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도시’, 잔혹함‧진부함 뛰어넘을 마동석‧윤계상의 힘 [씨네리뷰]
- 입력 2017. 10.03. 08:00:00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관점은 다양하게 나뉘기 마련이다.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어떤 이들은 스토리의 완성도를 주의 깊게 보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배우들의 연기력, 또는 영상미를 판가름하는 연출 감각 등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하나의 관점에서 기대치를 적중해 명확한 타겟을 노리는 방법도 영화의 흥행에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범죄도시’는 꽤나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케 한다.
영화 ‘범죄도시’
가족적이고 훈훈하기만 해야 할 것 같은 추석 연휴, ‘범죄도시’는 잔혹한 범죄 액션으로 추석 극장가에 승부수를 던졌다. 오랜 준비 끝에 ‘범죄도시’로 국내 영화판에 데뷔하게 된 강윤성 감독은 친구인 마동석과 함께 손을 잡고 범죄 실화 액션을 만들었으며 윤계상, 최귀화, 조재윤 등 탄탄한 배우 라인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범죄도시’는 2004년 중국에서 넘어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대한민국 강력반 형사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영화다. 소리 소문 없이 하얼빈에서 서울로 넘어 온 조직의 보스 장첸(윤계상)은 잔혹한 범죄로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고 마석도(마동석)를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은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최근 ‘범죄도시’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이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 그들 사이의 배신과 음모, 반전 등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과 달리 ‘범죄도시’에서는 두 시간 내내 지극히 단순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이어진다.
험상궂은 인상과 달리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마석도는 츤데레 같은 성격으로 후배들과 마을 주민들을 챙긴다. 반면 밑도 끝도 없이 잔인한 조직의 보스 장첸은 인간으로서 일말의 죄의식도 없이 살인을 일삼는다. 마동석이 형사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범죄도시’의 캐릭터들은 기존의 형사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토리 역시 캐릭터들의 설정만 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한 공간에서 만난 선과 악은 충돌하게 되고 결국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선은 악을 무찌르고 승리한다. 이 과정에서 선이 겪게 되는 위기 역시 다소 진부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뻔한 스토리와 설정에도 ‘범죄도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형사 액션이라는 장르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첫 등장부터 칼을 든 남자를 한 손으로 가볍게 제압하는 마석도는 만나는 상대들을 모두 주먹 한 방으로 쓰러뜨린다. 얼핏 보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장면들이지만 마동석의 남다른 체구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설득력을 지니고 한 방에 급소를 찌르는 원펀치 액션은 장르가 줄 수 있는 통쾌함을 극대화 시킨다.
웬만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영화들에 뒤지지 않을 높은 수위의 잔인함 역시 흥행의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등급과 장르를 감안하고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에게는 그만큼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물론 마동석의 애드리브가 가미된 유머러스한 대사들은 끝없이 나오는 잔인한 장면들 가운데서도 분위기 환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를 비롯해 ‘범죄도시’의 몰입도의 정점을 찍는 것은 단연 윤계상의 악역 변신이다. 연기 인생 13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윤계상은 서늘하고 살기 넘치는 악인 장첸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장발 변신과 조선족 사투리 등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은 공포스러운 느낌을 더욱 강조했고 마동석과의 맞대결 신을 위한 체중 증량, 달라진 걸음걸이 등은 캐릭터에 힘을 실었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궁지에 몰리며 점점 광기를 표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발악하며 소리치는 윤계상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윤계상을 각인시킨다. 여기에 조재윤과 최귀화를 비롯해 임형준, 박지환, 진선규, 허성태 등 명품 조연들의 활약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외로 대작들이 개봉하고 연휴동안 가족들이 함께 보기 힘든 청불 범죄 액션이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장르적 쾌감과 배우들의 연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면에서 ‘범죄도시’는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추석 극장가 관객 몰이 준비를 마치 가운데 ‘범죄도시’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3일 개봉. 러닝 타임 121분. 청소년 관람 불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