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부부’ 장기용 “남길, 母에 대한 아픔으로 인한 내외면 표현에 중점” [인터뷰②]
입력 2017. 11.28. 13:21:33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186cm의 큰 키에 하얀 피부를 지닌 배우 장기용. 옆 가르마에 단정히 빗어 올린 헤어스타일을 한 드라마 속 정남길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딱 요즘 젊은 세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페이스를 지녔다. 쌍꺼풀 없는 눈에 반달처럼 순박한 눈웃음이 매력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시크뉴스 본사를 찾은 장기용과 최근 종영한 KBS2 예능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 제작 고백부부문전사·콘텐츠 지음·KBSN)를 주제로 작품 및 활동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앞머리를 내린 그는 헤어스타일 변화만으로도 한층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드라마에서 장나라 손호준 등의 대학 선배 역할을 맡은 그는 캐릭터에 맞게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머리를 올리면 좀 성숙해 보이고 내리면 어려 보인다. 처음 미팅에서 PD님이 출연 배우들의 선배 역이고 제복도 입고 나오니 나이가 들어 보였으면 하셨다. PD 작가님 모두 머리도 올리고 나오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극 중 정남길은 90년대 복고패션을 선보이는 출연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훈훈한 선배 이미지를 자랑한다. 단정한 의상이나 ROTC 제복을 입고 캠퍼스를 거니는 훈훈한 모습이 극 중 캠퍼스의 여성들과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복을 처음 입어봤는데 마음에 든다. (배경이) 99년이라 통 크고 복고스러운 핏에 촌스러운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PD님이 정말 감사하게도 남길이 멋지게 나와야 한다며 제복만큼은 좀 더 힘을 주셨다. 내 몸에 맞게 수선도 해 주셨다. 워낙 제복 자체가 불편하지만 주위 사람들이나 시청자의 반응도 좋았다. 제복을 입으며 연기하는 건 처음인데 이번 드라마를 하며 처음 한 것도, 느낀 것들도 많다.”

제복 차림도, 남길 같은 캐릭터도, 타임슬립 소재도 처음이라는 그는 촬영 초반, 자신이 과연 잘 해낼지 걱정하느라 자신감을 잃었지만 주변의 따뜻한 격려로 이를 극복해 나갔다.

“오히려 오디션 볼 때, 초반에 ‘남길이 정말 좋은 캐릭터고 어떻게 해야겠다’하며 그림도 그려졌는데 막상 촬영하면서 뜻대로 쉽게 안 돼 경직됐다. 출연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리고 후배라 자신감이 많이 다운됐다. 초중반 무렵 PD님이 ‘배우들 중 네가 가장 걱정, 생각이 많아 보인다’며 토닥여주셨다. ‘괜찮다. 어차피 스타트다. 우리 믿고 가자’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 주셨다. 그때부터 좀 편안해졌다. 어차피 긴장해도 촬영은 해야 하는 거니까.(웃음) 그때부터 뭔가 얼음벽 같은 게 사르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촬영장에 내가 녹아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특히 그는 정남길 이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인물이 지닌 마음의 상처와 그로 인한 행동 등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했다.

“남길이는 엄마에 대한 아픔이 있는 친구다. 아픔 때문인지 속은 아프고 겉은 멀쩡하다. 착한 사람인데 시크해 보인다. 그렇게 된 이유가 있기에 거기에 대해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2012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를 시작했다. 선배 모델인 이수혁의 런웨이를 보며 모델의 꿈을 키웠다는 그가 연기에도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들었다.

“어려서부터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모델을 하다 보니 정말 재밌었다. 활동하다 보니 많은 사람 앞에서 사진도 찍고 뮤직비디오도 촬영하며 영상 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태프 앞에서 하다 보니 드라마 오디션을 보라는 제의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처음엔 뭐가 뭔지 감도 안 잡히고 어려웠지만 조금씩 익히게 됐다.”

그는 출연자 가운데 조혜진과 함께 막내였다. 그의 선배 배우들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평소 모습에 대해 ‘귀엽다’고 전했다.

“세 살 터울 형이 있다. 친형도 있고 모델 일을 할 때도 내가 가장 후배다. 항상 형 누나들과 있어 동생들이 ‘형’이라 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동생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형 누나들과 있을 때 편하고 귀여움을 받으면 강아지가 된 느낌이다. 형 누나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도 듣고 그게 옛날부터 해오던 거라. 나라 보름 누나, 호준 이경 정민 형에게 하는 것도 다 평소 하는 것 대로다. 그 모습을 귀여워해 주신 거다. 고향 친구들과 있으면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밝다. 서울 오면 희한하게 차분해진다.(웃음) 내 꿈을 위해 올라온 곳이라 그런 것 같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 그는 자신의 안에 뭔가가 있다고 항상 믿고 있다고. 크게 소리 질러본 적도, 사춘기도 없이 지나왔다는 그는 큰 사건 없이 19살이 되기까지 울산에서 조용히 살아왔다고 전했다. 그런 그가 일에 있어서만큼은,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끌어내 자신도 놀랄 만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어릴 때 내성적이고 조용하며 나서는 걸 싫어했는데 일을 하면서 혼자 조용히 쌓아온 것들을 하나씩 꺼내본 것 같다. 일할 땐 나도 모르게 외향적 성향이 나온다. 평소의 내가 보면 ‘내가 이걸 했다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막상 일할 때 나는 ‘어설프게 하면 안 된다. 모델이든 배우든 기왕 할 거 제대로 하자. 보여주자’하는 생각이 있다. 일단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보고 싶다. 남길과 비슷한 캐릭터를 한 번 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와 반대로 사람은 착한, 센 캐릭터인데 아픔 때문에 악질로 바뀐, 악의 심정으로 변한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다.”

‘고백부부’는 장기용이 배우로서 대중에게 이름을 많이 알린 작품이다. 그의 필모에서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백부부’는 저란 배우에 대한 매력을 조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PD 작가님 나라 누나에게 감사해요. 저도 이런 캐릭터는 처음 맡는데 서툰 걸 감추려 그만큼 많이 준비했죠. 그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은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못하면 질타해 주시고 잘하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웃음)‘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G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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