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백의 신부 2017’ 신세경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작품” [인터뷰]
- 입력 2017. 08.31. 10:25:33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연예계에 데뷔한지 어언 10년. 드라마와 영화를 포함해 약 20편에 달하는 작품에 참여해온 배우 신세경에게 최근 종영한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은 남다르게 남아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신세경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에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네티즌들은 가상 캐스팅을 하면서 까지 크나큰 관심을 표했다. 캐스팅이 확정되자 주연배우들 모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모든 작품들마다 부담감이 약간씩은 있어요. 이번 작품엔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죠. 과한 욕심도 아니고 의욕이 기분 좋게 차 올라있던 상태였어요. 기대가 됐죠. 출연하게 된 계기는 앞부분 대본을 받아서 읽었을 때 소아의 내적 갈등이 잘 표현됐었어요. 뻔 하지 않았고 참신하면서 서정적이었죠.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하백의 신부 2017’에서 신세경이 맡은 소아는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고 대학 등록금도 마련해야 하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생활력 강하고 씩씩한 성격이다. 또한 자신을 ‘신의 종’이라 부르며 따라다니는 하백(남주혁)에게 운명처럼 이끌려 신계와 인간계를 초월한 로맨스를 펼쳤다.
“소아는 저에게 보석 같은 캐릭터에요. 다른 것보다도 소아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가 빈틈없이 빼곡하고 대부분의 상황들이 시청자가 공감하게 만드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소아는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여주인공과는 달라요. 사랑스럽지 않고 짜증내고 틱틱거리기만 해요. 그래서 초반엔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소아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왜 그런 생각을 품고 성장하게 됐는지가 설명이 되니까 시청자분들도 틀림없이 공감할거라 생각했어요”
로맨틱 코미디장르의 여주인공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는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며 뒤에선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요즘엔 이런 설정들이 ‘진부하다’는 편견에 많이 사라진 장면들이긴 하지만, 소아는 특히나 이러한 모습들이 없었다. 신세경은 이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틀’을 깨고 싶었던 것일까.
“‘여주인공은 사랑스러워하는데 너무 짜증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장르로 구분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아의 삶을 따라가 보면 편견과 틀이 없어야하고 인물의 흐름이 얼마나 빈틈없이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해요. 이런 지점에서 소아가 좋았던 거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하백의 신부 2017’은 빼곡한 전개와 다섯 캐릭터 모두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안타깝게도 시청자를 사로잡지는 못했다. 평균 2~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히 막을 내려야했다.
“시청률은 애초부터 걱정도 하지 않았고 마음 편안히 내려놨었어요.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니까요. 그리고 전 tvN이 처음이라서 기본적인 기준 차제가 없었어요. 그게 정신건강에도 좋고요. 시청률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 드라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 있어선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워요”
신세경은 인터뷰 내내 드라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영혼 없이 그저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하백의 신부 2017’에 애정을 표했고 “소아를 만나게 해줘 감사하다”는 등의 감사 인사를 건넸다. 심지어 다음 작품에서도 “소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엄청난 만족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모든 것을 만족 하지만 제 연기에 대해선 만족하지 못해요. 어느 부분인지 말하지 않을 거예요.(웃음)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지점은 많아요. 어차피 제 연기에 대해 호불호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해요. 세상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요. 다만 이제 스스로의 보완점이나 오답노트에 적어야 하는 부분들은 이미 스스로도 느끼고 있어요. 반드시 챙겨야할 조언 같은 것은 따로 귀담아 듣고 상상속의 노트인 오답노트에 적어놔요. 여러 작품을 하면서 제 단점이 드러나는데 스스로 기억해놨다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른 시도를 해보는 거죠.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는 막연하고 추상적이에요. 아무리 캐릭터가 좋아도 책임감 있게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아처럼 인물의 삶이 잘 전달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1998년 서태지의 앨범 포스터 모델로 데뷔하게 됐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꾸준히 병행하면서 20대 여배우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신세경은 숱한 작품들에 참여해왔지만 이번 ‘하백의 신부 2017’이 “초심을 재점검하고 반성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모든 작품마다 저한테 주는 지혜가 다르지만 이번 작품은 전력을 다 하던 제 모습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무슨 작품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했는지도 중요하거든요. 고쳐가는 과정들이 틀림없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매체를 통해서 정서와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이잖아요. 드라마가 주는 결말이나 배우가 전달하는 정서가 시청자에게 상처 혹은 절망을 줄 수 있으니 조금이나마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요소도 신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대중들에게 재미없고 따분한 인생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행복을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