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이병헌X김윤석X박해일, 팽팽하게 대립하는 신하와 임금의 고뇌 [종합]
- 입력 2017. 09.25. 17:19:07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제작 싸이런 픽쳐스)이 다음 달 3일 개봉된다.
‘남한산성’의 언론시사회가 황동혁 감독, 뱅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25일 오후 2시에 열렸다.
소설가 김훈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 일 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만났다.
이병헌 김윤석은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위기 상황에서 같은 충심을 지녔지만 서로 다른 신념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이조판서 최명길 예조판서 김상헌 역을 각각 맡았다. 박해일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신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 인조 역을, 고수는 왕의 격서를 운반 하는 중책을 맡은 날쇠를 연기했다. 혹한 속에서도 묵묵히 성벽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은 박희순이, 청나라 역관 정명 수는 조우진이 각각 연기했다.
황동혁 감독은 "이 영화를 처음 기획하고 만들기 시작하며 한반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는데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과거와 지금의 역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를 보며 380년 전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소설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다가와 하게 됐다"며 "사극을 처음 하며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분장 의상만 해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더라. 새벽부터 시작해 아침부터 기다려야 했다. 현대극에 비해 더 준비를 많이 해야하는데, 역사에 바탕을 둔 사극은 사전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이번 영화의 음악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마지막 황제' '레버넌트'의 음악을 맡은 것이 류이치 사카모토"라며 "이 영화의 레퍼런스가 된 영화의 음악을 맡았더라. 제작자가 '분노'라는 영화의 인터뷰를 한 것을 보여줘 이 분이 굉장히 열려있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서 그 분의 에이전트를 통해 연락했고 그 분이 우리의 시놉시스를 보고 흔쾌히 응해 함께 했다. 매일 이메일로 두 달 동안 연락을 주고받아 나온 결과물이 이 영화의 음악이다. 한국에도 많은 음악 감독이 계시지만 좀 더 다른 해석으로 접근하는 분이 있었으면 했고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좋은 경험이 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상헌의 마지막 행동에 대해 그는 "실제 역사에서 그 정도 이유가 될 정도의 사건이 있었다"며 "낙향해 사는 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상헌 최명길이 말을 주고 받는 장면에 대해 "일부러 집어넣은 장면"이라며 "개인적 철학이 김상헌에게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은 이병헌은 "사극은 세 번째"라며 "매번 살아보지 않은 시대라 정확히 고증할 수는 없다. 말투 예법을 배우고 상상하며 연기한다. '광해' '협녀' 처럼 소설이 아닌, 좀 더 실제의 이야기를 했기에 많은 부분 감독님과 의논해 고증하려 노력했다. 그 때의 최명길이 이랬겠구나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영화에 대해 초점을 준 것이 인조를 둘러싼 김상헌 최명길의 대립"이라며 "때문에 다른 캐릭터 비중이 조금 줄었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해 제한적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어 액션신에 대해 "북문전투가 소설에서 가장 크게 다뤄진다"며 "실제 가장 공을 들여 찍었다. 가장 큰 참패였는데 비극 속에서 많은 감정이 담겼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비극적이게 촬영했다. 많은, 10회차 정도의 시간을 들였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게 노력한 만큼 나온 전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어느 공식 기록에도 인조가 머리를 새게 찧어서 피를 흘렸다는 기록은 없다"며 "야사에서 와전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청나라에서 신하가 왕에게 올리는 인사법인데 자극적으로 만들고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방방곡곡을 누비며 정성을 다해 찍었다"며 "380년 전 이 땅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목격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은 이병헌과 예조판서 김상헌을 연기한 김윤석은 영화에서 각각 화친과 척화를 주장하며 대립했다. 두 사람은 격한 대립을 보여주는 장면을 촬영하며 느낀 점에 대해 말했다.
이병헌은 "대본을 숙지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오랜시간 공을 들였다. 대사 NG는 거의 없었다"며 "저는 몇 번 테이크를 가다보면 서로 호흡에 대해 어느정도 예상하고 연기를 하는데 (김윤석이) 굉장히 불같은 배우라 생각한 게, 매 테이크마다 굉장히 다른 연기를 하시고 강조하는 부분이 매번 바뀐다는 생각을 했다. 탁구를 예로 들자면 상대방에게 순발력있게 대처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인조 앞에서 두 신하가 마지막 결정을 놓고 다툴 때 제가 대본이 바뀐걸 몰라 실수로 그 전 시나리오 대본을 외우고 갔다"며 "현장에 가서 대본이 바뀐걸 알았다. 정말 고생을 많이했다. 일부러 변화구 직구 체인지업을 던지려 한 건 아니고 급조하다보니 밸런스가 바뀌었는데 병헌 씨가 잘 받아줘서 좋은 장면이 나온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병헌은 "옳은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의 소신을 보며 관객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궁금하다"며 "그런 기분으로 보신다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왕의 격서를 운반하는 중책을 맡은 날쇠를 연기한 고수는 "자기의 것을 벗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런 기분일 때 이 역할이 들어왔다"며 "의상팀이 가져온 의상과 분장을 보고 새로운 모습이어서 좋았다. 그렇게 하게 된 역할"이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조우진 박희순은 언어와 의상으로 인해 겪은 어려움에 대해 전했다.
청나라 역관 정명수를 연기한 조우진은 청나라 대사를 해야했던 것에 대해 "어순은 우리나라와 비슷했는데 청나라 말을 한글로 옮기다보면 컴퓨터가 다운됐을때 자음 모음의 조합과도 같은 발음과 단어들이어서 깜짝놀랐다"면서도 "암기과목 외우듯 외웠다. 집안 곳곳, 차에도 붙여놓고 캐릭터에 맞는 리듬, 액센트, 호흡을 집어넣어 외우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혹한 속에서도 묵묵히 성벽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 역을 맡은 박희순은 "의상 투구가 무거웠다. 투구만이라도 액션신에서 벗겨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했는데 거절하셔서 끝까지 투구를 쓰고 하게됐다. 중간에 우연히 투구가 벗겨져 그때는 투구를 벗고 액션연기를 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끝으로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은 "작품에 참여해 뜻깊게 생각한다"며 "배우 스태프와 한 겨울 고생한 이 작품을 통해 전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