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패딩 전성시대’를 대하는 시각차, 스포츠 VS 아웃도어의 희비교차
- 입력 2017. 11.23. 14:37:16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패션시장이 침체국면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겨울시즌에 접어들면서 ‘롱패딩’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불황 타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롱패딩은 무릎에서 복사뼈 사이를 오가는 길이의 코트형 점퍼로 ‘벤치다운’이 공식 명칭이다. 스포츠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있을 때 입는 점퍼에서 이름을 딴 벤치다운은 스포츠 전문브랜드들이 해마다 출시하는 아이템으로 미디어에서는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많이 입어 ‘스태프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디다스 혹은 나이키 점퍼로 통칭되기도 했던 롱패딩 점퍼가 스포츠 전문 브랜드뿐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들까지 가세하면서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에도 브랜드마다 초두물량이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전년대비 브랜드 매출이 늘어나는 등 움츠렸던 패션 시장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작 브랜드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들의 경우 롱패딩 점퍼가 화제성 못지않게 판매로 이어지면서 전년대비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답한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롱패딩 점퍼가 판매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매출 상승 요인으로 거론하기에는 비중이 미비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전문 브랜드는 롱패딩 점퍼가 겨울 주력 아이템인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패딩 점퍼 그룹 중 일부로 매출 집중도가 다르다는데 기인한다.
휠라는 김유정 패딩이 입소문을 타면서 일부 디자인은 5 차례 추가 생산에 들어갔으며, 선미 패딩으로 불리며 인기를 끈 헤드는 특정 컬러가 준비된 수량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푸마 역시 방탄소년단과 나나를 모델로 한 패딩 화보로 화제가 되면서 특정 사이즈가 완판 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더, 코오롱 스포츠 등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역시 롱패딩 점퍼 판매율이 높아 롱패딩 특수가 스포츠 전문 브랜드들만의 상황이 아님을 입증했다.
코오롱 스포츠는 올해 롱패딩 점퍼의 스타일수와 물량을 늘려 전년대비 패딩 매출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 효과가 아웃도어 브랜드 전반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 롱패딩 점퍼는 아웃도어의 주력 아이템인 고기능성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재킷으로 기획한 비교적 저렴한 2, 30만 원대여서 매출 기여도는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엇갈리는 상황에도 분명한 것은 롱패딩 점퍼가 한동안 화제성 없이 가까스로 생명만 부지해온 패션계에 해갈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코오롱 스포츠, 헤드 홈페이지, 휠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