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클’ 김강우, 40대 배우로서의 새로운 시작 [인터뷰②]
- 입력 2017. 07.04. 18:02:44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이제는 연기 말고 다른 걸 할 수 없게끔 시간이 흘러가버렸어요. 앞으로 이 일을 더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김강우가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났다.
지난해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이후 1년 만에 ‘써클’로 돌아온 김강우는 여전히 강렬하고 흡인력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범죄, 복수 등과 연관된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강우는 ‘써클’에서도 ‘휴먼비’라는 거대 기업에 납치된 동생(여진구)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유독 무거운 작품에만 출연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김강우는 “대부분 남자배우들이 그렇지 않냐”며 웃어보였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남자배우들이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와 밝은 캐릭터 비율이 7대 3정도인 것 같다. 저는 9대 1정도 되는 것 같다.(웃음) 제가 봤을 때는 작품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기본 천성과 가볍지 않은 모습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배우의 기본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 게 훨씬 좋고 편하지만 사실 사람이 그게 다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덜 표현하고 덜 외향적인 것뿐인데 그게 굳어지니까 좀 아쉽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다르게 가려고 하면 과부하가 생기고 안 좋은 결과들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그걸 깨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건 행운인거다”
이어 그는 멜로에 대한 욕심도 밝혔다. 요리사, 수영 선수, 형사, 검사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 속에서 유독 멜로와는 인연이 적었던 그는 더 늦기 전에 풋풋한 멜로물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멜로도 하고 싶은데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액션이나 SF 이런 건 연기 외에 주변에서 도움 받을 장치들이 있는데 멜로는 그냥 사건과 인물로 쭉 감정을 가져가는 거라 어설프게 가면 안 되겠더라. 코미디 장르도 해보고 싶다. 사실 저는 밝은 작품이 더 편하다. 촬영장 갈 때도 즐겁고 몸이 많이 안 힘들다”
최근 김강우는 3년간 몸담았던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을 끝내고 킹 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랫동안 정이 든 회사를 떠나 굳이 새로운 곳을 찾은 이유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씨제스는 저한테 정말 고마운 회사고 배우를 아껴주는 회사다. 이적은 저의 마음가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올해가 마흔인데 여기서 한 번 채찍질을 가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케어만 받는 편한 생활이 아닌 신인 때 했던 것처럼 한번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5년 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생활을 이어온 김강우도 40대의 문턱에서는 많은 고민이 생긴 듯 했다. 더 이상 패기와 열정만으로 모든 걸 감당할 수 있는 청춘이 아니기에 그는 더 신중히, 더 치열하게 40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고민했다.
“잘 하는 배우, 좋은 배우, 이런 말은 하기 쉽다. 어떤 직업이든 내가 이 바닥에서 15년을 버티고 밥벌이를 했으면 수고했다고 엉덩이를 두들겨 줘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또 힘을 내서 할 수 있다. 중간에 고민도 많았지만 15년이라는 시간이 이 직업에 대한 애정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어느 순간 지금에서 약간 벗어난 캐릭터를 맡을 수도 있고 이러다가 삼촌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잘 버텨야 된다. 잘 이겨내고. 더 발전시키고 과감하게 연기해야 할 것 같다”
작품 성적에 대한 생각에서도 솔직했다. 그동안 김강우는 영화와 드라마를 불문하고 3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흥행에 성공했던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써클’ 역시 ‘김강우의 인생작’이라는 연기 호평은 이끌어냈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려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흥행에 연연하며 본인을 억압하기 보다는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며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흥행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다. 그런데 제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안 되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를 생각하면서 에너지를 쓰는 게 더 나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그런 때인 것 같다. 그러다가 또 좋은 작품이 있으면 누가 그랬냐는 듯이 바뀔 거다. 그게 빨리 오면 편하긴 할 것 같다”
그렇게 연기에만 몰입하며 달려온 사이 김강우는 어느새 후배 배우에서 선배 배우의 위치로 올라섰다. 이제 촬영 현장에서도 맏형의 역할을 맡게 된 그는 같은 배우들보다도 연출자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세심함까지 갖췄다.
“어느 순간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많이 듣고 있다. 예전에는 진짜 막내였는데 세월이 참 빠른 것 같다. 그럴수록 더 감독님과 연출을 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돼줘야 한다. 이런 현장에서 연출은 외로운 직업이다. 배우들이야 숫자도 많고 자기 역할만 딱 하면 되지만 연출은 항상 불안하다. 더 힘을 실어줘야 하고 저 역시 창피하지 않도록 더 잘해야 한다”
15년이라는 긴 호흡을 거슬러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 김강우의 올해 목표는 뭘까. 지금껏 공백기 없이 힘차게 달려온 그는 여전히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며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올해 계획은 영화 잘 찍어서 개봉하는 거다. 그리고 연말에 한 작품 더 들어가면 좋겠다. 그냥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그럼 올해는 행복할 것 같다”
‘써클’은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 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 26일 종영했다. 김강우는 극중 형사 김준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