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 미숙이’ 가족 소재, 지루하다고? 세대 불문 ‘웃음X공감’ 통하는 연극 [종합]
입력 2017. 10.20. 16:25:28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연극 ‘만화방 미숙이’(연출 신준영, 제작 극단 해오름)가 가을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만화방 미숙이’의 프레스콜이 신준영 연출, 배우 이관영 박부건 조주경 오인순 윤미하 황성윤 윤선미 이현서 이상무 구주안 김승철 강원진 조슬비 안기관 이대은 박지영 한다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20일 오후 3시에 열렸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나고 연출과 배우가 무대에 올라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먼저 연출을 맡은 신준영은 극의 시대적 배경에 관해 "아버지 강억배가 오래 운영해온 만화방이라 올드해 보이지만 배경 자체는 현재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혼술' '혼밥' 등 사회적 기본 구성원인 가족이라는 것이 많이 사라지는 느낌"이라며 "그러다보니 가족의 소중함이 많이 결여된 것 같다. 가족을 위한, 가족을 사랑하고 많이 생각하는 연극을 추구한다. 이 작품도 홀아비가 삼남매를 키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결혼 출산률이 낮아지고 있어서 가족에 관한 것들이 사라진다. 가족이 같이 보면서 사랑을 느꼈으면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작품이 '가족'에 관한 것인데 진부함을 없애려 코믹한 요소를 넣었다"며 "멀티맨과 커밍아웃을 하는 장남이 등장해 주는 즐거움이 크다. 남자지만 여성적인 걸 하기 쉽지 않은데 그걸 표현함으로써 주는 코미디가 전체적인 극을 많이 좌지우지 한다. 그 역할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관한 것에서 진부하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작품이 대구 이성자 작가의 것으로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로 오빠가 커밍아웃을 해 떡볶이 집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 프랜차이즈 까지 냈다고 한다"며 "이 작품이 뮤지컬로 잘 안 돼 이성자 작가와 내가 의기투합해 지금의 연극이 됐다. '대한민국 뮤지컬 어워즈'에도 노이네이트 된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이 전하는 메시지에 관해서는 "'가족의 소중함' '가족애'를 담았다"며 "나도 시골에서 온 '촌놈'인데 대학로에 와 혼자 오래 살았다. 연극을 하다보니 재정적으로 넉넉하지도 않다보니 사람 노릇을 잘 못하고 살았다. 집에도 못 가고 친구 결혼식도 잘 못 가고 할 도리를 못하고 산 부분이 많았다. 얼마 전 추석에도 가족이 그리웠다. 명절 때도 대학로 배우들끼리 술을 마시곤 한다. 그러다보니 가족을 많이 그리고 싶다"고 전했다.



만화방 주인이자 삼남매의 아버지 강억배 역에는 박부건, 조여사 역에는 조주경이 캐스팅 됐다. 강미원 역은 구주안, 강미숙 역은 이현서, 강미소 역은 한다솜이 맡았다. 서기찬은 김승철, 멀티는 이대은이 연기했다. 이들은 이날 약 20분에 걸친 하이라이트 시연을 통해 가족애와 그 속에 첨가된 유머, 통통 튀는 캐릭터 등을 전했다.

강미숙 역을 맡은 이현서는 극 중 인물의 현실적 상황과 관련해 "대본을 매일 읽지만 항상 마음이 아프다. 삼남매를 홀로 키운다는 아픔이 대본을 보며 느껴진다"며 "'참치캔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집에 누군가 오는 것도, 남의 집에 가서 밥을 먹는 것도 싫어한 아버지가 강미숙을 연탄집게가 부러지도록 때린다. 때린 후 홀로 술을 마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잔상으로 남았다. 미숙이 대학이나 개인적 인생을 포기하고 사는 것 자체가 답답하다기 보다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보인 그 아픔에 내게도 전해졌다.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강억배를 연기한 박부건은 "소극장 연극 치고는 배우가 많이 나온다"며 "캐릭터가 다들 통통 튀고 재미있다. 나도 재미있게 하고싶지만 강억배란 역이 극의 무게를 줘야해서 누르기 위해 많이 애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조여사 역을 맡은 조주경 역시 "극의 중심을 잡기 위해 튀지 않고 연기하려 하신다고 하는데 대신 무대 뒤에서 재미있게 해주신다"고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강미원 역을 맡은 구주안은 "공연을 할 때 집중하다 보면 남자 관객만 보이더라. 호감이 생긴다"며 "게이 역을 하면서 많은 고민이 됐던건, 풍자도 옹호도 아니고 재미를 많이 주면 관객에게 좋겠다고 생각해 과장된 액션을 많이 한다. 관객이 좋아해 주셔서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소 역을 맡은 조슬비는 연극에 대해 "우리네 이야기"라며 "한 시간 반 조금 넘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가족 드라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가족이라는 소속 안에서 누구나 겪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대구 창작 뮤지컬을 지난 2013년 연극으로 제작한 ‘만화방 미숙이’는 아버지이자 만화방 주인 강억배와 삼남매 미숙 미원 미소가 만화방을 살리려는 과정 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가족 사랑을 담은 휴먼코미디다. 따뜻한 가족애와 이웃의 소중함을 유쾌하게 다룬다. 가족에 대해 다루는 작품인 만큼 부모님과 자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전 세대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이번 겨울,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 공연.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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