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美 or 희소성, 신진디자이너의 독보적-독창적 이미지 굳히기
입력 2017. 09.19. 17:50:51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패션에서 유니크함은 브랜드의 차별성을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한국적인 것이 시대 착오적 발상으로 폄하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한국적인 요소를 현대 패션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적인 것의 대표적 코드로서 한복의 재해석에서 확인된다. 디자이너들의 동양의 미 확산에 대한 의지는 정통 한복이 개량한복 혹은 생활한복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희소성을 이용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18일부터 3일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리는 2018 SS 패션코드를 통해 신진디자이너들의 새로운 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한 패턴들이 단숨에 이목을 끈다. 얼핏 한복을 연상케 하고 또 다른 의상에선 동양화를 떠올리게끔 한다. 브랜드 아시하의 송재석 디자이너는 캐주얼 스타일이 생활한복보다 우리의 일상에 더 녹아있다는 점을 간파했다.

오리엔탈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던 송재석 디자이너는 한복을 우아하게 입고 싶지만 대중적이지 않다는 단점에서 아시하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상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는 후드, 반소매 티셔츠, 맨투맨에 동양적인 미를 접목시켰다. 화려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 디자인이 흘러내린다거나 앞면과 뒷면이 연결되게끔 했다.

송재석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처럼 매화꽃이 적영된 된 스타일들은 꽃의 디자인이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녀노소 입을 수 있는 옷 스타일에 걸맞게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포인트로 작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복의 깃을 착안한 맨투맨 티셔츠를 비롯해 다양한 아시하의 스타일은 다른 옷과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생활한복 스타일 보다 쉽게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꽃 위주의 디자인을 넘어서 다른 시도를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모델의 얼굴과 하회탈의 반을 합친 디자인은 동서양의 조합을 보여주며 적색과 짙은 군청색이 바탕이 된 항공점퍼에 곤룡포의 곤을 팔꿈치 패치에 적용해 유니크한 분위기를 뽐낸다.

마치 캔버스를 가방에 그대로 옮겨온 듯 한 얼킨의 가방은 하나밖에 없는 제품들이다. 신진 작가 혹은 미대 학생들이 캔버스에 연습한 작품들을 버리지 않고 가져와 가방으로 재탄생시켰다. 작가와 학생들은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에 대한 페이를 받고 얼킨은 이를 이용해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다. 그야말로 윈윈(win-win)전략이다.

실제 캔버스에 작업한 그림들을 가방 디자인으로 이용하는 것인 만큼 희소성이 뛰어나다. 특히 작가와 미대생들에게 작품을 받을 땐 그림을 보지 않고 대량으로 받는데, 이는 의도해서 제단하면 자연스러움이 떨어지기 때문이며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함이다. 또한 제단 된 제품들은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이 되기에 전체 패션에 포인트로 주기에 더할 나위없다.

이처럼 반응이 뜨거운 디자인은 프린팅으로 재생산을 한다. 유화의 느낌은 본 제품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이를 관심 있어 하는 소비자들에겐 꾸준히 뜨거운 반응을 몰고 있으며 협찬 또한 이와 같은 제품들로 이어진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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