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대작 풍년 속 불어온 ‘범죄도시’ 신드롬 [연말결산③]
- 입력 2017. 12.11. 09:55:19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올 한해 역시 극장가에는 많은 영화들이 쏟아졌다. 특히 여름에는 올해 첫 천만 영화인 ‘택시운전사’와 수많은 논란을 낳았던 ‘군함도’가 영화계를 달궜으며 다가오는 연말에도 ‘신과함께’ ‘강철비’ ‘1987’과 같은 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작들의 경쟁 속에서 마이너리그로 출발해 흥행 신화라는 예상치 않은 결과를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다.
영화 ‘범죄도시’
지난 10월 개봉한 ‘범죄도시’는 개봉 전까지만 해도 큰 기대작으로 주목받지는 못했다. 신인 감독의 작품인데다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으며 추석 연휴와는 어울리지 않는 청소년 관람 불가의 범죄 액션 영화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주연 배우인 마동석과 윤계상은 연기력은 증명된 상태였지만 주연으로서 이렇다 할 흥행 전작이 없어 티켓파워를 기대하기 어려웠고 설상가상 경쟁작으로는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이 출연하는 대작 ‘남한산성’이 있었다. 이에 관계자들 역시 큰 성적을 기대하지 않고 손익분기점만 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결과는 대이변이었다. 복잡한 스토리 구조나 반전 대신 단순하고 통쾌한 액션에만 집중한 ‘범죄도시’는 관객들에게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선사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강렬한 인상에 유머러스한 인간미를 더한 마동석의 캐릭터와 첫 악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소름돋는 윤계상의 보스 연기는 수많은 유행어를 낳으며 전국에 ‘범죄도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범죄도시’는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이후 ‘남한산성’을 가뿐히 넘긴 ‘범죄도시’는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고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라는 기록과 함께 68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
‘범죄도시’의 영향력은 단순히 흥행에서만 멈추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오랜 시간 데뷔를 꿈꿔온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를 통해 데뷔의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수상의 영광까지 안았다. 지난 11월 열린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강윤성 감독은 “데뷔하기까지 기간이 길었다. 17년을 데뷔 준비 하면서 ‘영화 한 편만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았다. 영화가 나와서 많은 사랑도 받고 상까지 받게 돼서 영광이다. 저희 영화가 잘 되게 된 데에는 진정성이 어필 된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수년 동안 무명 배우로 활동한 진선규는 ‘범죄도시’를 통해 청룡영화상의 주인공이 되는 기적을 이뤘다. 극 중 조선족 위성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진선규는 지난달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제에서 유해진 배성우 김희원 김대명 등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남자조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날 이름이 호명됨과 동시에 눈물을 보인 진선규는 “40년 동안 도움만 받으면서 살아서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다. 많은 후배님들 선배님들 영화를 사랑하시는 모든 관객 분들 감사드린다. 저는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목표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고 이후 진선규는 연일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범죄도시’는 흔히 흥행 영화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톱배우로 구성된 화려한 라인업, 대규모의 제작비 없이도 7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들이며 대성공을 이뤘다. 무엇보다도 주인공 한 명이 아닌 수많은 조연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하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통쾌한 액션으로 관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강윤성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돋보였다. 영화를 향한 간절함으로 뭉친 감독과 배우들의 진심이 올 하반기 많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