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주’ 김소현, 열아홉 배우의 값진 ‘성장통’ [인터뷰]
- 입력 2017. 07.18. 17:40:10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이제는 밝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딱 제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소현
2017년, 마지막 10대를 보내고 있는 배우 김소현이 ‘군주-가면의 주인’을 통해 또 한 번의 큰 도전을 마쳤다. 어린 나이에 단역부터 아역, 조연을 거치며 연기 성장을 이어온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인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입증했다.
1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김소현이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시크뉴스와 만났다. ‘군주’는 지방 촬영도 많고 촬영 기간도 길어져 다소 힘든 스케줄을 소화해야했지만 김소현은 뜨거운 반응을 보인 시청자들과 호흡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밤도 많이 새고 지방 촬영이 많다 보니 그런 부분이 힘들기는 했다. 반 사전제작이어서 시청자 분들의 반응을 알 수 없어서 외로운 느낌이 있었는데 방송을 시작하고 나서는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드백도 얻을 수 있고 힘을 내서 찍을 수 있었다”
고된 촬영에도 힘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높은 시청률이 큰 몫을 했다. 첫 방송 이후 줄곧 수목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군주’는 배우들의 연기 호평과 함께 평균 시청률 14.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 예상은 못했다.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아예 기대를 안 하려고 했다. 기대를 하면 실망도 커지니까. 그냥 우리끼리 재밌게 잘 찍으면 되지 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고 반응도 좋아서 다행이었다. 그 덕에 현장 반응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앞서 김소현은 MBC ‘짝패’ ‘해를 품은 달’, 케이블TV tvN ‘도깨비’ 등을 통해 사극 연기 경험을 쌓아왔지만 사극 주연을 맡은 것은 ‘군주’가 처음이다. 발성부터 말투, 목소리 톤 등 많은 부분을 신경 쓰며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김소현은 ‘군주’를 성장통 같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사극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직접 20부작을 해보니 정말 너무 어려웠다. 사극에서 긴 호흡을 연결하는 부분이나 발성 차제도 굉장히 어려워서 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반성 했다. 저는 아역부터 시작해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더 익숙한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제 캐릭터가 살아야 상대 캐릭터도 살고 드라마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감독님께 제 의견을 많이 얘기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 극중에서도 계속 심각하고 울고 걱정하는 모습이 많아 가면 갈수록 지치고 힘이 빠지더라. 나중에는 연기하기가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걱정이 많이 됐고 한 장면 한 장면 찍기가 버거웠다. 그런 걸 느끼는 제 자신이 싫어졌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된 점에서 성장통 같은 작품이었다”
특히 자신이 연기했던 한가은이라는 인물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아버지를 잃은 후 복수심을 키워간 한가은은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세자(유승호)와 이선(엘)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에 한가은 앞에는 ‘민폐 여주’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이를 연기하는 김소현 역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시청자 분들이 가은이를 공감해주지 못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들었다. 가은이도 나름대로 행동하는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는데 그게 드라마에는 전부 표현이 안 된다. 저는 알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모르는 부분들이 많으니까. 가은이의 행동이 답답하고 이해가 안 가기 시작하면 그건 아무리 제가 이유가 있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특히 가은이의 복수에 대한 부분이 컸다. 여자 작가님들은 여주인공이 복수심에 가득 차서 분노하는 모습이 많아지면 너무 강해질 것 같다고 하셨는데 감독님은 가은이의 가장 큰 목표가 복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다. 그러다보니 감정 소모가 많았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감정이 되게 힘들게 다가왔다”
이와 같은 어려움은 동료 배우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풀어갔다. 특히 김소현은 같은 아역배우의 길을 걸어온 선배 배우 유승호에게 의지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오빠의 연기력에 매번 놀랐다. (웃음) 사실 ‘군주’가 승호 오빠가 끌고 가는 축이 무겁고 커 옆에서 보기에도 벅찰 것 같았는데 너무 잘 이끌어갔다. 20부작을 힘 있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해 보였고 옆에서 많이 배웠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서 말을 잘 안했는데 아역을 해오면서 공감 되는 부분도 비슷했고 친구나 대학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했다. 촬영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원래 알던 오빠처럼 편하게 지냈다”
지난 2008년 KBS2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한 김소현은 19살의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데뷔 9년차를 맞았다. 어린 시절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던 연기는 이제 그녀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됐다.
“연기는 그 전부터 단역이나 굉장히 작은 역할들로 해왔고 처음으로 큰 역할을 맡아본 게 2008년 KBS2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다. 가족 중에 연기를 하는 사람도 없고 엄마도 크게 생각이 없었다. 그냥 호기심에 하게 됐다. 어릴 때는 배우가 뭔지도 몰랐지만 보조출연도 다니고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이 현장에 나와서 연기 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고 좋았다. 연기가 재밌었고 기회도 있어 지금까지 하게 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묵묵히 걸어오며 성인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는 그녀는 이제 자신의 연기 외에도 많은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아직 즐기지는 못하겠지만 약간의 여유는 생겼다. 전에는 제 연기 하는데 급급했고 연기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함께 촬영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 대본 전체를 신경 쓰면서 좀 더 여유를 갖게 됐다”
앞서 그녀는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친구들과 보내는 학창시절에 대한 로망도 있을 법 하지만, 지금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할 줄 아는 그녀는 나이 답지 않게 성숙한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갔다.
“고교 진학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제가 학교에 갔어도 제대로 공부를 하고 등교할 수 있었을까 싶었고 나중에 3년을 보내고 나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연기 욕심과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지금 한 선택이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학도 준비 중이다. 하게 된다면 연기 쪽으로 진학 할 것 같다”
이제 곧 스무 살을 앞두고 있는 김소현은 어떤 설렘을 갖고 있을까. 마지막 10대를 반년정도 남겨둔 그녀는 다가올 스무 살의 김소현에 대해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스무 살이 그렇게 많이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스무 살이 되도 그렇게 달라질 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뭔가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은 있는데 제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일단 지금보다 연기를 더 잘해야 하고 그냥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도, 사람 김소현으로서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군주-가면의 주인’은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담은 드라마로 지난 13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종영했다.
[김다운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싸이더스HQ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