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X이제훈 ‘아이 캔 스피크’, 유쾌함 뒤 찾아오는 짠한 감동 [종합]
입력 2017. 09.06. 17:31:23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가슴 아픈 역사를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이달 말 개봉한다.

6일 호우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언론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나문희, 이제훈, 김현석 감독이 참석했다.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아이 캔 스피크’는 겉으로는 옥분과 민재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담은 코믹 영화인 듯 보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의 현실이라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수상한 그녀’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나문희는 이번 작품에서 민원왕 도깨비 할매 나옥분으로 분했다. 과거 위안부 수용소에 끌려갔던 아픔이 있는 그녀는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일제의 만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영어 공부에 돌입한다.

나문희는 “제가 워낙 자신감도 없고 소심하고 아는 것도 많지 않아서 누가 앞에 가서 말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말할 수 있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해방감을 가졌다. 그런데 읽다 보니 위안부 할머니들의 얘기고 그분들이 얼마나 그 지옥 같은 걸 머리속에 얹어놓고 사셨을까 생각했다. 아직 관객들과 만나봐야 결과를 알겠지만 어느 정도로 영화에 만족한다”며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극중 소화한 영어 대사에 준비에 대해서는 “서울에서는 영감이 영어 선생님이라 영감이 가르쳐주기 시작했고 제훈 씨도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미국에서는 둘째 딸네 빈집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했다”고 전했다.

나문희, 이제훈


앞서 ‘시라노 연애 조작단’, ‘쎄시봉’ 등을 연출했던 김현석 감독은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처음으로 위안부 소재를 다뤘다. 그는 기존의 위안부 관련 이야기를 다뤘던 영화들과 달리 우회적으로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며 차별점을 뒀다.

김현석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아무 정보 없이 휴먼 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중후반에 (이야기가) 밝혀지고 뒤통수를 맞는 것 같았다”며 “제가 10년 전에 만들었던 ‘스카우트’도 코미디이지만 광주항쟁을 이야기하고 해서 처음에는 자신 있었는데 막상 만들면서 평소 알던 것보다 더 자세히 조사하고 보니까 두렵더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위안부 영화들은 정공법으로 다뤘지만 이걸 우회적으로 다루면서 할머니를 지켜보는 우리들의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 저는 민재도 그렇고 할머니의 사연을 모르고 관계를 맺었던 주위 사람들이 우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머니의) 아픔을 묘사하는 장면은 되게 짧다. 오히려 그 할머니를 옆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작 ‘박열’에서 일본어 대사를 훌륭하게 소화했던 이제훈은 이번 작품에서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민재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전작에서는 일본어에 대한 고충이 상당히 있었는데 영어는 평상시에도 가볍게 쓰니까 좀 익숙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캐릭터가 원어민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역할이고 할머니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대사를 굉장히 있어 보이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 거기에 대한 평가는 관객 분들이 해주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캐릭터 설정에 대해 “옥분의 시선에서 민재가 깐깐하고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미지 적으로는 처음에는 되게 차가웠다면 나중에는 따뜻하게 융화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선생님과 할 때 계획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선생님이 하는 말씀들을 옆에서 듣고 리액션 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안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현석 감독은 “추석 때 개봉하니까 영화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시고 늘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제훈 역시 “많은 분들이 보시고 감독님 말씀처럼 주위 사람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실제로 그렇게 가슴 아픈 일을 겪으신 분들게 이 영화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월 말 개봉. 러닝 타임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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