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백부부’ 한보름 “나와 닮은 점 많은 윤보름, 그냥 ‘저’ 였죠” [인터뷰]
- 입력 2017. 11.28. 17:27:00
- [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놀러가는 느낌으로 촬영장에 갔어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시크뉴스 본사를 찾은 한보름은 최근 종영한 KBS2 예능드라마 ‘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 제작 고백부부문전사·콘텐츠 지음·KBSN)에서 ‘걸크러쉬’를 제대로 보여준 그녀는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한 윤보름이 가장 실제의 자신과 가까운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고백부부’는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살 동갑내기 앙숙 부부의 ‘과거 청산 및 인생 체인지’ 프로젝트를 다뤘다. 한보름은 윤보름 역을 맡아 38세 노처녀 에어로빅 강사와 20세 사학과 원조 걸크러쉬 대학생을 오가며 열연했다. 그녀와 ‘고백부부’를 주제로 작품 및 활동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껏 한 것 중 가장 ‘오늘 연기하러 가야지’가 아닌, 친구 만나러 가는 느낌이었다. 워낙 다들 잘하고 캐릭터에 빠져있었다.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다들 재미있게 촬영했다.”
당초 그녀가 오디션을 본 건 천설 역이었다. 전작에서 신비로운 이미지, 첫사랑 등의 모습을 보여준 그녀는 윤보름이란 캐릭터의 대본을 보며 자신과 같은 이름에 성격마저 닮은 모습에 신기함을 느꼈고 윤보름의 대사를 안 읽고 나오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 기회를 얻었다.
“(윤보름이) 나와 정말 닮은 점이 많다. 정말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방송을 본) 절친한 친구가 문자로 ‘너 보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함께 뷰티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동갑내기 친구 신보라와 연락을 잘 하고 지내는데 내게 연락이 와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 좋은 드라마 찍어줘서 고맙다. 윤보름이 아니라 대기실에서의 널 봤다’고 했다. (윤보름은) 그냥 ‘나’였다.”
스무 살의 윤보름은 38살의 노처녀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할 때 까지 결혼을 하지 못한다. 스무 살에 만나 알콩달콩 커플로 지내던 안재우와 윤보름이 헤어진 이유가 방송 내내 궁금증을 자아냈고 마지막엔 그 이유가 ‘불임’인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에 작가님이 ‘헤어진 이유를 먼저 알면 안 될 것 같다. 예쁜 모습 많이 보여주라’고 하셨다. 중반쯤 이유를 알게 됐을 때 오히려 애틋했다. 그 전엔 ‘바람을 폈나’ ‘실수를 했나’ 하며 별 생각을 다 했는데 (이유를 알고 나서는) ‘서로 많이 사랑했구나’ 했다.”
극 중 애정 넘치는 커플 안재우(허정민) 윤보름은 ‘뽀뽀신’이 유난히 많았다.
“처음에 작가님이 우리가 메인 주연 배우보다 스킨십이 가장 많을 거라 하셨다. 정민 오빠와 나는 그전부터 워낙 친해 ‘가족인데, 다 주세요’ 했다. 그랬는데 정말 많이 주더라.(웃음) 워낙 형제같이 지내 설렘도 어려움도 없어 뽀뽀신을 찍고 ‘자, 다음 뽀뽀신’ 했다. ‘다 잘될거야’에서 부부 역할을 했는데 이번엔 커플로 만났다. 당시 오빠가 줏대 없고 두 집 살림을 하는 미운 캐릭터였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그렇게 오빠가 예뻐 보이더라. 스토리도 예뻤고 오빠도 예쁜 캐릭터였다. 보름을 생각해주는 게 예뻤다. 한 여자만 보고, 그 사람을 정말 아껴준다는 느낌이 캐릭터에 녹아있었다.”
캠퍼스에서 함께한 친구들과의 촬영은 정말 친구들과 함께한 것처럼 재미있었다고.
“38살 때 보다 스무 살 때를 연기하는 게 좋았다. 다 같이 연기하며 거의 친구 같았다. 재미있었다. 다 같이 여행간 신이 베스트였던 것 같다. 우리 모두 대본을 보고 ‘추억 생기겠다’ 했는데 정말 바다 신이 다 진심이었다.”
극중 ‘사학과 술 돌아이’라는 별명을 지닌 윤보름을 연기한 그녀는 실제로는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며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예전에는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집에 돌아갈 때 더 힘들다. ‘슬플 때 술을 마시면 뇌가 운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못 마시겠더라. 생각해보니 한 번도 치유가 된 적이 없다. ‘몸, 머리, 마음도 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쁠 때만 맥주 한 두 잔 기분 좋게 마시기로 자신과 약속했다.
극 중 윤보름은 한국대응원단 에이스다. 실제로도 춤을 잘 추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였기 에 비교적 쉽게 치어리딩을 습득하지 않았을까.
“춤추는 걸 좋아해서 계속 배워왔다. 오디션을 할 때 PD님이 춤을 잘 추는지 물으셨다. ‘PD님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시는지 몰라도 생각하시는 것 보다 더 잘 춘다’고 말하며 어필했다.(웃음) 서강대 응원단 친구들이 알려줬다. 방송에서 같이 춘 것도 그들이다 . 태어나 그런 스텝은 처음 밟아봤다. 처음 배우는데 내가 못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연습하는지 물으니 스텝만 6개월, 무대는 1년 하고 오른다더라. 신입생은 절 대 못선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드니 불안해졌다. 연습시간을 최대한 많이, 길게 잡아달라고 했다. 연습도 쉬면 그 시간만큼 못하니까 더 하고 촬영 들어갈 땐 연습 을 못하니 휴대전화로 영상을 봤다. 에이스에 맞게 해야 하기에 많이 노력했고 생각한 만 큼 나와 좋았다. PD, 작가님이 ‘앞에 잠깐 나오고 말 거였는데 그 정도로 잘 할 줄 몰랐다. 뒤에 안 보여주기 아깝다’며 한 번 더 대회에 나가는 장면을 보여주셨다. 정말 만족스러웠다.”
극 중 고독재(이이경)와 티격태격 케미를 자랑한 그녀는 실제로도 ‘남사친’들과 티격태격 잘 지내는 타입이다.
“(이)이경이 머리 붙이고 왔을 때 눈도 못 마주쳤다. 정말 웃겨서 연기가 안됐다. 처음 (머리) 붙이고 왔을 때 ‘이경아 너 이걸로 뜰 것 같다’고 했더니 ‘뭘 뜨냐? 이걸로 못 뜨고 세상을 뜰 것 같다’고 하더라. 이 정도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긴 머리가 익숙해지니 머리를 때고 왔을 땐 ‘누구냐?’고 했다. 잘 어울려 기르라고 적극 추천했는데 다음 작품 을 걱정했다. 나중에 머리 자르고 멋있었다. 스태프들도 이경이를 못 알아보고 신인배우 인 줄 알았다. ‘이렇게 잘 생긴 사람이었냐’고 하더라. (허)정민 오빠도 처음에 이경 이를 봤을 때 ‘이렇게 잘생겼는데 독재 역이 어울릴까’ 의심이 드셨단다. 독재가 안어 울릴 것 같았는데 그리 잘해줄 줄 몰랐다고 했다.”
극 중 천설(조혜정)과 세트처럼 붙어 다닌 그녀는 조혜정에 대해 ‘귀엽고 착한 동생’이 라며 내내 칭찬했다.
“우리 막내 기용이와 혜정이가 유일한 20대로, 동갑이다. 혜정이는 하는 행동이 정말 사랑스럽다. 막내로서 언니 오빠에게 정말 잘한다. 설희 역에 진짜 녹아들었다. 연기하는걸 보며 ‘내가했으면 이정도로 했을까?’ 싶었다. 정말 연기도 잘하고 성실하고 특히 애교가 워낙 많아 나라 언니가 매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고 했다. 다 친동생 같기도 하고 친한 친구 같기도 해서 좋았다. 힘든 일이 있으면 항상 고민상담을 해줬다. 친동생 둔 기분이다.”
앞선 인터뷰에서 장나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이번 드라마를 하며 얻은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한보름 역시 출연자들과의 돈독함을 이야기했다. 좋은 분위기가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 이어진 것 아닐까. 실제 친구들이 생긴 것 같다는 그녀는 극 중 친구들과 청춘을 즐긴 기분을 만끽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건 장나라 언니 손호준 오빠의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언니 오빠들이 정말 며칠 밤을 새고 힘들게 촬영해도 한 번도 예민한 모습을 본 적 없다. 먼저 친절하게 다가와 줘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강릉 여행 장면을 위해 촬영을 3일 정 도 갔는데 호준 오빠가 ‘너네 보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 호준 오빠 덕에 힘이 났다. 언니도 힘든 티 안내고 먼저 ‘보고 싶었다’며 달려와 안아주고 아침일찍 다들 배고픈 데 사비로 중간에 편의점을 털어(?)오셨다. 언니는 잘 안 드시는데 다 챙겨준다. 비타민 도 선물해주고. 인터뷰 한다니까 스태프와 마시라며 쿠폰도 보내주고 다들 계속 연락하고 지낸다. 좋은 친구이자 좋은 사람을 얻어 감사하다. 특히 (조)혜정이, (장나라) 언니 와 돈독하다.”
과거 그녀는 힙합 가수를 준비하는 연습생이었다. 생각보다 늦어지는 데뷔에 자신이 좀 더 간절히 원한 꿈인 ‘연기’로 다시 눈을 돌렸다.
“애초에 힙합 가수를 준비 했을 때 연기자가 꿈이었다. 가수준비 제안이 들어왔을 때 배우가 꿈이었고 가수에 대한 생각이 없어 거절했다. 어떤 길로 가다 배우가 되면 꿈을 이 룬게 아니었을까. 그 나이에 도전해볼만 하다 생각했다. 준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얼마 나 더 연습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 가수를 향한 큰 열망이 없어 다시 연기자가 되기로 했다. 연습생 생활을 하며 힙합은 많이 들었다.”
그녀는 운 좋게도 이번 드라마에서 동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많이 알 리게 됐다. 시청자가 자신의 이름을 잊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좀 더 제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보름이란 캐릭터 때문에 제 이름도 기억해주셔서 정말 좋아요. 잊히기 전, 한보름으로의 모습을 빨리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권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