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묵 대표, 공감으로 이끌어 내는 ‘슈트’의 가치 [인터뷰]
- 입력 2017. 07.03. 18:33:19
- [매경닷컴 시크뉴스 이상지 기자]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고, 그의 말을 100%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 상대방의 마음을 쉽고 빠르게 얻어낼 수 있는 능력. 아주 섬세한 인간관계의 테크닉을 가진 사람은 이 부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화를 통해 손님 필요로 하는 컬러를 이끌어낸 뒤, 그 컬러로 제작한 테일러링된 옷을 입고서 밖에 나가 기운이 좋아진다면 그 옷은 옷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성공했을 때 손님이 매장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 경쟁력을 가지고 가고 싶은 것이 저만의 꿈입니다”
김종묵 대표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1999년 한복 전문 ‘솜씨명가’를 설립하며 전통의상을 주로 해오다가 지난해 양복 전문점 ‘맵시옴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예복을 만들어 오면서 쌓아온 그만의 노하우를 양복에 풀어낸 것이다.
“과거 ‘맞춤 양복’이 고급스러운 옷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맞춤 양복’하면 사이즈의 맞춤에 대해 생각한다. 내 몸에 맞는 건 기본이고 컬러뿐 아니라 스타일과 소품까지 준비된 종합적인 스타일링 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맞춤’이라고 생각한다”
‘맞춤 양복’을 찾는 대상은 첫째 멋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 둘째 기성복이 안 맞는 사람, 셋째 스타일을 바꿔보고 싶은 사람으로 나뉜다. ‘맞춤’이라는 단어를 사이즈에 국한시키지 않고 스타일링의 개념으로 넓혀 슈트에 대해 잘 모르는 남자들에게 토털 패션을 제안하는 것이 맵시옴므만의 특징이다.
이 중 스타일을 바꾸고 싶어하는 경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여성 책임자가 상담을 하게 하는 것이 저희 매장의 포인트다. 여자 책임자가 상담을 하면 남자들의 니즈를 잘 끌어 낼 수 있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거나 좋아하는 게 다 비슷하다. 여자 분이 옷을 선택 했을 때 과반수의 여성들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한다”
그는 인터뷰 내내 남성 패션에 여성들이 미치는 영향력을 거듭 강조했다. “본인이 입고 싶은 대로 입기도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여자들이 골라주는 대로 입기도 한다. 실제로 본인이 선택한 분들의 재방문율이 적다. 여자들이 ‘이렇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옷을 입었을 때 호응도 크다. 일도 더 잘되고 존재감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컬러 진단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면서 입는 사람과 개인의 바이오리듬에 맞는 컬러를 준비하는 것이 김 대표가 내세우는 또 다른 차별성이다. ‘이미지 파워’라는 책의 저자이자 영국길드인준 국제이미지마스터 김혜리 박사가 이미지 파워를 불어넣는 휴먼컬러를 진단해준다. 이 컬러로 옷을 디자인을 한 패션으로 개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계획할 수 있다.
“맵시옴므는 멋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타깃으로 한다. 최근 경제도 안 좋고 힘이 필요하지 않나. 이때 필요한 건 커넥션이 있는 관계자들도 있겠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에너지가 중요하다. 멋내는 CEO에게 옷은 곧 경쟁력을 뜻한다. 나는 이들에게 의미와 가치를 주는 옷을 선물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옷에 가치를 부여하면서 가격을 지불하는 사람과 상대하고 싶은 의미도 있다. 앞으로는 가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맵시옴므를 찾는 고객의 직업과 그에 맞는 니즈는 제각각이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50만원 이하의 의상을 한 달에 3-4벌을 해 입어야 한다. 핏에 따른 새로운 느낌을 원하기 때문. VVIP 상대하는 직업의 경우에는 이태리 수입 원단을 사용한다. 원단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 200만원이 넘는 의상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가수들과 배우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독특한 의상을 제작해서 입으며 그들만의 개성을 표출한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곧 디자인’이라는 철학으로 좋은 옷을 꾸준히 만들어 나간다고 말했다. “고객들과 만나고 디자인 하는 게 실질적인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고객의 니즈 철저하게 맞춰주는데 강합니다”
[이상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