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 김강우 “어린 후배들과 호흡, 개성·에너지에 놀라” [인터뷰①]
입력 2017. 07.04. 15:48:30

김강우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현장에서 나이가 적고 많고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저도 많이 배우고 같이 동화됐죠”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에서 자신보다 열 살 이상 어린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 배우 김강우는 촬영장에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써클’이 국내 최초 SF 드라마라는 다소 무모해보였던 도전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묵직한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 김강우의 힘이 컸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김강우가 시크뉴스와 만나 ‘써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자마자 곧바로 영화 촬영에 들어간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 ‘써클’을 보내는 아쉬움을 전했다.

“더 했으면 싶었다. 다들 12부작을 재밌게 찍어서 그런지 조금 더 찍어도 재밌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배우인 저 역시도 한 회 한 회 궁금했다. 마지막이 너무 친절하게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있는데 또 이 드라마에는 12부가 딱 맞는 것 같다”

‘써클’은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토리로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특히 극 중반까지는 주요 인물들의 정체도 베일에 감춰져있어 배우들조차도 반전을 추리해가며 촬영에 임해야했다.

“PD님도 일부러 반전을 안 가르쳐 주셨다. 박동건이 회장인 것도 몰랐다. 그건 한상진 선배가 캐스팅 될 때부터 교감이 있었던 부분이더라. 저도 드라마를 찍으면서 다음 대본이 정말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클로징이 놀라웠다. 또 우진이가 늙지 않았다는 점과 4부 엔딩 때 제가 범균이라고 생각하고 우진이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시청자 분들이 재미를 확 느끼셨던 것 같다”

‘써클’은 탄탄한 스토리와 SF 추적극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호평 속에 종영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첫 방송 당시 2.9%의 시청률로 쾌조를 보인 ‘써클’은 이후 1% 후반에서 2% 초반의 시청률이 하락했고 결국 2.5%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극 초반에 제기됐던 어색한 CG(컴퓨터 그래픽)효과와 중간유입이 어려운 더블트랙 형식, 복잡한 스토리 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처음에는 저도 반신반의했다. CG는 시간대비 효과가 나오는 건데 영화도 아니고 이런 장르를 어떻게 구현할까 싶었다. 그런데 보면서 느꼈던 건 초반에는 세계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시각적인 것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중에는 스토리로 쭉 이어갔다는 거다. 끝까지 본 시청자들은 CG를 무시하더라도 스토리가 흥미로워서 따라오신 진골 시청자 분들이다. 저희가 1회 시청률이 제일 높다. 저도 어쩌다 놓치면 다른 부분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는데 일반 시청자들도 중간에 들어오기가 힘들어서 그런 면이 조금 아쉽더라”


하지만 시청률을 떠나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한국 드라마계에 있어 ‘써클’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SF장르를 드라마에 접목시킨 ‘써클’의 도전은 한국 드라마가 더욱 다양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제가 가장 놀랐던 부분은 이걸 거부감 없이 받아주신다는 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타임슬립 소재가 나왔을 때 이질감을 느낀다고 했던 분들이 태반이었는데 지금은거의 하나의 장르가 됐다. 이것도 잔펀치를 계속 날리다 보면 분명히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알파고 같은 영향도 있고 자율주행차량도 거의 상용화단계고 현실로 훅 다가오니까 이제 이런 소재를 받아주시는 것 같다.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할 거리가 늘어나니까 좋다”

배우 여진구, 공승연을 비롯해 안우연, 이기광 등 ‘써클’의 주요 인물로 등장했던 출연진은 대부분 20대의 어린 배우들이었다. 데뷔 15년차인 김강우는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기둥 같은 선배였지만 그 역시 후배들과의 호흡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 게 처음인 것 같다. 이제 진짜 드라마 현장이 어린 친구들 위주로 가는구나 느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저희가 그 나이대일 때보다 훨씬 잘한다는 거다. 저희 때는 문화도 달랐고 표현하는 데 있어 좀 주눅들어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개성들이 좋다. 이기적인 게 아니라 정말 에너지 있고 상상력도 좋고 훨씬 밝다. 그걸 연출이 잘 받아준다. 현장에 있는 분들 자체가 배우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그 친구들도 자기표현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특히 그는 극중 형 동생 사이로 애틋한 감정을 함께했던 여진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프로다. 그냥 백퍼센트 그 사람을 인정한다. 문제는 연기를 했을 때 거기서 더 인정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건데 여진구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인정하게 됐고 어떤 부분은 존경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어려움이 많았을 이기광에게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파트2’에서 이기광과 함께 투닥거리며 브로맨스를 형성해야했던 김강우는 무엇보다도 이기광이 현장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왔다.

“서로 가치관이 다른 두 인물이고 그 안에서 부딪쳤을 때 엉뚱한 웃음들이 나왔으면 했다. 그런 것 때문에 기광이와 얘기도 제일 많이 하고 장난도 쳤다. 그 친구는 아무래도 본인이 편한 영역은 아니니까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 우선 현장 나오는 게 재밌어야지 부담이 되면 안 된다. 어떻게 보면 경험도에서 자기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위축될 수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잘 한다. 계속 잘한다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럼 훨씬 더 좋은 연기들이 나온다”


김강우는 ‘써클’을 통해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이끌어냈지만 그는 오히려 작품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느꼈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이 아닌, 작품과 캐릭터에 자신을 맞추며 연구해나가는 그에게 ‘써클’은 진짜 인생작을 만들기 위한 소중한 과정이었다.

“개인적으로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 표현해왔던 방법들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것처럼 배우들도 새로운 영상기술이 생기면 거기에 맞춰서 나를 훈련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그런 걸 더 느꼈다. 연출, 카메라 다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큰 의미는 없다. 그 의미는 보는 분들이 만들어주시더라. 작품을 할 때마다 이 작품을 했기 때문에 다음 작품이 더 좋은 게 들어온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또 다시 시작하는 거다. 저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 드라마가 재밌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는데 보시는 분들이 포용력이 많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써클’은 외계인이었던 별(공승연)이의 정체가 전부 밝혀지지 않으면서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고 많은 시청자들은 시즌2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강우는 시즌2에 출연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제작진, 좋은 배우들과 함께했던 작품이었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시즌2는 뭐 tvN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고 저희는 힘이 없다.(웃음) 어떻게 할까 궁금하긴 하다. 저야 출연하면 좋다. 이미 캐릭터 분석도 다 해놨겠다 그냥 들어가서 바로 찍으면 되는데 편하고 재밌지 않나. 이 작가 분들이랑 민진기 PD와 함께 하면 믿음이 쌓여서 시즌2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 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로 지난 26일 종영했다. 김강우는 극중 형사 김준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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