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는다’, 연륜과 연기력으로 완성한 ‘웰메이드 액션’ [씨네리뷰]
입력 2017. 11.29. 14:32:01

영화 ‘반드시 잡는다’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한국 영화에서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2, 30대의 남자 배우들이다. 영화의 완성도나 의미도 중요하지만 결국 관객 수로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배우들의 티켓 파워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여성 배우나 중년 배우들을 위한 영화들은 제작조차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반드시 잡는다’는 이러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과감하게 연말 극장가에 도전장을 던졌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에 맞춰 수많은 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반드시 잡는다’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경쟁력으로 조용한 한방을 노리고 있다.

‘공모자들’ ‘기술자들’의 연출을 맡았던 김홍선 감독이 제피가루 작가의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 한 ‘반드시 잡는다’로 컴백했다. 강렬한 이야기를 힘 있게 밀어붙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김 감독은 ‘끝까지 간다’ 제작진과 함께 웹툰의 긴장감과 스릴을 영상으로 옮겨 담아 연말 극장가 성수기 경쟁에 합류했다.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에 해결하지 못했던 동일수법의 살인사건이 같은 동네에서 다시 발생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을의 노인들이 하나 둘씩 죽기 시작한 데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동네의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는 205호에 살던 여대생 김지은이 실종되자 그녀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전직 형사이자 30년 전 미제사건을 수사했던 박평달(성동일)은 심덕수와 함께 마을을 수색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이가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영화는 놀라운 반전을 드러낸다.

‘반드시 잡는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특한 출연진 구성이다.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등 주연 배우들의 평균 나이는 60세에 달하며 젊은 배우들은 대부분 신인으로 캐스팅했다. 물론 주연 배우들은 이미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고 있지만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들에 비하면 티켓 파워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충무로에서 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들을 한데 모은 멀티캐스팅 영화가 많아진 가운데 ‘반드시 잡는다’가 중년 배우들로만 구성한 라인업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반드시 잡는다’는 이러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상 이상의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스타성이 아닌 오로지 연기력 하나로 뭉친 배우들의 열연은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로 대중들에게 익숙했던 성동일과 천호진의 폭발하는 감정 연기는 두 배우의 얼굴을 다시 보게 만든다.

젊은 배우가 없는 데서 나타난 한계들은 연출로 메웠다. 마치 한 편의 만화영화를 보는 듯 다채로운 색감의 영상으로 출발한 영화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로 변모한다. 여기에 사건이 발생하거나 추격이 시작되는 신에서는 강렬한 음악으로 긴장감을 이어간다. 중년 배우들끼리 만들어낸 ‘반드시 잡는다’의 액션은 기존의 젊은 배우들이 만든 액션보다 느리고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영상과 음악 효과를 이용해 부족한 부분들을 영리하게 채웠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연재되던 웹툰의 방대한 스토리를 110분의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두 남자가 연쇄살인범을 추격한다는 큰 틀 안에서 독거노인의 현실, 노인 혐오, 20대 청춘들의 삶 등 다양한 메시지들을 내포한 영화는 중간 중간 설명이 부족한 장면들로 관객들에게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불필요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장치, 주요 캐릭터의 부족한 전사 등 편집 과정에서 과도하게 축약된 장면들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온전히 해결해주지 못한다.

매체의 이동에서 생겨난 아쉬움을 배제한다면 ‘반드시 잡는다’는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적절하게 잘 담아냈다. 무엇보다도 클로즈업 샷에 담긴 배우들의 얼굴은 그 어떤 장면보다도 영화의 분위기를 강렬하게 보여준다. 백윤식과 성동일, 그리고 천호진까지. 세 배우들의 액션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반드시 잡는다’는 관객들에게 큰 의미를 남길 듯 하다.

29일 개봉. 러닝 타임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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