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도시’ 마동석, 부상도 막지 못한 마블리의 ‘액션 사랑’ [인터뷰]
- 입력 2017. 10.02. 11:19:00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를 할 때 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생각해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도 뒤로 물러날 데가 없는 상태에서 했는데 그런 절실함이 지금도 똑같아요”
마동석
대한민국에서 마동석 만큼 강한 인상을 가진 배우가 또 있을까. 누구도 쉽게 건드리지 못할 것 같은 강렬하고 짙은 인상의 외모 탓에 그는 많은 작품에서 늘 험악하고 센 캐릭터들을 도맡아 왔다. 하지만 조금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친숙하고 부드러운 진짜 마동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영화를 향한 그의 사랑과 열정은 그 어느 배우보다도 순수했다.
지난 29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마동석이 시크뉴스와 만나 영화 ‘범죄도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4년 전, 오랜 친구인 강윤성 감독과의 기획 단계부터 출연까지 마동석의 손때가 짙게 묻은 ‘범죄도시’는 그에게 오랜 꿈같은 작품이었다.
“제가 액션물을 좋아한다. 어릴 때 경찰에 대한 꿈이 있었는데 지금 배우를 하고 있으니까 형사물을 꼭 해보고 싶었다. 형사물 중에서도 시리즈물이었으면 좋겠고 오락적이면서 유머도 있고 시원하고 통쾌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 ‘부당거래’나 이런 영화에서 형사물을 하기는 했었지만 좀 전체를 보여줄 수 있는 걸 하고 싶었다. 같이 기획을 한 감독님도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액션의 통쾌함 같은 코드가 잘 맞았다”
극중 웬만한 조폭들보다도 무서운 외모와 분위기를 풍기는 마석도는 험악한 표정으로 좌중을 압도하다가도 뒤돌아서 금세 해맑은 표정을 지어보이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바뀌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표현해내는 것이 마동석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범죄도시’는 ‘이웃사람’과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지만 좀 다르다. ‘범죄도시’의 마석도는 굉장히 다채롭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있을 법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외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창조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극을 끌고 나가면서 통괘함을 주려면 어디서 에너지를 써야하고 어떤 부분에서 받쳐줘야 하는지 흐름을 읽어야 한다. 정극을 하다가도 갑자기 뒤돌아서 최귀화 배우랑 코미디를 하고, 그러다 갑자기 서슬 퍼런 액션을 해야 하고 이런 것들이 있었다. 촬영을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계속 염두하고 흐름을 맞춰야 해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잔혹한 장면으로 무거워진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범죄도시’ 표 유머는 마동석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빛을 발했다. 특히, 극 후반부 장첸(윤계상)과 결투를 앞둔 상황에서 관객들을 폭소하게 한 마석도의 한 마디는 100% 마동석의 애드리브였다고.
“그 대사가 시나리오에서는 빈 칸이었다. 둘의 텐션을 극대화시킬 대사가 필요했는데 누가 세게 나왔을 때 상대편에서도 이걸 세게 받으면 재미가 없다. 한명이 뭘 던졌을 때 반대편에서 툭툭 받아쳐야 텐션이 쫙 증가하기 때문에 그걸 노렸다. ‘웃기면 웃기고 말면 말고’라는 생각이었다. 처음에 촬영하면서 대사 고민을 많이 했는데 찍을 때는 순식간에 그 대사가 나왔다.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좀 약 올리는 느낌으로 그 대사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약 뒤에는 남모를 고통도 숨어있었다. 그간 크고 작은 부상으로 몸 구석구석 다친 부위가 많은 그는 액션 사랑이 남다른 만큼 고통도 참아가며 더욱 철저하게 몸 관리에 힘썼다.
“예전에 많이 다쳐서 왼쪽 어깨 수술을 두 번 했고 추락사고로 척추도 골절해서 하반신 마비가 될뻔한 적도 있었다. 오른쪽 어깨도 수술을 했다. 수술하고 재활을 제대로 못 한 상태에서 액션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팔꿈치도 문제가 생기고 무릎도 연골이 반 정도 없다. 근육이 빠지면 몸이 아파서 근육 유지를 위해 꾸준히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액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그는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액션을 하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단순히 볼거리가 많은 액션이 아닌, 아이들에게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는 그에게서는 액션에 대한 남다른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걸 많이 보여주고 싶다. 사실 제가 범죄영화에 출연하고 깡패, 살인마 역할도 많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힘 있는 어른들이 때리고 제압하는 것 보다 사람을 구해낸다던가 그런 영화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싸워서 이겨야 진짜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그동안 수많은 흥행작들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통해 비로소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이번 기회로 관객들에게 ‘주연 마동석’의 힘을 제대로 알릴 수 있게 된 그는 ‘범죄도시’에 이어 오는 11월 코믹 영화 ‘부라더’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그는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도 주연으로서의 부담감을 먼저 털어놨다.
“주연으로서 책임감은 당연히 있다. 저는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 여러 편에서 주연을 했다. 작은 영화를 하더라도 그 책임감이 무겁지만 조금 규모가 있는 상업 영화를 할 때는 더 무거운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흥행 연타석은 잘 모르겠다. 일단 재밌게 최선을 다 해서 영화를 만들고 흥행은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50여 개의 작품에 출연하고,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신을 ‘가진 게 없는 배우’라 칭했다. 늘 벼랑 끝에 선 기분으로 버티는 힘을 기르려 한다는 그는 ‘겸손함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배우였다.
“제가 특별히 배우로서 가진 게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지금까지 한 것도 저 스스로는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이든 계속 노력하고 싸워 나가도 보니 생기는 뭔가가 있고 그런 것들이 저를 인도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 묵묵히 겸손하게 오래 하고 싶다”
‘범죄도시’는 2004년 중국에서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범죄 액션 영화다. 오는 3일 개봉. 러닝 타임 121분. 청소년 관람 불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