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읽기] 유아인 ‘유스컬처 2017’, 티셔츠 등판에 새긴 시대 반항
입력 2017. 11.27. 10:24:57

유아인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유아인은 건국대학교 예술학 전공자로 배우로서 활동은 물론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스튜디오 및 패션 레이블까지 운영하며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신을 규정 짓는 특정 영역에 귀속되지 않으려는 그의 일탈 본능은 SNS에서도 거침없이 드러난다. 인지도가 높아져 톱스타 지위에 들어서면 취하기 마련인 신비주의 전략과는 거리를 두고 그는 오히려 인기가 높아질수록 자신의 순간순간의 생각들을 SNS에 쏟아내며 또래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냈다.

그러나 최근 그의 발언들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정치나 사회적 현상에 대해 거름망 없이 쏟아내는 발언들이 답답한 사회에 던지는 해갈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개인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논란과 논쟁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그의 행동은 흔들리는 사회기조에 불안해하고 부유하는 청춘들의 사상과 일상이 담긴 유스컬처의 2017년 버전의 표본을 보는 듯하다.

유아인의 발언들은 사상적 일관성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로 인해 폄하될 수 없는 가공되지 않은 극히 현실적인 솔직함이 일관되게 깔려있다. 이뿐 아니라 여느 스타들과 달리 인스타그램을 채운 사진 속 자신의 등을 보이는 컷이 유독 많은 데서도 드러난다.

티셔츠만 입고 약간 구부정하게 구부린 등을 전면에 보여주는 컷은 넓고 탄탄한 등 라인의 과시가 아닌 세상을 향한 그의 답답한 속내를 내비치는 듯하다. 특히 ‘boy's can't cry’라는 붉은 색 문구를 세긴 메시지 티셔츠라든가 형체가 정확하지 않은 그림이 그려진 일러스트 티셔츠는 유스컬처의 바탕을 이루는 해체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젊은 층의 의식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유아인의 발언과 행동에서 정당성을 찾으려는 노력과 무의미하다. 유아인은 1986년생 32살의 남자로,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그에 안주하고 매몰되려 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충만한 청년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 같은 유아인의 정의는 단지 유아인뿐 아니라 사회와 끊임없이 충돌하는 젊은 층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유아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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