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in 캐릭터] ‘아이 캔 스피크’ 이제훈, ‘단추’ 하나로 그린 캐릭터 변화
- 입력 2017. 09.07. 16:40:59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 이제훈이 ‘아이 캔 스피크’ 속 박민재 캐릭터 표현을 위한 의상 설정에 대해 밝혔다.
이제훈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제훈이 시크뉴스와 만나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작품에서 이제훈은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인 옥분(나문희)과 부딪치며 갈등을 겪게 되는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 역을 맡았다. 늘 까칠하고 칼 같은 성격의 민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구청에 민원을 넣으며 자신을 피곤하게 하는 옥분을 기피 대상으로 여긴다.
“옥분의 시선으로 본 민재의 모습이 주 포인트였다. 굉장히 깐깐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고 여태까지 막무가내 식으로 했었던 사람들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원칙과 절차가 견고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진짜 잘 다린 셔츠에 깔끔하게 떨어진 니트, 재킷, 트렌치코트를 입었다. 머리도 오대 오 가르마로 하고 좀 더 똑똑해 보이고 싶어서 안경도 쓰게 됐다. 그렇게 캐릭터를 만드는데 있어서 제작진들도 제 의견을 많이 수렴해 주셨다”
이 뿐 아니라 민재의 성격이 달라질수록 의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옥분의 영어 선생님이 되고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부터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민재는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목 끝까지 채웠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간다. 특히 감정이 폭발하는 청문회 장면에서는 잔뜩 흐트러진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캐릭터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애가 좀 꽉 막혀있는 사람인데 옥분과 융화가 되면서 좀 편안해보이고 더 이상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있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그런 점을 의상에서 표현하고 싶었다. 제가 직접 낸 아이디어였다. 제가 입는 부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편안해야 연기가 나와서 이번 작품에서는 더 많이 신경 썼다. ‘굳이 왜?’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냥 저는 안경을 쓰고 싶었고 가르마가 하고 싶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가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9월 말 개봉. 러닝 타임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