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문성근 김미화 ‘MB 블랙리스트’ 빅팀룩, 블레임룩과는 다른 ‘엣지있는 당당함’
- 입력 2017. 09.20. 10:30:11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10년의 시간을 이어온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된 이후 해당 문화 예술인들이 불이익을 받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성근 김미화
지난 14일 국정원 계혁위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비판 활동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운영 등에 대해 수사의뢰를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18일 문성근, 19일 오늘 김여진 김미화를 소환 조사한데 이어 문화 예술계 인사들의 추가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중에게 신망높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에 걸맞은 애티튜드에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주체성을 갖춘 문성근과 김미화는 검출 출두에서 강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묵직한 컬러를 선택하되 컬러 혹은 스타일로 엣지를 줘 블랙이 공식처럼 돼 있는 블레임룩과는 다른 시크한 감성을 슬쩍 내비쳤다.
문성근은 블랙 슈트를 선택했지만 그린과 형광 옐로그린이 배색된 사선 스트라이프 타이를 매 부러지지 않은 강인함보다는 한층 부드러워진 미소와 함께 강건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뿐 아니라 슈트 자체의 고급스러운 질감 역시 신뢰도를 높이는 일조했다.
한 남성복 전문가는 “차분한 광택감으로 미뤄볼 때 100% 울 슈트로 보인다”고 의견을 전했다. 덧붙여 “최소 130번수에서 최고 170번수 정도로 중고가 라인의 양복대로 짐작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정장을 갖춘 문성근과 달리 김미화는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톤이기는 하나 블랙이 아닌 옅은 초콜릿 브라운 컬러 팬츠에 화이트 셔츠를 입고 미드톤의 그레이 셔츠형 재킷을 걸쳤다. 이는 최근 패피들 사이에서 ‘개념’과 ‘유행’ 모두를 갖춘 코드로 인식되는 에콜로지룩 스타일로 일과 학업,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 묻어나는 여유를 보여줬다.
김미화는 여기에 쇼퍼백 스타일의 커다란 블랙 토드백을 들고 재킷의 컬러와 유사한 톤의 운동화로 마무리해 엣지있는 빅팀룩을 완성했다.
문성근과 김미화는 검찰에 출두하면서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없어야 될 일이 일어났던거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문성근은 “첫 번째는 경악스럽고 두 번째는 개탄스럽다. 그러니까 국정원이 내부 결제를 거쳐서 음란물을 제조 유포 게시를 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일베'(일간베스트, 극우 성향 사이트)와 같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세계만방의 그야말로 국격을 있는대로 추락시킨 것에 대해서 개탄스럽게 생각을 한다"라며 울분을 금치 못했다.
김미화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이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다"며 당시 정부의 처사에 대한 책임론을 지적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큰 사건인지는 김규리를 향한 문성근의 걱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문성근은 “영화감독이 상업 영화가 막히면 저예산 독립 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와 개그맨은 방송 출연이 막히면 콘서트를 하면 된다. 그런데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배우는 20대, 30대에 연기력을 키우고 이름을 알려 입지를 강화하고, 40대까지 활동한 뒤 50대, 60대를 넘기면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된다”면서 30대 초반에 블랙리스트에 올라 오랜 기간 배우 활동이 차단돼 온 김규리의 피해를 강하게 피력했다.
세상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고 더욱이 세상과 역사 흐름에서 극히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개인의 삶 역시 의지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한 사람의 일생의 한 부분이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휘둘려서는 절대 안 된다.
이번 사건은 개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것이 그동안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졌는지 그 속에서 이 같은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대중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 전반을 흔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검찰 조사가 찍게 될 마침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sionmk.co.kr/ 사진=티브이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