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의 숲’ 배두나 ‘레전드 형사패션-트렌치코트편’, 가을 패피 필수템 [드라마 STYLE]
- 입력 2017. 08.01. 15:13:23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비밀의 숲’은 정의 구현에 범죄는 필요악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장르물을 남겼다. 묵직한 주제의식에도 드라마가 시종일관 진부하지 않게 흐른 데는 신인작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탄탄한 대본과 함께 새롭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 여형사 한여진 역할이 컸다.
tvN '비밀의 숲'
특히 특출난 패션 감각과 소화력을 한여진의 엉뚱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따스함과 현장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했다.
한여진 아이템 중 주목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단연 톱은 트렌치코트. 아직 한여름임에도 패션 매장은 이미 가을 컬렉션으로 채워졌다. 때를 맞춰 열대야도 한 풀 꺾이면서 가을 아우터가 생각의 반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배두나는 형사와 만화가 지망생 두 상반된 이미지를 한여진, 하나의 인물로 묶는데 트렌치코트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이런 이중성은 한여진의 트렌치코트를 직장인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한여진의 트렌치코트는 극 중 영은수의 클래식 디자인에서 벗어난 오버사이즈와 와이드 칼라 등 유행에 좀 더 충실한 유니크 디자인. 스타일링 아이템은 셔츠와 팬츠로 제한해 트렌디하지만 형사라는 직업적 특성에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
단, 셔츠는 품이 넉넉하거나 롱 혹은 와이드 슬리브 디자인을, 팬츠는 와이드를 선택해 실루엣의 균형을 맞췄다. 트렌치코트는 기본 베이지는 물론 카키색에서 테터솔 체크 등 패턴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 틀에 박힌 형사패션에 숨 쉴 틈을 줬다.
한여진의 트렌치코트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점퍼와 트렌치코트가 뒤섞인 퓨전 코드의 맥시 코트. 윈드브레이커 소재의 이 코트는 소매단의 벨트는 트렌치코트 형식을 취하지만 네크라인은 리브조직으로 점퍼의 전형을 따른다.
패셔니스타라고 자부한다면 탐낼만한 이 코트를 배두나는 한여진의 원마일웨어로 스타일링해 ‘형사가 이런 옷을?’이라는 비난을 피하면서 한여진의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는 코드로 활용했다.
배두나가 형사 한여진을 표현한 방식이 리얼리티를 벗어났을 수는 있지만, 어설픈 남성미로만 그려졌던 미디어 속 여형사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려낸 남다른 시도만큼은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tvN ‘비밀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