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VIEW] 여혐 가사 논란 에픽하이 '노땡큐', 발목 잡은 피쳐링 군단?
입력 2017. 10.24. 12:10:59
[시크뉴스 박수정 기자]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화려한 피쳐링 군단들에 의해 발목을 잡혔다. 지난 23일 발매된 에픽하이의 정규 9집의 수록곡 '노땡큐'가 여성 혐오(여혐) 가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사고 있는 것.

'플라이' '러브 러브 러브' '1분 1초' '우산' '팬' 등 특유의 서정적인 가사와 대중성까지 갖춘 히트곡으로 힙합계의 한 획을 그은 에픽하이가 자극적인 가사 때문에 구설수에 올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 힙합씬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거침없이 욕을 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격한 감정을 자극적인 가사로 수위조절없이 내뱉는다. 이 때문에 힙합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에픽하이는 자극적이고 겉만 화려한 힙합곡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듣기 편안한 따뜻한 힙합곡들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고, 그런 색깔을 장점으로 오랜 기간동안 힙합씬에서 입지를 굳힌 그룹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논란이 더욱 팬들에겐 속상한 부분이다.

여성혐오 가사 논란이 된 '노땡큐'는 위너의 멤버 송민호, 사이먼 도미닉, 더콰이엇가 피쳐링에 참여했다.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른 가사는 송민호 파트 중 '노땡큐' 가사 중 'Motherfucker만 써도 혐이라 하는 시대 shit'라는 부분이다.

'Motherfucker'은 영어의 비하어다. 단어의 어원은 어머니와 근친상간 성교를 아이를 의미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뜻이 욕설로 변질되어 바보, 겁쟁이 등의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성 혐오를 내포하고 있는 가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더 커진 것은 송민호의 여성 혐오 가사 논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송민호는 케이블TV Mnet '쇼미더머니4'에 출연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로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가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당시 "'쇼미더머니'를 통해 논란이 된 가사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쟁쟁한 래퍼들과의 경쟁 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저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럽다"라고 사과까지 한 송민호가 또 한번 여성 혐오 가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네티즌들의 실망은 배가 됐다.

송민호의 가사 뿐 아니라 에픽하이의 '노땡큐'의 사이먼 도미닉 파트 가사 일부도 논란이 됐다. 사이먼 도미닉의 가사 중 '틈만 나면 한 눈 팔아, 나는 5급 장애죠' '니 오빠 XX나 더 긁어줘라' 등 가사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요소가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혐오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빌딩에서 무참히 살해당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는 한국 사회에 생사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성 혐오'가 실존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큰 사건이 됐다.

이후 여성 혐오는 가요계는 물론 영화계 대중문화 전반에서도 큰 화두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는 폭력·차별·비하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발언과 행동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끊임없이 젠더토크쇼 등을 통해 방송에서 여성 혐오에 대한 발언과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혐오 규제를 해야한다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혐오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에픽하이의 '노땡큐' 가사 일부가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이게 된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아티스트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에 대해서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에픽하이의 앨범은 발매 다음날인 24일 11시 기준으로 주요 음원차트을 장악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송민호, 사이먼도미닉, 더 콰이엇 뿐만 아니라 아이유, 오혁, 크러쉬 등 피쳐링 군단들이 에픽하이의 앨범에 참여해 힘을 실었고, 그러한 화제성은 곧 음원차트 성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에픽하이의 장점을 잃어버리게 한 가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팬들에게 에픽하이의 음악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들게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에픽하이 타블로는 24일 매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노래의전체 맥락을 볼때 '노땡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로 무분별하게 판단이 이뤄지는 세태를 풍자하고 꼬집으며 그래도 자아를 찾아내자는 메시지를 담은거다"라며 "여혐 의도는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논란은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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