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스타] 故 김주혁, ‘비밀은 없다’·‘공조’ 악역으로 빛났던 연기 2막
- 입력 2017. 10.31. 11:37:38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지난 30일 배우 김주혁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였던 그이기에, 대중들은 좀처럼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영화 ‘비밀은 없다’·‘공조’
지난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였다. 특히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그는 조연과 주연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관객들이 그의 매력을 알게 된 건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등과 같은 작품에서였다. 훈훈하면서도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친근한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온 김주혁은 그 당시 로맨틱 코미디에 딱 어울리는 배우였다. 특히 봉태규와 함께 출연한 ‘광식이 동생 광태’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영화이며 김주혁은 오랜 시간 ‘광식이 형’으로 통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그는 영화배우로서 순탄치 않은 길을 걷기도 했다. ‘광식이 동생 광태’ 이후 ‘청연’과 ‘사랑따윈 필요없어’ 등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2010년 ‘방자전’을 통해 과감히 19금 연기에 도전했지만 이 역시 화제성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어 ‘적과의 동침’ ‘투혼’ ‘커플즈’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약 4년 동안 스크린에서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도전을 이어갔던 그에게는 다시 빛이 찾아왔다. 지난해 6월 개봉한 스릴러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 국회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 종찬 역을 맡은 그는 그간 유지해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채 무게 있는 연기로 변신에 성공했다.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묻어나는 중후한 분위기와 20여 년에 가까운 연기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했고 이로써 김주혁은 연기인생 2막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 78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를 얻은 ‘공조’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극중 위조 지폐 동판을 찾기 위해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조직의 리더 차기성 역을 맡은 그는 살벌한 악인을 위화감 없이 표현해냈고 ‘공조’는 그에게 영화배우로서 첫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겼다.
지난 27일 ‘더 서울 어워즈’에서 ‘공조’로 첫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연기생활한 지 20년이 되는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타 본다. 로맨틱코미디를 많이 해서 악역에 갈증이 있었다. 기회를 주신 ‘공조’ 김성훈 감독과 JK필름 윤제균 감독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꾸준한 연기 열정으로 재도약에 성공한 김주혁은 앞으로도 ‘독전’ ‘흥부’ ‘창궐’ 등 3개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생전 진행했던 인터뷰에서도 그는 “연기에 대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부분은 있다. 관객을 위해서 다른 배우들 보다 더 고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바 있어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그 어떤 배우 못지않게 연기를 사랑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케 했던 그이기에, 김주혁의 빈자리는 앞으로 오랫동안 느껴질 듯 하다.
[김다운 기자 news@fahs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