면서 트렌드까지 충족했다.
지난 6회에서는 왁스 코팅 코트로 배두나와 한여진을 완전히 하나의 인물로 만들었다. 래글런 슬리브의 남성적 실루엣에 충실한 이 왁스 코팅 코트는 가장 충직한 클래식이어서 포스트모던 트렌드로 각광 받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배두나는 이 코트에 블랙 터틀넥 상의를 입고 폭이 넓은 어깨끈의 가방을 크로스로 메 한여진만의 매니시 콘셉트를 완성했다.
사전 제작드라마는 촬영시점과 현재의 계절이 다른데 오는 시간차가 치명적 결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배두나의 핫한 패션코드는 낯섦에서는 거부감보다 오히려 시간차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비밀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