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불허전’ 김아중 “연기, 짧게 하고 그만두지 않을 테니 기다려주길” [인터뷰]
- 입력 2017. 10.18. 15:06:21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배우 김아중은 케이블TV tvN 드라마 ‘명불허전’(연출 홍종찬) 속 최연경과 상당부분 닮아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전할 때는 최연경의 당당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과 같았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엔 “뭘 하고 보내야 할까요? 작품을 하고 싶은데…”라고 말하는 등 최연경의 인간적인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됐다. 본인이 곧 작품 속 캐릭터였던 김아중을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아중이 출연한 SBS ‘싸인’ ‘펀치’ ‘원티드’ 등의 드라마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이번 ‘명불허전’ 또한 마찬가지. 의학과 타임슬립의 만남으로 식상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느냐, 분명하지 않느냐 예요. 영화든 드라마든 마찬가지에요. 꼭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더라도 사랑, 사람 등 이야기가 분명하면 작품을 선택하는 1순위 기준이 되죠. 2순위가 함께하는 배우, 3순위가 제 캐릭터에요”
그의 기준에서 이번 ‘명불허전’은 흡족한 작품이다. 대단한 패기나 포부를 갖고 시작한 작품은 아니었을지라도 주제의식이 뚜렷하면서도 유쾌한 드라마였다. 조선에서 한 순간 21C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허임(김남길)의 역경을 코믹하게 풀어냈으며 허임과 위기를 헤쳐 가면서 성장하는 최연경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반에 최연경이 허임을 클럽에서 일하는 삐끼로 착각하잖아요. 또 한복을 입고 있으니까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선시대로 함께 가게 되면서 ‘실제 한의사구나’ ‘좋은 의사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죠. 현대로 다시 오고 나서 허임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고 동지애도 느껴서 챙겨줬던 것 같아요.”
의대 재학 시절부터 완벽했던 최연경의 단점은 ‘인간적이지 못 하다’는 것이었다. 환자의 이름 대신 병명으로 기억하고, 심리적 문제가 생기면 정신건강학과로 권하는 모습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다소 냉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을 뜻했다. 그랬던 그에게 오하라(노정의)는 인생의 변곡점이 되어준 환자였다. 이는 최연경을 연기하는 김아중에게도 다르게 다가왔다.
“오하라는 최연경이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고 마음을 쏟았던 환자에요. 그런 환자를 살려내지 못했을 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한 느낌이 들었을 거예요. 완벽하게 해낸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다 무너져 내리는 순간인거죠. 이 장면들을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자괴감과 자책감이 들곤 했어요. ‘나를 바라봐주는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그만한 감동, 감정적 체험을 잘 선사하고 있나’하고 돌아보면서 최연경과 저의 감정이 동시에 몰아쳐서 힘들었죠”
이번 작품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맛을 본 김아중은 다음 작품으론 멜로를 희망했다. 원하는 작가, 함께 호흡할 상대 배우도 꿈꾸고 있었다.
“영화에서 로맨스를 했었지만 드라마에서 로맨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안 들었어요. 이번 ‘명불허전’을 촬영하고 나니 ‘멜로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드라마는 그동안과 다르게 밝은 작품을 해보고 싶고, 영화는 진지한 작품으로요. 김은숙, 노희경 작가님과 함께 해보고 싶고 한석규 선배님과 촬영 해보고 싶어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석규 선배님이랑 작업해보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어요. 선배님과 같이 하면 뭐든 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스타덤에 오른 김아중은 자신의 ‘리즈시절’을 꼽는 질문엔 드라마 ‘원티드’를 언급했다. 그리고 ‘미녀는 괴로워’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최연경이 저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는 몇 개월이 지나봐야 알아요. 직후는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게 많아서 정리가 잘 안되거든요. ‘원티드’를 촬영했을 땐 작품의 기획도 어려웠고 보시는 분들도 한 번 방송을 놓치면 힘들었음에도 저는 재밌게 연기를 했어요. 캐릭터를 임하는 자세도 패기 있었던 것 같아요. 애정하는 캐릭터죠. 언젠가는 ‘미녀를 괴로워’ 못지않게 큰 재미와 울림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를 한, 두해 하고 그만두지 않을 거니까요.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니 팬들도 천천히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sionmk.co.kr / 사진= 킹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