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한방’ 동현배 “연예인 아닌 ‘배우’ 꿈꿔요” [인터뷰]
- 입력 2017. 08.11. 13:14:54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바보 같은 게, 마지막 촬영인데 한주 더 찍는 줄 알았다. 마지막이라는 말을 듣고 이별통보를 받은 듯한 느낌이 들어 허했죠.”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시크뉴스 본사를 찾은 동현배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최고의 한방’의 촬영을 끝내며 느낀 아쉬움에 대해 털어놨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극 중 옥탑방에서 우정을 다진 네 명의 주연배우들은 여전히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떠나보낼 마음이 안됐는데 떠나보냈다. 현장에서 동료들과 연기하고 웃고 떠들고 정말 재미있는 현장이었다. 이후에도 시윤 세영 민재와 넷이 쉬는 날 만나 술자리를 갖고 일상 이야기를 한다. 연기 이야기는 길어야 3분이고.”
극 중 네 사람은 청춘을 대변하는 옥탑방 패밀리로 호흡을 맞췄다. 각자의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만난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 속에서 함께했다. 그에게 현장에서 윤시윤 이세영 김민재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물었다.
“잘 맞았다. 넷이 하는 것들 다 재밌었다. ‘누가 이렇게 하면 내가 이렇게 받는다’ 하는 것 없이 흘러가듯 했다. 세영과는 이번 드라마로 처음 본 게 아니라 웹드라마를 같이 할 뻔 했는데 리딩 후 엎어졌다. 그때는 어색했다. 연기 잘하는 귀여운 여배우라 생각했다. 털털하고 성격이 정말 좋다. 시윤과 민재는 꾸밈없고 예쁜 척 안하고 그런 게 좋더라. 시윤은 워낙 예의바른 이미지였는데 유머러스한 친구고 동생이지만 주인공을 많이 해서인지 지켜보니 배울게 많았다. 유머러스하기도 한데 연기에 대해 많이 연습하고 철저히 준비한 친구다. 나와 비슷한 과다. 얘기가 잘 통하더라. 민재는 약간 어린 나이 데뷔해 허세가 있을 줄 알았는데 진중한 친구고 예의가 바르다. 장난칠 땐 진짜 해맑고 멋있는 동생이다. 좋은 친구 같은 동생이다. 이런 얘기 하면 보고 싶다.”
동현배는 극 중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는 아이돌 연습생 MC 드릴 역을 맡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20대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돌 연습생 뿐 아니라 지금의 청춘은 고민과 난관에 부딪히며 살아간다. 그는 그런 현실 속에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시트콤의 느낌을 살린 드라마인 만큼, 보통의 드라마 보다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독특한 느낌을 더 많이 지니기도 했다.
“(드릴이) 실제 나와 비슷하다. 내가 좀 더 고급지다.(웃음) 일부러 웃기려는 건 아닌데 재미있다는 사람이 많다. 툭툭 뱉는 근본 없는 개그인데 웃는 이가 많다. 캐릭터 싱크로율은 모르겠는데 드릴의 상황들이 이해가 돼 감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연습생이었던 드릴이 회사에서 잘리고 그런 것들은 오디션 떨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니까. 그걸 어떻게 잘 표현해야 할지, 그의 입장 같은 것들 그런 걸 많이 고민했다. 쉽지 않더라. 현장에서 ‘현배야 재미있게 해봐. 웃기게 하면 돼’ 하면 부담스러운 건 있었다.”
동현배는 오디션을 통해 MC드릴 역을 맡게 됐다. 그가 경쟁자들을 재치고 드릴이 될 수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뭔가를 어필하기보다, 일단 신기해하던 상태였다. 조연출 맡으신 분이 올 줄 알았는데 서수민 유호진 PD님이 계셔서 놀랐다.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원래 대본을 한개만 시키는데 잠깐 실수가 있었다. 서 PD님이 오래 기다렸으니 한 가지 더 해보라고 하시더라. 거기서 웃긴 것을 했는데 두 분이 웃으셔서 속으로 됐다싶었다. 그때 내게 호감이 있으신 것 같아 나도 파이팅있게 얘기했다. 금니가 하나 있는데 서 PD님이 지적하셨다. 바로 ‘치과 갈 거다’라고 했더니 ‘그게 좋다. 놔두라’고 하셨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재미있고 정감 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에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어떤 것인지 물었다.
“장르 가리지 않고 다 하고 싶다. 진지한 연기도 잘 할 수 있다. 액션도 되고. 농구 야구 축구 등 어울려 하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수영도 잘 하고 액션스쿨에서 영화 액션도 오래 배웠다. 액션스쿨은 작품 때문에 알게 됐는데 운동하는 게 재미있어 몇 번 갔다. 지금은 로맨틱코미디가 가장 잘 될 것 같다. 일상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를 많이 줄 것 같다. 예능도 좋다. 예전과 달리 경계선이 없다. ‘신서유기’ ‘아는 형님’ ‘1박 2일’을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다. 연락 주세요.(웃음)”
배우이자 빅뱅 멤버 태양의 형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태양에 대해 단지 “내 동생”이라고 짧게 정의했다. 그는 배우가 되고 싶었을 뿐이지만 ‘동생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6년부터 차근차근 연기 활동을 하며 필모를 쌓아온 데뷔 11년차 배우인 그가 그 긴 시간 동안 쌓아온 것들이 한 순간 가볍게 여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거라면 동생의 이름을 이용했겠지만 연예인이 되고 싶지 않다. 배우가 되고 싶다. 동생의 이름이 언급되면 악플이 달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태양 형이라는 수식어를 때고 싶다’는 말조차도 또 수식어를 다는 것이기에 스스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느낌이다.”
그가 배우를 처음 꿈꾼 건 학창시절이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로 활동한 그는 담당 선생님의 추천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고등학교 때 CA 활동으로 밴드부를 했다. 그땐 노래를 못했다. 밴드를 하다 실용음악과에 갈 실력은 안 돼 담당선생님이 연극영화과를 추천하셔서 도전해 봤다. 그때 연기를 처음 배워봤다. 연극영화과를 지망했는데 떨어졌다. 재수하다가 친구가 뮤지컬을 보여줬는데 다시 연기 혼이 불타올랐다. ‘잘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고 하잖나. 다시 도전했다. 대진대 경영학과를 가서 1년 전액장학금을 타고 2학년 때 연극영화과로 전과했다. 목표를 이루려하는 편이다.”
그의 롤모델은 차태현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차태현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차태현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도 잘하고 싶고 맡은바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PD로서의 책임감과 역량, 사석에서의 동생들에 대한 태도를 본받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오래 작업하는 게 꿈이다. 내 대본을 보시더니 ‘뭘 이리 많이 적었느냐? 하지 말라. 맞긴 한데 좀 더 내려놓으면 다른 길이 보일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안 적기 시작했더니 상대방 이야기가 잘 들리더라. 그러면서 순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어느 정도 틀은 가져가고 ‘상황이 되면 이런 애드리브를 해야지’하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내려놓고 하는 게 좋다는 걸 이번에 차태현 선배님 조언을 듣고 처음 알게 됐다.”
차태현이 롤모델이라면, 일상에서 연기를 함께 연습하는 동료 혹은 선배 배우도 존재한다. 틈틈이 연기 연습을 한다는 그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일 터다.
“혼자 할 땐 내 동네 연습실에서 하는데 그 근처에 연극배우인 친구가 산다. 심심하면 봐주기도 하고 같이 연습한다. 이번 작품을 하며 촬영이 급박하게 진행 되면 드릴의 큰 틀에서 벗어날까봐 좋아하는 대학로의 백선우 누나에게 많이 배웠다. 누나가 같이 대본을 읽어주고 내 생각을 얘기하면 디테일을 잡아주고 그렇게 했다.”
만족할 때까지 연습을 거듭하며,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그는 연기에 있어 자신을 채찍질하며 단련하는 배우다.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겉만 보고 판단 안했으면 한다. 내가 나오는 것에 대해 기회를 더 주시고 선입견 없이 봐줬으면 좋겠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정말 좋고 열심히 사는 청년이다.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연기할 땐 연기하는 것도 즐겁고 오래 하고 싶고. 스스로 만족 할 때까지 연습하는 스타일이다. 생긴 것과 달리 쉽게 만족은 못한다. 늘 연기적으로 자만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자신감은 갖되 자만은 안 된다.”
오랜 시간 연기생활을 해온 동현배는 조급한 마음을 갖기 보다는 오래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가려 한다.
“조금씩 가는 스타일로 바뀌었어요. 예전엔 데뷔하면 ‘빵’ 하고 뜰 줄 알았는데 그렇겐 힘든 것 같아요. 그런 배우, 연예인을 보면 그들은 그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전 조금씩 가려해요. 만약 올해 우연히 드라마 두 개를 한다면, 내년엔 세 개를 한다거나 혹은 역할이 더 좋으면 성공이죠. 조금씩 나아가는 거예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