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 ‘범죄도시’ 흥행이 절실한 이유 “목숨 걸고 찍었다” [인터뷰]
입력 2017. 09.27. 09:04:57

윤계상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들이 진짜 목숨 걸고 찍었고 저도 절실했어요. 어느 영화나 흠은 있겠지만 배우로서 느끼기에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갖고 있는 영화는 드물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개봉을 앞둔 모든 배우들이 똑같겠지만, 배우 윤계상에게 영화 ‘범죄도시’의 흥행은 유독 절실했다. 본인의 변신작이라는 점을 뒤로 미루고서라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배우들의 땀방울과 17년을 기다려 온 강윤성 감독의 열정을 대표해 윤계상은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셔야 한다”며 호소했다.

지난 25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윤계상이 시크뉴스와 만났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범죄도시’ 홍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윤계상은 시사회 후 긍정적인 관객들의 반응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소감을 전했다.

“반응이 좀 좋아서 기분 좋게 홍보하고 있다. 지인 분들이 보고 약간 무섭다고 하더라. 멤버들은 시사회에서 보고 사투리를 계속 따라 하더라”

관객들 뿐 아니라 윤계상 본인에게도 ‘범죄도시’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앞서 본인의 연기에 대해서는 “숨고 싶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자평을 하는 건 제일 곤욕스러운 일인 것 같다. 촬영 할 때는 굉장히 몰입을 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한 10분 정도는 제 연기를 보다가 나중에는 그냥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밌었다. (출연한) 배우들이 이렇게 잘 한다는 것도 영화를 보고 더 느꼈다”

극중 윤계상이 맡은 역할은 돈 앞에 자비 없는 범죄조직의 보스 장첸으로 악랄하고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며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에 과감하게 도전한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첸에 빙의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배우는 변신할 수 있는 역할이 들어오면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 괜찮은데 이미지 생각하고 안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제가 갖고 있는 거의 20년 가까이 되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윤계상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장첸에 들어가는 시간을 최단시간으로 줄이는 싸움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머리도 기르고 운동도 하고 걸음걸이나 손동작을 신경 썼다.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또 특정적인 인물이니까 공포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철저하게 계산했다”


급격한 캐릭터 변화에는 부작용도 있었다. 거의 매 신마다 사람을 죽이거나 때리고, 위협을 가해야 했던 윤계상은 촬영 후 남은 잔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람을 죽이는 행동(연기)은 데미지가 있다. 현장에서는 다 내 앞에서 쩔쩔매고 도망가고 하니까 내가 우두머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집에 오면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의 잔상이 오래 남는다. 죄책감보다도 찜찜한 느낌으로 지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제 경력이 좀 돼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빨리 내 자아를 찾을 수 있게 곳곳에 여러 가지 물건들을 배치해놓으면 금세 잊는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랄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하는 장첸은 결국 권선징악의 법칙에 따라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앞서 묵직한 모습으로 일관된 연기 톤을 유지하던 윤계상은 마동석과의 대결 신에서 광기를 터뜨리는 연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거의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긴장감이 돌았다. 장첸으로 두 달 동안 살아오니까 지고 싶지 않더라. 왠지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첸의 마지막 모습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기서 죽을 수 없다는 열 받음과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었다”

‘범죄도시’는 마동석, 윤계상 두 주연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지만 두 사람 못지않게 조연들의 캐릭터가 눈에 띄는 영화다. 조재윤과 최귀화를 비롯해 형사, 조선족 등으로 활약하는 수많은 배우들의 열연은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배우들끼리) 호흡이 너무 좋으니까 영화가 좋게 나온 것 같다. 그분들은 수많은 작품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배우들이다. 이번에는 진짜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어떻게 다 살렸는지 모를 정도로 캐릭터들이 다 보이더라. 다들 나이도 많고 이 바닥에 오래 있었다. 빨리 빛을 봐야 하는데 이 영화가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윤계상은 다가오는 긴 추석 연휴 동안에도 ‘범죄도시’ 홍보에만 매진할 계획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에다 잔인함의 수위 또한 굉장히 높아 추석 연휴에 어울리는 영화가 될지는 의문이지만 윤계상은 영화에 갖는 자신감만큼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원래 11월 중순에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블라인드 시사회를 하고 갑자기 당겨왔다. 저는 추석 개봉이 처음이라 너무 좋다. (명절) 특수가 어떤 건지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다. 그냥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혹 잔혹한 부분도 많고 하지만 이런 영화도 보시고 가족적인 영화도 보시면 된다. 항상 같은 것만 보면 재미없지 않나.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윤계상은 그가 영화를 계속 할 수 있게 해준 ‘비스티 보이즈’를 비롯해 ‘풍산개’ ‘레드카펫’ ‘극적인 하룻밤’ ‘죽여주는 여자’ 등 매번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로 대중들을 찾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도 찰떡같이 소화해냈던 그는 앞으로의 변신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건 겹치지 않아야 한다. 했던 역할은 다시 안 하고 싶고 배우로서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제가 이 작품을 통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도 중요하다. ‘범죄도시’에서 제일 중요한건 변신이다. 배우 윤계상의 시도이자 행보의 증명이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범죄도시’는 윤계상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한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 그는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비춰질까.

“계속 발전하고 있는 윤계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저라는 사람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셨다면 이제는 배우의 타이틀을 가지고 이런 역할도 할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 이게 허락이 된다면 그 다음에 더 많은 장이 열릴 것 같다. 그때 자신감을 더 갖고 시도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

끝으로 그는 ‘범죄도시’를 한 문장으로 홍보해달라는 말에 한참을 고민했다. 고심 끝에 나온 말은 ‘범죄도시’ 만큼이나 시원하고 유쾌한 답변이었다.

“‘범죄도시’는 잔인하고 공포스럽고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입니다. 하지만 다 필요 없습니다. 보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범죄도시’는 2004년 중국에서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범죄 액션 영화다. 내달 3일 개봉. 러닝 타임 121분. 청소년 관람 불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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