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 미숙이’ 신준영 연출이 말한 #가족 #연극 #배우 #극단 해오름 [인터뷰]
입력 2017. 11.02. 15:51:49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해오름 극단에는 가족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많아요. 지난 1987년 ‘바쁘다 바빠바뻐’로 초연을 해 올해가 30년째 되는 해입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신준영(49) 연출을 만나 공연 중인 연극 ‘만화방 미숙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극단 해오름은 지난 1985년 극단 하나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뒤, 2004년 극단 해오름으로 변경 재창단했다. 초연 연극인 ‘바쁘다 바빠바뻐’는 미아리 움막집에 사는 가족 이야기다. 아버지는 청소부고 아들은 쓰레기통 고철을 주워다 말며 막내딸은 껌을 팔러 다닌다. 그 가족이 일상을 통해 재미를 주는 동시에 희망을 품고 살아가며 세상에 하고픈 이야기들을 전한다.

“돌아가신 이길재 선생님이 종로5가쪽 창고 같은 곳에서 극장을 운영하셨는데 계란판을 붙여 방음했다. 그런 극장에서 공연하며 색달랐던 게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당시 무대 위 객석과 관객 사이에 선을 그여 넘어가지 못하게 했는데 그때만 해도 배우를 신성시했다. 선생님이 분장하면선생님이 분장을 하면 밖에도 못 가게 하고 관객도 만나지 말라고 하셨다. 신비로움이 없어진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가르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우리 작품에서 처음으로 배우들이 객석에서 나왔다. 관객이 신기해했지만 연극을 하는 선생님들은 이단이라며 비판했다. 공연을 많이 다녔고 좋은 작품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색깔을 갖고 시작한 극단이기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1인 가구가 늘어난 최근, 가족이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1인 문화가 발달한 시점에서 신 연출은 관객이 가족의 시너지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극을 하면서 아버지와 갈등을 겪고 도망치다시피 서울로 간 그는 그렇게 10년 이상 가족을 보지 못했다.

“갈등이 있는 중에 내가 연극을 하다 보니 명절 때 집에 가기가 어려웠다. 10년 이상 안 가다 35살 정도에 결혼을 하게 돼 찾아갔다. 그러면서 조금 풀고 우리 큰아들이 태어나며 많이 풀렸다. 당시 연극을 보는 시각이 ‘밥 먹고 살겠냐’ 하던 때다.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시다 보니 학교만 졸업하면 나라에서 취업을 시켜주는 조건이 있었다. 편히 살았으면 하는 아버지와 갈등이 많이 생겼다. 이후 1EBS1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의용서‘의 작가에게 전화가 왔고 월남전에 참전한 아버지와 같이 베트남에 가게 됐다. 당시 19살이었던 아버지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자원해서 가셨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돈 벌어와 장사나 사업을 하자며 갔는데 지금은 좋은 관광지가 된 다낭의 백사장에 내리자마자 베트콩들이 총을 쏴 죽은 친구들이 있었단다. 지금도 가니 전쟁터가 남아있더라. 거기서 많이 우셨다.”

그의 또 다른 연출작 ‘펜션에서 1박 2일’은 자신의 아버지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아버지가 베트남전에서 몸을 다쳐 오셨지만, 당신 마음에는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날 잘 교육해교육시켜 좋은 환경에서 사는걸 보고 싶어 하셨던 건데 그땐 그런 부분에 대해 몰랐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결혼하고 가서 그 이야기를 들으니 좀 죄송한 것도 있고 그러다 보니 갈등이 많이 풀렸다. 나도 가정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어 그런 것들을 무대에 많이 올렸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작가들을 만나도 ‘재미있고 새로운 가족 이야기들 없느냐’고 항상 묻는다. 이성자 작가와 이야기하다가 이번 작품도 (뮤지컬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해오름’ 하면 ‘가족 이야기하는 극단’ ‘온 가족이 다 같이 가서 볼 수 있는 연극을 하는 극단’ 그런 평을 할 수 있는 극단이 되길 희망하는 바람이다.

극단은 늘 어려웠다. 최근의 대학로는 선정적인 연극 등 상업성 짙은 연극을 내놓는다.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이, 결국은 지금껏 쌓아온 연극의 목적과 순수성을 헤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걱정이 뒤따른다.

“어려서 연극의 자부심, 긍지를 느끼고 배우 생활을 했다. 요즘은 워낙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배우는 배우다운 느낌이 있고 진정성 진실이 있었으면 한다. 기획사나 개그 프로그램 관계자 등이 들어오며 순수한 연극이 많이 퇴색돼 가슴이 아프다. 돈 벌기 위한 상업적 목적으로 많이 돌아서는 것 같아 최근 아주 안타깝다. 재정적인 부분이 중요하고 타협을 안 할 순 없지만 많은 걸 욕심내기보다 순수함을 지키려 노력은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 없이 무너져버리니 그동안 쌓아온 업적, 연극에 대한 갈망 희망 자존심을 다 빼앗기는 것 같아 ‘돈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되는 건가’ 싶어 안타깝다.”

극단 해오름의 대표인 그는 연극의 순수성을 지키면서도 극단의 살림을 돌보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극단의 작품을 넘어 영상이나 영화 쪽에서 제작 등으로 같이 틀을 많이 잡아가고 있다. 비슷한 내용이고 배우 생활을 하다 보니 이쪽 계통을 잘 안다. 나이를 먹으니 배우로서의 입지가 자꾸 좁아지는 느낌이 들어 잘 아는 연극 외 영상 등을 제작한 지 7~8년 됐다. 계속 고민해 그런 쪽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을 제작해가며 같이 운영해가는데 그러다 보니 사업 아닌 사업이 되더라. 주위 중소기업 또는 규모가 큰 기업들도 연계해서 공연 티켓도 좀 판매하고 그렇게 조금씩 제작 쪽으로 어려운 부분을 풀고 있다.”

그가 본 최근 대학로 젊은 배우들은 어떨까. 과거 배우의 길을 걸었고 현재 배우와 연출일을 겸하는 그가 보는 젊은 배우들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차이가 있다. 표현하는 게 우리와는 다르다. 우리 땐 선배들 무서워 말을 잘 못 했다. 구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게 무서워서 인지는 모르지만, 선배에모르지만 선배에 대한 예우, 그런 게 좀 있었다. 요즘은 그런 것에 연연해서 하지연연해 하지 않는다. 자기주장을 정확히 이야기한다. 작품에 대한 것들은 솔직히 선배들을 따라가 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까지 욕심을 내서 때로 기분 나쁠 때가 있다. ‘전 이렇게 생각한다’며 정확한 이유를 듣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연기는 절대 생각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감정을 갖고 움직이고 느껴봐야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건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선배 연출자가 나쁜 의도를 가진 게 아니잖나. 일단은 해보고 타협하고 질문해서 다시 그 부분을 바꾸는 게 필요한 것 같다.”

극단 해오름은 가족을 소재로 한 연극을 내놓는 만큼 가족 같은 분위기다. 가족같이 지낼 수 있는 젊은 배우를 찾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받아들이려 한다.

“요즘 친구들의 경우 급하고, 어려우면 안 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극단에 들어가고 호흡을 맞춰야 했는데 요즘은 오디션도 많아서 한 극단에 소속되지 않으려 한다. 가족에 대한 연극을 갈망하는 극단으로서 가족 같은 젊은 친구들을 뽑으려 한다. 예전처럼 1년에 20~30명씩은 아니지만 2~3명씩은 뽑는다. 가르칠 건 가르치고 본인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세상이 그만큼 변했으니 옛날 것만 고집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조금씩 접목해 잘 융합하는 게 극단 대표로서의 몫인 것 같다. 간혹 젊은 친구들을 통해 색깔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젊은 사람의 이야기를 닫으면 무슨 이야기 한들 젊은 친구들이 듣지 않을 거다.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면 분명 반응한다. 젊은 친구들의 색깔, 언어 등도 알아야 그런 것들이 잘 조화된 작품도 많이 나온다.”

가족을 소재로 한 연극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 연출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조화시키는 것이 연출인 자신의 몫이라 설명했다.

“가족이 보는 연극이라 나이 든 분도 많이 온다. 연인끼리 재미있을 것 같아 ‘웃어보자’ 고 왔다가 부모님 생각이 나 더 큰 감동을 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 그저 그렇다는 반응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작품이 안 좋으면 금방 예매 사이트, SNS 등에 댓글이 올라온다. 어쩔 수 없이 평가는 받아야 되는데 재미만 생각하고 온 관객도 뭔가 더 얻어갔으면 한다. 연극은 메시지가 있잖나. 그걸 재미있게 잘 전달하고 색깔을 잘 표현하는 건 연출자 몫이다. 그만큼 연출자가 젊은 문화도 잘 알고 조화시켜 어필해야 하고 관객이 그걸 잘 봐주면 대표로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최근 싱글 가구가 급증하는 등 가구의 형태가 많이 변했다. 가족의 의미를 찾거나 공감하는데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신 연출은 그 같은 관객을 먼저 찾아가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그런 관객을 찾아갈까 생각을 했다. 각 지역 사회복지회관 청소년수련원 주민센터 등을 직접 찾아가 공연하는 경우나 초청 공연 등 다양한 루트를 고민했다. 쉽지만은 않다. 혼자인 분들은 웬만하면 잘 반응을 안 하더라. 연세 있는 분들은 사회복지단체에서 모시고 오는 경우도 있고 문화 쿠폰이바우처가 있으니 사용하는 단체도 있다. 다방면으로 연극을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극단 해오름의 연극은 ‘착한 연극’을 고집하는 듯 보인다. 신 연출은 “착한 연극이란 말은 조금 쑥스럽다”며 웃었다.

“아무래도 가족에 관한 내용을 담았으니 착해 보이는 것일 거다. 나도 배우 생활을 하며 악역을 참 많이 했다. 생긴 게 이래서. (웃음) 영상은 좀 이미지 캐스팅이 많잖나. 나도 악역을 하고 싶지 않아 (출연이) 무산된 부분이 많이 있다. 더군다나 아이가 ‘아빠 왜 맨날 나쁜 역만 하느냐’ 그래서 안 한 점도 많다. 우리 연극이 가족에 관한 순수함을 담다 보니 아무래도 관계자 눈엔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

지난 1992년 연극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배우와 연극 연출을 겸하고 있다. 각각 다른 즐거움과 어려움이 있을 터다.

“극단의 작품을 할 땐 연출을 맡아 하는데 연출을 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배우 할 때 놓치고 갔던 부분이 있어 같이 공부하는 거다. 여기 배우들과 같이 드라마 출연도 하고 하는데 같이 많은 공부를 한다. 어려운 건 아무래도 연출이다. 모든 걸 아울러야 하고 작품을 먼저 공부하고 와야 한다. 배우는 대사를 외우고 주어진 상황에서 하는데 연출은 모든 상황을 알고 방향을디렉션을 주고 만들어가 줘야 한다. 무대 세트 소품 등 모든 걸 구상해야 하기에 훨씬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어려움이 더 많다. 대표도 같이 해야 하니 재정적 부분도 같이 생각해야 하고.”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을 처음 보고 그 매력에 빠져들어 배우가 됐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몸소 체험했다.

“고2 때 친구가 가보자고 해서 따라가 연극을 처음 봤다. 당시 연극에 대해 전혀 몰랐다. ‘첫눈에 반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잖느냐.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소름이 돋았고 잊지 못했다. ‘정말 재미있겠다. 해보자’ 했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서 수다폰(대형 금관악기)을수자폰(대형 금관악기)을 연주했다. 보이스카우트 잼버리(야영대회) 같은데도 갔는데 방송사에서 나오면 인터뷰도 하고 끼가 좀 있었다. 지방(대전)에 살다 보니 연극 보기가 쉽진 않았다. 첫눈에 반해 접했는데 하면 할수록 더 욕심이 생긴달까. 연출자를 할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배우라는 것 자체에 욕심이 생겨 더 유명한 배우가 돼서 배우로서 꼭 부모님께 떳떳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욕심, 오기 그런 것들이 공존했다.”

젊은 시절 그가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배우로서 성공하려는 욕심, 유명한 배우가 되어 부모님에게 떳떳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과 오기였다. 지금의 그는 많은 고민과 갈등의 시간을 지나 일과 가정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배우 생활을 할 땐 작품을 안 하면 시간이 많이 남는다. 잘못하면 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쉬면 술만 마시러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 나도 잘 마신다.(웃음) 중요한 건, 작품을 안 해도 극단 살림을 내가 책임져야 하고 다음 작품 준비도 해야 하고 영상매체와도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는 거다. 내가 자꾸 일을 만들어가는 거다. 그렇게 이벤트 아닌 이벤트를 만들어 일을 만들어가고 그런 게 단원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시작하면 ‘시파니시파티’ 끝나면 ‘쫑파티’를 하며 이벤트를 하고 지방에도 가고 추억도 쌓고 술도 한 잔씩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투기도 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잖나. 뭔가 움직여 만들어가며 ‘이쪽 길을 잘 선택했구나’ 한다. 나름대로 후회는 없다. 그사이 힘든 일도 많았다. 그만 두어야 하는지 아닌지 갈등을 겪었다. 특히 30대 때 그 갈등이 많았다. 누구에게 날 보여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능력 있는 남자가 되고 싶은데 결국 능력이 ‘돈’이더라. 그런 부분에 있어 갈등을 겪었지만 슬기롭게 잘 넘어가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잘 커서 감사하다.”

연극판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영화 등 영상 매체로 가는 경우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시선이 존재해왔다. 최근의 연극판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능력치에 따라 연극뿐 아니라 그 외의 매체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아니면 출연하지 않는 배우들이 많다고. 신 연출 역시 이런 추세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

“(연극을) 매체로 가기 위한 도구로 보는 것에 대해 느낌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본인이 못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고 ‘안 하는 게 어디 있느냐어딨냐’며 하는 친구들이 있다. ‘연극을 했다’ 하면 PD 감독들이 인정하는 느낌이 있다. 대학로에 캐스팅을 하기 위해 많이 온다. 작품을 보며 괜찮으면 캐스팅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항상 더블이나 트리플로 잡아줘야 젊은 친구들이 한다. 단편이나 상업 영화를 병행하는 배우도 있어 혼자 하지 못한다. 나쁜 거라 보진 않고 능력껏 하는 거다. 이름을 알리려면 연극보다는 영화가 나은데 충분히 트레이닝을 거쳐 자기 것을 가진 뒤에 가면 잘한다. 자기 걸 찾는 건 좋지만 (연극) 한 작품하고 가서 하려 하니 그런 게 좀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충분히 인정하는 부분도 생겼고 선배들도 그렇고 다들 영상 안 하는 분들이 없을 거다. 한 번 나가면 어떤 배우는 (연극에서의) 1년 치 연봉을 받을 수 있으니까.(웃음)”

많은 대중이 접하는 영화 드라마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정된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은 훨씬 능동적인 관객의 참여를 필요로한다. 홍보도 접근성도 현격히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손수 공연을 찾아보고 극장을 찾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연극을 찾는 이유, 연극만이 가진 매력은 뭘까.

“연극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긴 한다. 연극은 항상 라이브잖나. 배우가 바로 앞에서 주는 감정선 같은 것들을 느끼기 시작하면 연극이 굉장히 재미있다. 아는 배우가 무대에 서 있으면 ‘저런 매력이 있구나’를 느끼면서 볼 수 있다. 항상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매력이다. 두 번째는, 한 공간에서 여러 장소와 상황을 만들어가며 보여주는 연출 또는 배우의 아이디어다. 한 무대에서 여러 장소와 상황을 보여주는 재미가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세트 전환이 많을 수 있는 대극장이 가지는 매력이 있을 수 있고 소극장의 경우 세트 전환이 쉽지 않아 기술적인 요소는 없지만 조명 배우 소품 등을 이용해 만들어가는 소소한 재미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만화방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방 미숙이’의 무대에는 실제 만화책이 배치됐다.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의 무대가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에 어울린다. 신 연출에게도 학창시절 만화방은 가장 편안한 장소였다. 그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손쉽게 연락을 주고받지 못하던 시절, 만화방에서 친구를 만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느 자신처럼 만화방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 또는 아버지에 대한 정서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통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학창시절 시간이 생기면 만화방을 갔다. 약속은 안 했지만 그 장소에 가면 친구가 있을 것 같고 친구가 없어도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약속의 장소 같은 곳이었다. 40~60대분들이 만화방에 대한 추억을 좀 갖고 계실 거다. 텔레비전도 흔치 않았으니 만화방을 좋아하셨을 거다. 그런 추억을 느끼고 싶고 생각나시면 한 번 와서 보시면 좋지 않을까. 이 공연을 보며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정서가 달라질 수도 있다. 둔탁하지만 삼 남매를 키워가는 아버지를 통해 정을 느낄 수도 있을 거다.”

대구 창작 뮤지컬을 지난 2013년 연극으로 제작한 ‘만화방 미숙이’는 아버지이자 만화방 주인 강억배와 삼 남매 미숙 미원 미소가 만화방을 살리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가족 사랑을 담은 사람 코미디다휴먼코미디다. 따뜻한 가족애와 이웃의 소중함을 유쾌하게 다룬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해오름 예술극장 공연.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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