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이상해’ 이준 “‘발연기’를 연기, 쉽게 생각했는데 난관 부딪혔다” [인터뷰②]
입력 2017. 08.29. 18:40:03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안중희 성격과 비슷한 점요? 어떻게 보면 좀 발랄한 모습들이 제가 예능 나갔을 때의 톤과 비슷한 면이 있죠.”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배우 이준(30)을 만나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에서 자라 한국에서 데뷔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안중희를 연기한 그는 예능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안중희와 비슷한 면을 지녔다고 말했다. 안중희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점 역시 실제 그와 같다. 그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영화 두 편을 통해서도 배우를 직업으로 가진 인물을 연기한 바 있다.

“(안중희가 실제 나와) 직업상의 설정만 같았다. 나머지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아버지도 그렇고 매니저와의 연애도 그렇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2013)에서 진정성 있게 배우를 연기했고 ‘럭키’(2016)도 설정만 배우였다. 이번 드라마도 촬영장 신이 많이 나왔는데 그것보다는 포커스를 아버지에 맞췄다.”

극 중 안중희는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했지만 연기를 잘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준은 생각보다 ‘발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대본을 봤을 때 ‘발연기’는 그냥 못하면 되는 거라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해보니 이상하더라.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연기가 돼 난관에 부딪혔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찜찜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어떤 신을 보면 신의 의도가 있고 대사를 하면 어떻게 대충 생각이 서는데 이건 분석을 할수록 이상해졌다. 나중에는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레디’ 때까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액션’ 하면 해보자고 생각했다. 발연기는 무책임하게 가야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휴대전화로 보면 유튜브 최상단에 자막처리까지 한 발연기 동영상이 있는데 그게 정말 웃기더라. 내 연기를 보고 내가 웃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걸 보고 실없다고 생각하며 웃었다. 그 신을 좋아한다.”

그에게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 열정이 느껴진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듯한 그의 치열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어려서부터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중학교 때도 ‘내가 커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다. 공부는 중간이었다. 전국에서 수많은 학생이 경쟁한다. 그 경쟁 속에서 내 공부가 중간이면 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한 가지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내 길은 연기라고 생각했다. 막연하고 미련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연기를 배워 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데.(웃음) 시간이 지날수록 막연했다. 연기를 배운 것도 아니고. 무용 할 때도 성인이 됐을 때를 걱정했다. 사회에 나와 일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선배들이 면박을 주다 보니 자존감이 어려서부터 낮았다. 학교 때 선배 제도가 굉장히 심했다.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정말 안 좋은 사람처럼 되어버렸기에 정말 무서웠다. 누군가 날 인정해주니 신기한 거다. 늘 못한다는 말을 들어 난 잘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신기하고 아직도 어려서 당했던 것들이 가끔 생각난다. 아직 그런 게 다 치유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기에 보다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것을 지향한다고. ‘자존감이 낮다’며 칭찬에 어찌할 줄 모르는 그는 그 나름의 연기철학을 공개하며 자신의 무기로 삼는 것이 무엇인지 밝혔다.

“내 연기철학은 ‘어떻게 하면 사실과 가깝게 접근을 할까’다. (연기를) 전공한 것이 아니기에 배우면 뭘 배우는지 궁금하다. 주변의 한예종 출신 배우들을 보면 다져진 것들이 있다. 기죽지 않기 위해 내가 잘 할 수 있는 건, 사실적으로 접근하는 거다. 그런 걸 나름 밀고 나간다. 연기에 답은 없으니까.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선배들을 많이 만나잖나. ‘난 무용과를 나왔는데 잘 할 수 있어’하는, 그런 걸 보여드리려 하는 게 있는 것 같다.”

그를 배우로 활동하게 하는 원동력은 작품을 끝낸 뒤의 ‘후련함’이다. 열심히 일한 뒤 소소한 자유를 만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 열심히 연기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그의 말에서 성숙함이 느껴진다.

“작품을 끝내고 나서의 후련한 느낌이 정말 좋다. 못 만난 친구들을 만나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큰 걸 바란 적은 없다. 친구들이 ‘어디냐’고 했을 때 ‘집’이라 답할 수 있는, 언제든 편히 만날 수 있는 게 좋다. 영화 보러 가고 싶을 때 영화 보러 가고. 모든 일을 끝내고 나서의 자유가 정말 좋다. 자유만 있으면 안 되잖나. 일을 열심히 하다가 자유로워지는 게 좋다. 대충 살다 여행 간다고 생각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내 행복이 가장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에 대한, 연기에 대한 열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삶이란 생각이다. 어떻게 재미있게 사느냐에 중점을 둔다.”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단번에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라 답하며 웃었다. 솔직한 답에 큰 욕심 없이 연기를 오래 하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겼다.

“지금 제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어요. 더 잘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지금 너무 행복해요. 이대로만 쭉 간다면 그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작품이 ‘초대박’이 안 나도 작품이 좋으면 좋아요. 사랑해주는 분들도 있고, 소소하게 사는 것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프레인TP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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