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는 살아있다’ 오윤아, 인생작 경신으로 꽃길 예약한 18년차 배우 [인터뷰]
- 입력 2017. 11.01. 15:25:40
- 2000년 레이싱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연예계에 입문한 오윤아는 어느덧 18년차 배우가 됐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김은향 역으로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인 오윤아는 한층 더 물오른 연기로 인생작을 경신했다. 데뷔 18년차에도 끝없이 성장하고 있는 오윤아의 진가가 드러난 8개월 남짓의 시간이었다.
지난 25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시크뉴스와 만난 오윤아는 종영 후 ‘언니는 살아있다’ 팀과 함께 다녀온 제주도 여행에 대한 질문에 “재미있고 즐겁게 놀고 왔다”고 입을 열었다.
“김은숙 작가님이 다금바리도 사주셨어요. 이 이야기 꼭 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과 친해졌던 적은 많았는데 작가 선생님과 이렇게 친했던 건 처음이라 굉장히 좋았어요. 늘 밝은 에너지를 주시는 분이라 같이 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죠.”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스타작가 김순옥과 첫 호흡을 마친 오윤아. 오윤아는 자신에게 필요했던 시기에 찾아온 김순옥 작가의 러브콜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왔다 장보리’나 ‘내 딸 금사월’ 등 김순옥 작가님의 작품들을 재미있게 봤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러브콜이 왔을 때 너무 좋았죠. (악역에 대한 욕심은?) 오히려 은향 캐릭터여서 신선해서 좋았어요. ‘사임당’을 끝내고 나서 잠시 쉬려고 했었는데 선생님이 러브콜을 해주셔서. 은향 캐릭터가 그 시기에 저에게 너무 필요했던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외모적으로 어필하는 역할 보다는 섬세하고 평범한 느김의 비주얼로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작품을 마침 딱 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임했었죠.”
8개월의 긴 촬영 기간동안 오윤아는 외도하는 남편 때문에 아이를 잃은 뒤 복수를 꿈꾸는 엄마의 모성애를 깊은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 너무 초반부터 감정 몰입이 들어갔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한 감정선을 끝까지 가지고 가는게 쉽진 않았던 것 같아요. 더 깊숙하게 파고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마지막에 눈물도 나고, 여운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거든요. 감사함도 컸고요.”
‘언니는 살아있다’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라고 설명한 오윤아는 “후반부에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스스로는 아쉬움이 남는 연기라고 평가했음에도 시청자들은 오윤아에게 ‘인생 연기’라는 호평을 보냈다.
“아무래도 이제 조금 나이가 들면서 제 인생에도 변화가 많이 생겼어요. 그러다보니까 그런 변화의 자극들이 연기에 담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쉽게 생각하기보다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극 중에서 남편 박창현의 외도 상대인 손여은과 색다른 워로맨스를 보여줬던 오윤아. 오윤아는 “실제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겠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트렸다.
“저였다면 절대 용서 못했을거에요. 하지만 저와 손여은 씨의 관계를 작가님은 ‘원수를 사랑하라’처럼 그리셨죠. 제가 어쩔 수 없이 손여은 씨에게 자꾸 가게 되는 그런 마음을 잘 표현해주셨던 것 같아요. 무턱대로 친해졌으면 공감이 안됐을 것 같아요.”
이어 오윤아는 극 중 시한부였던 손여은이 자신의 무릎에서 죽음을 맞았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저도 손여은 씨가 제 무릎에서 죽을줄 몰랐어요.(웃음) 병원에서 죽거나 침대에서 죽거나 그럴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죠. 아무리 ‘워맨스’라고 해도 어떻게 무릎에서 죽어요.(웃음) 생각지도 못했어요. 반전에 반전이었죠. 너무 웃겼어요.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내 무릎이야’ 싶기도 하고. 그래도 반응이 좋았으니까 다행이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기를 이어오고 있는 오윤아지만, “아직도 연기가 힘들다”는 말에서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그녀의 마음이 묻어났다.
“지금 생각해도 연기는 힘들어요. ‘나는 왜 이렇게 연기를 해왔는데도 이정도 밖에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조금은 성숙돼 가는 나이인 것 같긴해요. 연기 할 때 집중도도 생기는 것 같고. 아직은 더 많은 경험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전히 부족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저는 진심으로만 연기를 하면 어필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때 ‘이런 부분은 더 잘해야 겠다’ 싶은 마음이 들죠.”
개인적으로 2~30대 당시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오윤아는 연기를 통해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연기를 하다보니 힘들었던 순간들을 웃으면서 대처하고, 낙천적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제 개인사를 잊어버리게 되고, 힘든 것 아픈 것들을 회복할 수 있었죠. 어떻게 보면 저에게 집중을 해야했던 시기에 연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제가 연기를 통해서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연기에 대해서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배우로서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오윤아는 ‘언니는 살아있다’를 마친 지금, 또 다른 작품으로 우리 곁을 찾아 올 준비 중이다. “즐기면서 연기 하는 것”이 오랜 시간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오윤아의 새로운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계속 작품을 보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어서.(웃음) 지금까지는 긴장된 역할을 계속 해왔으니까 이번에는 조금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홍혜민 기자 news@fashionmk.co.kr/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