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과함께’ 차태현 “실제 지옥 재판 간다면? 환생 절대 못 하죠” [인터뷰①]
- 입력 2017. 12.14. 13:49:27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배우 차태현이 연기 인생 20여 년 만에 역대급 작품을 만났다. 배우에게 어떤 작품인들 의미가 없겠냐마는 이번만큼은 조금 다르다. 스토리, 제작 기간, 라인업 등 모든 면에서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작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에서 주인공 김자홍 역을 맡은 차태현은 난생 처음 극장가 ‘빅3’ 경쟁에 합류하며 누구보다 설레는 연말을 보내고 있다.
차태현
오는 20일 개봉하는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소방관으로 일하다 죽은 김자홍이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 단계부터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 영화를 향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차태현은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가 찍었던 영화들은 항상 처음 볼 때 마음이 조마조마한 상태로 본다. 특히 이 영화는 다른 영화들에 비해 CG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다. 끝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재밌었던 것 같다. CG나 이런 부분은 저는 굉장히 좋았다. 이전에 잠깐씩 보여줄 때보다 훨씬 좋았다”
‘신과함께’는 웹툰의 인기를 이어 받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존의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시도들로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스토리나 영상 기술, 제작 환경 등 할리우드에서나 가능할 법한 규모의 작업을 감행한 ‘신과함께’의 도전은 차태현이 작품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이런 영화를 찍었다는 게 일단 기분이 좋았다. 처음 영화를 시작한 것도 그런 부분 때문에 한 거다. 사실 자홍이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이 영화를 했다기보다는 이런 류의 영화도 처음이고 두 편을 같이 찍고 나눠서 개봉한다는 도박 같은 도전, 정말 좋은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것, 감독님 이런 게 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원작에서 김자홍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과도하게 마신 술로 인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뜬 인물이었다. 하지만 영화화 과정에서 김자홍은 희생적이고 선한 성품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소방관으로 설정이 변했고 지옥에 가서도 귀인으로 대접받는다. 자홍이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공감했던 원작의 팬들은 이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차태현은 영화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원래 (웹툰의) 자홍이 캐릭터를 영화로 하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어떤 때는 평범한 게 임팩트가 있을 수도 있는데 드라마로는 좋지만 영화에서 두 시간 안에 극적으로 뽑아내려면 그 캐릭터로는 조금 힘들다. 제가 원작을 읽고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자홍이가 술을 많이 먹으면서 과로사로 죽는 건데 연기하기가 조금 밋밋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소방관으로 바뀌고 상황들이 많이 보여 지면서 이 캐릭터로 바뀌면서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건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드라마로는 아마 소방관 역할이 어울리지 않을 거다. 드라마로는 길게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원작의) 역할이 어울린다. 영화는 두 시간 안에 확 보여줘야 되니까”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온 자홍 캐릭터는 차태현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연기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차태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작들에서 사람 좋은 미소로 밝은 기운을 선사했던 그는 ‘신과함께’에서는 웃음 대신 눈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적신다.
“시나리오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어제 보고 나서 ‘아 한 번도 웃기는 장면이 없구나’ 느꼈다. 찍으면서는 그냥 그 캐릭터니까 연기를 한 건데 보면서 되게 낯설다는 느낌은 있었다. 그게 ‘새롭네’로 보여 지면 다행인거고. 그걸 계산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 다른 영화에서는 코믹과 이런 거(감정적인 연기)를 같이 있는 걸 했지 처음부터 끝까지 안 웃길 셈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감독님이 ‘태현 씨의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다’고 하신 것 같다”
‘신과함께’는 사후세계를 다루는 스토리 상 대부분의 촬영이 그린매트나 자체 제작된 세트에서 이뤄졌다. 모든 CG작업을 거친 완성본은 그저 화려하고 웅장해보일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허공에 몸을 날리고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를 해야 했던 배우들의 고충이 숨어있었다. 특히 차태현은 사막에서 모래에 뒤덮이는 장면을 촬영하다 실제로 아찔한 겅험을 하기도 했다고.
“그린 매트를 한두 개 까는 게 아니라 전체가 다 초록색이었다. 진짜 할리우드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어디 나가는 줄 알고 감독님한테 ‘중국 얼마나 가냐’고 물어봤다. 근데 다 세트였다. 그게 가능한 게 너무 신기했다. 만화에서는 참고할 수 있는 게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만들어야 돼서 지옥을 어떻게 구현할까 궁금했다. 우리 영화가 다 CG인줄 아는데 기본적인 세팅은 해놓고 CG를 한다. 모래 속에 들어가는 장면도 모래를 실제로 깔고 기계를 만들어서 몸이랑 모래가 같이 들어가게끔 장치를 만들었더라. 그런데 모래가 이만큼(가슴까지) 찼는데 기계가 고장이 났다. 그때는 살짝 ‘여기서는 패닉이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대처를 잘 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서 ‘살려줘요’ 하면 그들도 놀랄 거고. ‘괜찮습니다’ 하면서 대처했다”
‘신과함께’는 웹툰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내가 지옥에 간다면 환생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극중 지옥에서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 죄목의 재판을 거친 차태현은 “실제로 지옥에 가면 환생할 수 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고민 없이 “절대 못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내가 봤을 때는 하나도 통과 못 할 것 같다. 살인은 한 적이 없지만 직접이 아니고 간접으로 가니까 또 모른다. 환생은 100% 못 한다. 뭐가 걸리던 무조건 첫 번째에서 걸릴 것 같다. 웹툰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인 것 같다. 괜히 돌아보게 되고 재미는 있는데 겁이 난다고 해야 하나. 원작을 볼 때도 ‘이건 영화로 만들면 진짜 똑바로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겠다’고 느꼈다. 원작과 영화가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결국 메시지는 같은 것 같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