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변호인’→‘택시운전사’ 흔들리지 않는 배우 [인터뷰②]
입력 2017. 07.18. 10:23:02

송강호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정치적인 프레임이 예술가의 소신을 꺾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영화 ‘변호인’ 이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몸살을 앓았던 배우 송강호의 말이다. 그가 2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을 흥행시키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은 배우로서의 올곧은 신념과 뚝심이었다.

지난 13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송강호가 영화 ‘택시운전사’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났다.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한 그는 26년간의 연기생활을 곱씹으며 배우 송강호에 대해 이야기 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23살 때 연극으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그때도 일종의 딜레마가 있었다. 우리가 어떤 예술작품을 표현할 때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때부터 많은 고민을 해온 것 같다. 연극을 할 때도 좀 의미 있는 얘기들을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했다. 지금은 많은 세월이 지났고 28년을 돌이켜보면 많이 부족했지만 그런 고민들은 한 순간도 놓지 않고 끝까지 쥐고 왔다”

송강호가 대중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연기력과 함께 돋보이는 그의 가치관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월 열린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말한 수상소감은 많은 대중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한참 전의 수상소감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것에 대해 송강호는 멋쩍은 듯 “거창한 말이 아니었다”며 웃어보였다.

“저는 그 수상소감이 너무 거창하게 들린 것 같아서 좀 죄송스럽다. 거창한 뜻으로 말한 건 아닌데 단 한명의 관객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이라도 영화를 보고 많은 관객들의 마음이 움직인다면 그 순간이라도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물론 잊혀질 수도 있지만 안 잊혀지고 점점 성숙돼가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씩 모이면 나중에 큰 힘이 되고 그 큰 힘 중에는 분명 영화의 힘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변호인’ 등과 같은 작품을 하면서 그를 ‘좌파 배우’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논란 이후에도 ‘택시운전사’를 선택한 그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편견도 그의 신념을 흔들지는 못했다.

“그런 정치적인 프레임은 사실 저한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물론 저를 그런 편견을 가지고 보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 거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입증됐고 제 자신도 만약 정치적이거나 그런 프레임으로 고민했다면 이 작품은 못 했을 거다. 제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그런 외부의 시선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 한다”

송강호


송강호는 그동안 3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물론 각 캐릭터마다 발성과 목소리 톤, 표정 등을 바꿔가며 연기해왔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공통적으로 송강호 특유의 느낌이 묻어나온다. 특히 이번 ‘택시운전사’는 더더욱 그렇다. 송강호 역시 이러한 의견에 공감했다.

“그게 ‘변호인’의 영향이기도 한데 어쩔 수 없는 거다. 배우라는 게 단거리 주자로 뛰는 스포츠 선수가 아니다. 스포츠 선수는 어느 지점에서 승부가 갈리고 순위가 결정되지만 배우는 자연인 송강호와 영화배우 송강호가 평생을 같이 가는 긴 여정이라고 생각 한다. ‘변호인’ 이후로 ‘택시운전사’에서 연장선상으로 발생되는 이미지는 자연발생적인 것이다. 이다음에 ‘마약왕’같은 가품의 경우는 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온다. 이미지와 같은 부분은 긴 여정 상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송강호의 필모그래피를 쭉 나열해보면 흥행에 실패한 영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에 대중들은 송강호를 ‘천만 배우’ ‘1억 배우’라 부르며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송강호는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흥행은 책임이라고 보든, 제가 예언을 할 수 없는 결과다. 그 영화의 운명 같은 거다. 단지 저에게 부담감이 있다면 신뢰감의 문제다. 어떤 형태로든 관객들이 송강호에게 보내는 신뢰감이 있다면 그거에 나름 최선을 다해서 상처를 주지 않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 한다”

끝으로 그는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똑같이 연기를 선택할까?’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YES’를 외쳤다.

“이 직업이 늘 행복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니다. 너무 고통스럽고 그런 순간도 있지만 그럼에도 처음 연기를 배울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똑같이 선택할 것 같다. 그때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딜레마를 겪을 것 같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극중 만섭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내달 2일 개봉. 러닝타임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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