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주혁 영화 LOOK] ‘공조’ ‘비밀은 없다’ 섹시한 악역의 시작 ‘사랑따윈 필요없어’
입력 2017. 11.02. 10:20:47

영화 '공조' '비밀은 없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故김주혁의 장례식은 2일 오전 발인과 함께 끝나지만 그의 마지막 영화 공조는 대중이 아직은 그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음을 말해주는 듯해 스틸컷들이 마음을 더욱 아리게 한다.

김주혁은 올해 영화 ‘공조’를 통해 ‘섹시한 악역’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4년만의 드라마 복귀작 tvN ‘아르곤’에서 권력 앞에 굴복하지 않는 진실 추적자로 ‘섹시한 지성미’를 추가하며 배우로서 진정한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1일 집계기준 780만 관객을 넘겨 역대 흥행기록 28위에 오른 ‘공조’는 남북 공조수사팀 중 북한 형사 임철령보다 그들이 잡으려는 북한 비밀조직 리더 차기성 역을 맡은 김주혁이 더 화제가 됐다.

김주혁은 검게 그을린 피부와 조각조각 갈라진 근육으로 거친 남성미를 발산했다. 여기에 블랙 슈트의 재킷 안에 입은 윗단추를 잠그지 않은 화이트셔츠, 슬림하고 탄탄한 보디라인의 그대로 읽혀지는 헐렁한 다크 그레이 티셔츠와 블랙 바이커 재킷은 날선 얼굴선에서 배어나는 음울함과 섹시함을 부각했다.

김주혁이 섹시한 악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비밀은 없다’를 통해서였다. 딸이 실종되는 극한의 상황을 자신의 정치적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을 이용하는 김종찬 역을 맡아 공식적으로 더없이 완벽한 남자지만 실은 학교 선생님과 불륜 관계를 유지하는 이중성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지적인 얼굴과 완벽한 옷태까지 갖춘 김종찬 캐릭터를 위해 김주혁은 기본 투버튼 슈트 차림을 고수했다. 또 노치드 라펠 재킷으로 실종된 딸을 찾는 애절한 아빠로 대중에게 비치기 바라는 김종찬 심리를 표현했다.

이 두 영화가 김주혁에게 섹시한 악역이라는 타이틀을 안긴 시작은 아니다. 지난 2006년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에서 남자 접대부 줄리앙 역이 전작을 통해 이어온 ‘착한 남자’ 이미지에 균열을 일으킨 시발점이다.

잘 나가는 호스트 역할에 걸맞게 김주혁은 화이트 슈트와 화이트 티셔츠에 타이를 대체한 스카프의 섹시한 화이트 포멀룩, 화이트 팬츠와 셔츠와 크림색 재킷 등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섹시 가이로 완벽 변신했다.

‘공조’는 김주혁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19년이라는 연기 생활만큼이나 많은 작품을 남기고 40대에 들어서면서 성숙한 감성으로 작품 속 캐릭터에 녹아들었던 김주혁을 더는 볼 수 없음이 아직은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영화 ‘공조’ ‘비밀은 없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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