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가 노출의 진리 “클리비지는 되고 노브라는 안 돼, 왜?” [패션톡]
입력 2017. 06.29. 11:03:34

설리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명실공이 ‘논란 스타’로 입지를 확실히 굳힌 설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중 선정적 키워드가 ‘노브라(no bra)’다.

‘설리 노브라’는 검색 키워드에 걸려있을 정도로 그녀의 특이한 성적 혹은 패션 취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대다수다. 이는 설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설리를 포함해 노브라를 하는 여성 다수는 칠칠맞은 성격 혹은 개방적인 성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그릇된 시선에 노출돼있다.

노브라를 향한 이 같은 시선은 여성의 가슴을 신체의 일부분이 아닌 성적 코드로 인식하는데서 오는 오류다.

지난 19일 EBS1 시사교양프로그램 ‘까칠남녀’는 ‘나, 노브라야!’편을 통해 노브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정면으로 다뤘다. 이날 박미선, 작가 은하선 등 여성 출연자들은 노브라로 방송을 진행했으며, 단국대학교 교수 서민, 감독 봉만대 등 남자 출연진들은 브래지어 체험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집에 가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브라를 벗어던지는 일”이라는 박미선의 발언은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여성이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이유는 가림의 용도뿐 아니라 보디라인을 잡아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가슴둘레와 컵까지 꼭 맞는 사이즈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해도 어느 순간 갑자기 답답함이 차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 방송을 위해 일일 브라 체험을 한 봉만대 감독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촬영을 중단해 브래지어가 건강에 미치는 치명적 위험을 알리기도 했다.

브래지어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미뤄 짐작한 추정이 아니다. 혈액 순한 장애에 따른 유방암 발병율 증가, 소화불량, 손발냉증, 체열 하락 등의 원인에 브래지어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법한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설리의 노브라를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성적 코드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몇 년 전 만해도 미처 청소년 티도 채 벗지 못한 걸그룹들이 가슴을 한껏 끌어올린 채 반 이상을 드러낸 클리비지룩 차림을 경쟁적으로 했던 시기가 있었다. 일부 이들의 과도한 노출 행위에 대한 지적이 있기는 했으나 케이블TV와 종편은 물론 지상파에서조차 이런 이들의 패션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런 차림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

설리는 브래지어만 안했을 뿐 가슴을 노출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풍만함과는 거리가 먼 그녀의 가슴은 굳이 브래지어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설리의 노브라에 대한 시선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설리가 아닌 설리를 바라보는 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짐을 부정할 수 없다.

노출 화보, 장어 영상 등 그녀가 일으킨 논란에 견주어 볼 때 ‘노브라 패션’을 여성으로서 당당한 의지의 표현이라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설리의 노브라를 향한 따가운 시선에는 ‘설리’ 키워드를 뺀 ‘노브라’에 대한 부정이 뿌리 깊게 내제해 있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설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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