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남기상 “좋은 음악으로 회자되는 것, 가장 큰 명예” [인터뷰]
입력 2017. 09.19. 15:47:45
[시크뉴스 김지연 기자] 남기상은 다양한 얼굴을 지닌 사람이다. 걸스데이의 ‘반짝반짝’ 등 여러 히트곡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데 이어 배우들을 이끄는 사업가까지, 여러 색깔을 지닌 그가 가진 가장 중요한 강점은 ‘진심’이었다.

남기상 작곡가는 현 엔컴퍼니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걸그룹 쥬얼리의 ‘비 마이 러브(Be my love)’(2003)로 데뷔해 V.O.S ‘모르겠어’ ‘남자라면서’, 쥬얼리 ‘패션’ ‘너를 보내며’, 티아라 ‘바이 바이(BYE BYE)’, 노라조 ‘구해줘’, 걸스데이 ‘반짝반짝’ ‘한 번만 안아줘’ ‘나를 잊지마요’ ‘여자 대통령’, 달샤벳 ‘내 다리를 봐’ 등 다양한 히트곡의 작사 및 작곡을 책임졌다.

현재는 배우 송원근, 강후, 김지성, 김홍은, 가수 정은우 등이 소속된 엔컴퍼니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오는 20일 열리는 ‘2017 제1회 소리바다 베스트 케이뮤직 어워즈(2017 1st SORIBADA BEST K-MUSIC AWARDS’의 전문위원으로도 위촉돼 활약할 예정이다.

최근 시크뉴스와 만난 그는 “현재도 곡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며 “발라드, 댄스곡 가리지 않고 열심히 작업 중이다. 최근에는 걸그룹 모모랜드를 염두에 두고 곡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작곡가로서 그는 특별한 장르를 편식하기 보다는 음악을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라고. 최근에는 황치열과의 작업을 염두에 두고 그의 ‘매일 듣는 노래’를 자주 듣고 있다고 밝혔다. 걸그룹 곡으로 히트한 만큼 걸그룹 노래의 멜로디는 수월하게 쓰는 반면 발라드 작곡에는 조금 어려움을 느낀다고도 했다.

남기상이 작곡한 다양한 히트곡들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걸스데이의 부흥을 가져다준 ‘반짝반짝’이었다. 그는 “잘 됐다가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는데 ‘반짝반짝’이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걸스데이의 ‘나를 잊지마요’도 마음에 든다. 발매 당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음원사이트에서 평점이 5점 만점에 5점이었다. 또 걸스데이가 ‘기대해’로 섹시 콘셉트로 가기 전 교두보 역할을 했던 곡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작사, 작곡을 두루두루 다 하지만 작곡보다는 작사가 더 어렵다고. 그는 “결과적으로 주어진 메시지에 따라 곡의 콘셉트도 바뀌지 않나. 곡이 좋으려면 가사도 좋아야 하는데 가사에 의미가 담기지 않으면 곡도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가사 쓸 때는 실제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는 편인데 경험이라는 것이 오늘 다르고 어제가 다르고 10년 전이 또 다르지 않나. 힘들 때의 감정을 메모를 한 것을 토대로 가사 쓰면서 각색을 한다. 그렇게 해도 열 개 중에 아홉 개는 버리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작곡하면서 생기는 슬럼프는 사람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으로 해소한다. 남기상은 “일단 그 자리(작업실)에서 떠나야 한다. 대신 떠나기 전에 후렴 등의 골격은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래야 돌아와서 수정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하다가 안 된다고 해서 중단하지는 않는다”며 “여행을 떠나 아예 새로운 모티브가 떠오르면 그것을 위주로 새로 작업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가요계에 오랜 시간 몸담으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제작자로 변신한 그는 현재 배우 소속사를 운영 중이다. 과거 걸그룹 제작 준비를 했지만 투자자의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평소 관심 있었던 연기자들에게 시선을 돌렸고, 배우 매니지먼트를 하게 됐다. 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서서히 틀이 잡혀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록 아이돌 그룹 제작은 무산됐지만 크라우드 펀딩과 연계한 뮤지션 데뷔 프로젝트 ‘재미스타’를 진행하는 등 숨은 보석들을 발굴하는 데 꾸준히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가요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그는 아이돌 위주의 현 가요계의 흐름과 음원 수익 구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시장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음원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그 친구(아이돌)들이 아니다. 아이돌은 행사와 공연 등으로 돈을 많이 벌고, (아이돌이 아닌) 음악하던 친구들이 음원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또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음원 유통사의 이익 구조와 관련해서는 “잘못 돼있는 방향을 바로 잡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 창작자로서는 음악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제작자로서는 줄기차게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많이 개정되고 있고 계속해서 환경이 나아지리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기성 가수들은 물론 신인 아이돌들까지 작곡은 물론 직접 프로듀싱까지 참여하고 있는 요즘이다. 남기상은 작곡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왕 하기로 한 것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진지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작곡이 창작하는 일이다 보니 관리 감독이 없는데 그렇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기술을 익히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 않나. 음악을 만드는 기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위에서 제가 쓰는 음악을 보고 ‘네 음악 같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제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멜로디의 흐름, 코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가사의 형태들이 저도 모르게 제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 놨더라. 수십 번 수백 번 곡을 만들다 보니 일종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후배들도 (꾸준히 하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경험을 언급한 그는 “지금은 기존 스타일을 걷어내고 다시 제 스타일을 찾으려 한다. 원래 자주 가던 길로는 잘 가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하지 않나.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 나이를 먹으며 노하우가 생겼는데, 저만 할 수 있는 농익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시대가 끝나갈 때쯤 제가 죽은 후에도 ‘그 작곡가 노래 한 두곡은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진짜 좋은 음악을 해서 시간이 갈수록 회자될 수 있었다면 좋겠다. 그것이 작곡가에게는 가장 큰 명예가 아닐까 싶다. 내가 만든 가사와 멜로디를 누군가 불러줌으로써 창작자로 살아왔던 것을 떠올려준다면 행복할 것 같다.”

[김지연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