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친환경 인증제도 허점 드러나 ‘조리해도 없어지지 않는 화학성분’
입력 2017. 08.17. 09:35:05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살충제 달걀 파동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경기도 농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된 후 전국 각지의 농가에서도 발견돼 국민의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와 관련해 17일 오전 5시 기준 검사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했다. 이중 29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해당 농가 물량은 전량 회수 폐기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신선 대란 홈플러스’와 ‘부자특란’ 등 2개 제품이 닭 진드기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출하 단계 이전의 농장 달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과는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형마트와 수집·판매 업체, 집단 급식소 등 49곳의 105개 달걀을 수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형 마트에서 친환경 마크를 붙여 판매하는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해당 마크를 믿고 비싼 값을 지불해 구매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나온 경기·전남·강원·충남 지역 농가 6곳 중 5곳이 무항생제 축산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부분 농수산물에 대한 친환경 인증제도는 민간업체에서 수수료를 받고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정부는 민간인증업체를 지정할 뿐 사실상 인증신청절차에 개입하지 않는다. 농장이 친환경 인증신청을 하면 민간업체가 심사하고 정부는 이를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지원하는 식이다. 이에 인증 검사를 강화하고 친환경 인증제도의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 닭의 진드기를 잡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은 익히거나 조리해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는 가열하면 죽지만 살충제는 화학물질이라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아 계란으로 만든 식품도 위험할 수 있다.

살충제 계란이 건강한 성인의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체중 60kg의 성인은 하루에 피프로닐 0.54mg까지 섭취해도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에서 발견된 살충제 달걀은 한 번에 약 248개 먹어야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10kg인 어린이는 몸집이 작아 오염된 계란 1개만 먹어도 WHO가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에 근접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계란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두통이나 오심 등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했다.

[김지영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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