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같은 영화”…‘1987’, ‘택시운전사’ 잇는 명품 시대극 될까 [종합]
- 입력 2017. 11.22. 12:06:59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역대급 라인업과 소재로 올 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 ‘1987’이 베일을 벗었다.
박희순, 하정우, 김윤석, 장준환 감독, 김태리, 유해진, 이희준
22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영화 ‘1987’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신작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역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장준환 감독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1987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이야기를 톱니바퀴처럼 촘촘하게 맞물린 드라마로 완성했다.
장준환 감독은 “1987년 1월에 박종철 열사께서 돌아가시고 6월 항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많은 분들이 각자의 맡은 바 양심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많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그러다가 온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온 이야기까지를 담고 있다”며 영화를 설명했다.
이어 “1987년은 온 국민이 나와서 스스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 낸 해다. 서구 역사에서 몇 백년 씩 걸리는 민주주의 역사를 우리는 몇 십 년 만에, 커다란 족적을 가진 해라고 생각했다. 온 국민이 나와서 독재 권력으로부터 권리를 쟁취한 부분이 감동적이었고 지금 이 시기에 반드시 돌아 봐야 될 것 같은, 그러나 아무도 얘기하고 있지 않은 역사라고 생각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라인업 역시 막강하다. 매 작품마다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을 비롯해 충무로에 떠오르는 신인 김태리, 그리고 박희순에 이희준까지 스토리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군단은 ‘1987’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은 김윤석은 “일단 시나리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었고 거기에 제가 기꺼이 한 숟가락을 얹은 거다”라며 영화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황해’의 면가나 ‘타짜’의 아귀 같은 경우는 굉장히 자유로운 캐릭터고 무정부주의자에 가까운 악인이었다면 박처장은 실존 인물이었고 이 사람이 하나의 신념이 돼서 오랜 시간 많은 것들을 억누른다. 그런 것들을 등에 업고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자료조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윤석, 하정우
진실을 밝히려는 서울지검 최검사를 연기한 하정우는 “영화는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다가 (최검사가) 그 부분에 브레이크를 걸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시작된다. 관객들이 저의 편에 서서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기본적인 정의 실현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영화에 한 발짝 들어가는데 있어서 조금 쉽고 편하게 들어갈 수 있게끔 캐릭터를 유연하게 디자인했다”며 캐릭터 표현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배우들 중 유일하게 1987년을 경험하지 않은 김태리는 가상인물인 87학번 대학생 연희 역을 맡았다.
김태리는 “걱정이 많았다. 연희가 중반을 지나고 나서부터 등장하는데 선배님들이 앞에서 쌓아놓은 큰 에너지가 있다. 그거를 제가 받아서 에너지를 그대로 가져가야 했다. 감독님과 얘기할 때 감정신도 너무 힘들고 중요하지만 신입생의 풋풋하고 발랄하고 순수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촌과 조카로 호흡을 맞춘 유해진에 대해 “너무 가족 같았다. 유해진 선배님이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지를 많이 했다. 가족 장면을 몰아서 찍고 대학생 연희 장면들을 뒤에 찍었는데 가족 분들 가시고 나니까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1987’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부딪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의 시대와 사건을 두고 신념이 다른 인물들의 갈등이 끝없이 반복되는 점이 ‘1987’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하정우는 “한 축에는 박처장이라는 인물이 있고 그 반대에서 바톤 터치를 하면서 이끌어간다는 시나리오 형식이 새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김윤석은 영화를 쇼트트랙에 비유하며 “계주를 하면 터치하고 빠지는데 그게 아니고 계속 돌면서 다시 또 그 사람들이 온다. 한 쇼트트랙 5000m를 도는 것 같았다. 그 인물들이 계속 안 빠지고 라운드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은 “배우 분들 한 분 한 분이 다들 잘 하시지만 각자의 개성들이 미묘하게 달랐다. 이 영화 한 편을 하고 나니까 마치 장편 7편을 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감독으로서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볼 수 있겠나 싶다. 같이 해야 할 이야기에 동참해주신 배우 분들의 고마움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 우리 영화에서 배우 분들의 힘은 제가 장담드릴 수 있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달 27일 개봉.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