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일리스트 say]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정소민, 88만원 세대 현실 패션 ‘리얼리티 200%’
- 입력 2017. 11.06. 14:09:13
-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의 윤지호(정소민)는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꿈을 좇는 생활이 녹록치 않다. 원치 않는 글을 써야하고 급기야 자신의 시나리오를 메인 작가에게 뺏긴 윤지호는 작가의 꿈을 접고 30살에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나 윤지호는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윤지호는 조감독의 “명문대 나와서 보조 작가 같은 일을 하겠어요? 현실성이 없어요”라는 말에 대꾸를 하지 못한다. 자신의 삶이 그러하기 때문. 지방에서 상경해 힘들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듯 했으나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회생활에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 쓰고 이끌고 왔던 자리를 단숨에 털고 나온다.
자신의 또래에 비해 턱 없이 작았던 보조 작가 월급으로 생활하는 윤지호는 스타일 부분에서 더욱 디테일을 살려 극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나 극 초반에 20대의 윤지호가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고 작가를 꿈꾸며 생일 초를 분다. 30대의 윤지호는 자신의 꿈을 이뤄 보조 작가까지 열심히 달려 왔다.
이와 같은 장면에서 윤지호는 20대와 30대 모두 핑크색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고 있다. 발랄한 20대의 윤지호와는 달리 30대의 윤지호는 안경을 쓰고 누구나 한 벌씩 가지고 있을 법한 면 소재의 연한 핑크 스트라이프 패턴의 티셔츠와 그린색 트레이닝 팬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소민의 스타일리스트 김효성 대표는 “같은 핑크 스트라이프 티셔츠로 스타일링 한 것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지호의 성격과 옷 취향을 표현한 것”이라며 “20대의 지호는 발랄한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강렬한 컬러 대비의 니트 소재를 매치해 색감을 강조했다. 대신 30대엔 친숙한 소재와 평범한 스타일로 세월에 동화되어 살고 있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지호가 일할 때 빨간 테 안경을 쓰는 것은 일상에서 로맨틱한 스타일과 여성스러운 패션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집에서 일을 했던 윤지호는 홈웨어 스타일을 자주 보여줬다. 더불어 남세희(이민기)와 집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설정에서 세심한 차이를 보인다. 동생 집에서 나오기 전엔 면 티셔츠에 트레이닝 팬츠를 입은 반면 세희네 집에 들어가고 난 뒤 세희가 남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 좀 더 옷을 신경 써서 입는다.
김효성 대표는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고심을 했다”며 “수수하면서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아야 했다. 또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스타일이 뒤지는 느낌을 줘서도 안됐다. 어떤 장면이든 컬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집에서는 연한 파스텔 톤의 여성스러운 느낌의 컬러를 많이 쓰고 외출복으로는 레드 컬러 계열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또한 김효성 대표는 “이번 드라마는 현실감을 가장 강조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세밀하게 차이를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 속 정소민이 배우를 보는 느낌이 아닌, 정소민 자체가 윤지호이길 바랬다. 이를 위해 슬리퍼 하나를 설정할 때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 동대문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윤지호가 처한 상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슬리퍼를 찾아냈다.
이는 남세희의 집에서 나온 뒤 창고 같은 곳에서 잠시 지낼 때 조감독에게 성추행의 위협을 당하고 거리를 떠도는 장면에 쓰인 슬리퍼다. 이 짧은 장면을 위해 감독과 정소민, 김효성 대표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모두 윤지호가 받았을 충격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리얼하지 않다면 표현이 안 된다고”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비롯해 김효성 대표와 정소민이 소장하고 있는 제품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news@fashsionmk.co.kr / 사진= tvN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