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클’ 공승연, 조연→주연 ‘폭풍 성장’ “책임감 더 커졌죠” [인터뷰]
- 입력 2017. 07.05. 14:59:34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공승연이라는 배우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며 잘 성장하고 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공승연
지난 2012년 케이블TV tvN 드라마 ‘아이러브 이태리’로 데뷔한 배우 공승연이 어느새 어엿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이제는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칭찬해줄 법도 하지만, 공승연은 여전히 자신을 낮추고 부족함을 지적하며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공승연이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났다. 극 중 외계인이라는 자신의 정체를 모른채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가던 한정연 역을 맡았던 공승연은 캐릭터를 떠나보내기 위해 긴 머리까지 잘랐지만 여전히 한정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3월부터 찍었는데 가장 날씨 좋을 때 시작해서 제일 더워지기 직전까지 찍었다.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게 찍었고 아직 작품을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다. 이미 끝날 걸 알고 모이긴 했지만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너무 아쉽고 아직 정연이이고 싶다”
극중 한정연은 과거와 현재, 미래와 모두 연관된 인물로 공승연은 파트1과 파트2에 동시에 등장하는 유일한 배우였다. 특히 과거에는 외계인 별이, 현재에는 대학생 한정연, 미래에는 해커 블루버드로 각기 다른 인물은 연기해야했던 만큼 ‘써클’은 공승연에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도전 정신도 들어가긴 했지만 이런 역할을 또 언제 만날까 싶어서 작품을 하게 됐다. 이 전에도 이런 캐릭터는 없었고 앞으로도 못 만날 것 같다. 사실 걱정도 많이 했다. 저도 초반에는 어떻게 찍을지 감이 안 왔는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감독님을 믿었다. 얘기도 너무 잘 맞았고 대본이 정말 재밌었기 때문에 믿고 갔다”
믿었던 아버지는 자신을 이용하려했던 과학자였고, 자신의 기술로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한 한정연은 극 후반부로 갈수록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했다. 공승연은 그런 한정연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며 절절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저와 진구, 인선언니가 범균이의 기억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나 때문에 이뤄진 일들로 친구들이 이렇게 힘들어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계속 눈물이 났다. 그냥 가만히 보고 있는데도 눈물이 나더라. 이번에 송영규 선배님이 아빠로 나오셨는데 실제로도 정말 잘해주셨다. 정연이는 아빠가 전부라서 나중에 아빠의 정체를 알게 되도 계속 아빠라고 부른다. 그게 너무 슬펐다. 블루버드가 되고 나서 나이가 든 아빠를 만났을 때는 그냥 분장한 모습만 봐도 눈물이 났다. 드라마 하면서 이렇게 많이 울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울었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며 함께 연기했던 배우 여진구와의 호흡도 좋았다. 공승연은 여진구에 대해 묻자 “이제는 더 이상 할 칭찬도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감정선을 표현하나 싶다. 정말 디테일하다. 진구한테 배운 것도 참 많았다. 진구가 어떻게 연기하나 보려고 하면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빠져들어서 같이 연기를 하고 있더라. 참 힘이 좋은 배우다. 멀리서 보면 오빠 같고 선배 같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얘기하다보면 정말 21살 그 나이 같다.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써클’은 2% 초반의 시청률을 웃돌며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전작인 ‘내성적인 보스’에서도 높은 시청률과 인연이 없었던 그녀는 좋은 현장에서 좋은 선배들과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했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아무도 아쉽다는 얘기를 안했다. 저희끼리는 너무 행복하게 잘 만들었고 타켓 시청자가 정확해서 중간유입이 어렵다 보니까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정말 많이 좋아해주셨다”
그동안 조연과 주조연 캐릭터를 도맡아왔던 공승연은 데뷔 5년 만에 ‘써클’로 첫 주연을 맡게 됐다. 작품 속 비중과 역할이 달라진 만큼 연기에 임하는 그녀의 마음가짐도 이전보다 훨씬 성장해있었다.
“안 그래도 ‘내성적인 보스’를 같이 했던 송현욱 PD님이 제가 ‘써클’을 하게 됐을 때 ‘너는 이제 주인공이다. 그런데 주인공 대접을 받으려고 하면 안 되고 주인공은 말 그대로 주인이다. 드라마의 주인이니까 너가 모든 스태프들을 챙기고 살펴야 한다. 그만큼 너가 책임감도 커야 되고 잘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이제는 책임감이 좀 더 커지는 것 같다”
공승연은 연기를 시작하기 전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아이돌 그룹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돌 지망생이면 한 번쯤 꿈꿀만한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 자리를 포기하고 연기자의 꿈을 갖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연기가 즐거웠기 때문이다.
“제가 처음에 끼가 별로 없었다.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해서 그걸 극복하는 과정이 되게 힘들었다. 그러다가 연기수업을 받게 됐는데 거기서는 마음이 정말 편했고 그때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아직 제 갈 길을 못 찾고 있을 때 연기를 만났다. 데뷔작 ‘아이러브 이태리’때 처음 드라마 현장에 갔는데 아직까지 그 경험이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하고 그 속에 제가 서 있는데 전율이 느껴졌다. 이 현장에 계속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도전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과 달리 실제 현장은 긴장과 실수의 연속이었고 그 이후로 공승연에게는 ‘첫 촬영 트라우마’가 생겼다.
“제가 자존감도 낮고 겁이 많다보니까 첫 촬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첫 촬영 때 한번 어긋나면 계속 힘들 것 같아서 잘 해야 된다는 욕심이 많다. ‘육룡이 나르샤’때 제가 첫 촬영을 몇 번씩 하고 따로 녹음실에서 녹음도 했었다. 그때 많이 힘들었다. 한상진 선배를 처음 뵀었는데 많이 혼났다. 그땐 정말 나만 못하는 것 같고 촬영장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연기를 시작한지 어느덧 5년이 지났고, 공승연은 대중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에게 한없이 냉정했다. ‘써클’에서의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냐는 물음에 단숨에 “아니요”라고 대답한 그녀는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리고 있었다.
“저는 본인에게 엄청 냉정하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하다. 저도 자존감이 높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아직 제가 직업이 배우라고 얘기하기도 민망하고 창피하다. 비행기에 직업란을 적을 때도 학생이라고 적는데. 아직 제 자신에게 만족이 안 된 것 같다. 언젠가 당당하게 배우라고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동안 쉬지 않고 부지런히 작품을 해온 공승연은 ‘써클’이 끝나기가 무섭게 KBS2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여주인공으로 합류해 ‘열일 행보’를 이어나간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를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들로 제 연기 필모그래피를 잘 쌓을 수 있게끔 하는 게 올해 목표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걸 잘 지키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써클: 이어진 두 세계’는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 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지난달 26일 종영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