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LOOK] ‘효리네 민박’ 이효리가 남긴 ‘패션 to 라이프’, 로브-요가-욜로-에콜로지
- 입력 2017. 09.25. 18:17:38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지난 7월 4일 정규음반 6집 ‘블랙’으로 4년 만에 복귀한 이효리는 타이틀곡 서울을 앞세워 싱어송라이터로서 의미 있는 입성을 꿈꿨다. 그러나 대중은 음반이 아닌 JTBC ‘효리네 민박’에 반응하며 라이프 트렌드세터 이효리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TBC '효리네 민박'
이효리는 78년생으로 올해 불혹의 나이 40세가 됐다. 그녀는 음반 재킷에서는 여전히 댄스 가수의 아우라에 미련을 놓지 못한 듯했지만, 수록곡은 소소한 일상과 자신의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들로 채웠다. 대중의 기억 저편으로 음반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의 가수로서 변화의 계기가 된 일상을 보여준 ‘효리네 민박’은 노래와 달리 무수히 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한창 활동할 당시 활동과 휴식기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이효리는 제주도에 살면서 요가를 운동이 아닌 수련으로 몸에 체득해 군살 없는 몸매는 물론 바른 자세와 이전에 비해 한결 차분해진 성격으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과거 디바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조용한 전원의 삶은 그녀의 패션까지 바꾼 듯했다. 외출할 때는 제외하고 면 소재 티셔츠와 팬츠가 일상복의 전부일 뿐 아니라 자연색 색감의 요가복을 요가 외에도 잠잘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입는 등 과거 이효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패션을 보여줬다.
여기에 로브를 걸치는 정도가 이효리 평상복의 전부였다. 그러나 로브마저 사실 올해 유행코드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아이템으로, 그나마 이효리가 입었기 때문에 화제가 됐을 뿐 과거처럼 ‘이효리 아이템’으로 불리며 패션가를 좌지우지 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효리가 패셔니스타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다. 욜로와 에콜로지 라이프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 패션은 삶 자체가 매력적인 진보된 트렌드세터로서 이효리를 부각했다.
‘효리네 민박’을 통해 노출된 이효리의 일상에 모두가 지지를 보내지는 않았다. 장시간 걸어야 대문이 나오는 넓은 마당과 세심하게 지어진 집까지 욜로와 에콜로지도 돈과 시간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 아닐까하는 자괴감이 들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효리네 민박’은 트렌드정보회사에 발간한 미래트렌드예측 정보집을 연상케 한다. 자본의 논리로 보면 일반인들을 한없이 초라하게 하지만 미래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JTBC ‘효리네 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