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VOD] 더운 여름, 입맛 없을 때 보면 좋은 일본 영화
입력 2017. 07.13. 14:10:23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무더위로 입맛을 잃었나? 더운 여름 선풍기의 백색 소음을 배경으로 바닥에 앉아 소박한 음식을 먹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 마음이 평온해지고 입맛이 도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이 같은 평온함을 주는 장면은 일본 영화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마음 마저 차분해지고 힐링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할 일본 영화를 몇 편 살펴봤다.

‘달팽이 식당’

잘 익은 무화과를 찬찬히 칼로 썰어낼 때 눈에 들어오는 핑크색 과육. 재료들의 색깔은 아름답고 다듬어지는 재료에서 들리는 사각거리는 소리는 청각을 자극한다. 작은 소리, 자연스러운 색깔은 눈과 귀를 쉬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재료 하나 하나의 아름다운 색채와 그것을 다루는 이의 정성 어린 손길을 보고 있노라면 사소한 것 하나도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마음이 든다. 재료를 다루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장면을 만든다. 자연에 어우리진 식당의 모습 역시 힐링 포인트. ‘하루 한 테이블’이라는 소박한 장사 방침 역시 욕심내지 않는 것을 추구하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을 느끼게 한다. ‘느리게’ ‘적게’라는 것의 미학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

‘하와이언 레시피’

하와이 섬 북쪽 끝 작은 마을인 호노카아에서 도시 영화관 영사 기사로 일하게 된 주인공은 괴짜 요리사 할머니의 고양이 밥을 몰래 먹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할머니는 그에게 매일 정성 가득한 식탁을 차려준다. 오랜 내공이 돋보이는 식탁은 소박하고 정갈하지만 맛은 일품일 것으로 보인다. 여유가 느껴지는 배경의 여유가 느껴지는 음식은 식당에서 파는 그것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녔다.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이라는 것 자체에 많이 집중하게 되는 영화다.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으로 나뉘는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밭에서 직접 딴 채소를 씻고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든다. 제철에 열린 과일을 밭에서 따서 지체없이 한입 베어 무는 모습은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마저 자아낸다. 바쁜 일상 속,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게 뚝딱 만들어내는 음식이 아닌, 느리지만 계절의 흐름에 맞는 자연스러운 음식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우동’

우동으로 유명한 일본 사누키 마을의 우동을 소개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탱글탱글한 면발에 시선을 빼앗기고 우동 한 그릇이 간절해질 지도 모른다. 떠들썩한 맛집은 아니지만 묵묵히 음식을 만드는 이의 내공이 담긴 음식은 화려하지 않더라도 그 깊이가 대단하다. 뜻하지 않게 훌륭한 음식을 맛봤을 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 것이 유명세를 탐으로써 고유의 훌륭한 맛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 아닌 경고를 보낸다.

음식을 소재로 한 일본 영화 가운데 많은 영화가 정갈하게 담은 음식으로 눈을 만족하게 하고 그 외 재료를 다루는 모습 등을 통해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거창하지 않지만 인생에 관한 소소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나름의 결론을 얻는 경우가 많다. 가게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를 지닌 나라인 만큼 장인정신에 대해 표현한 영화도 많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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