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 읽기] 엄정화 ‘엔딩 크레딧’ VS 제니퍼 빌즈 ‘플래시 댄스’, 타임슬립한 80년대 댄서
- 입력 2017. 12.14. 14:06:28
-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엉정화가 지난해 12월 ‘The Cloud Dream of the Nine’에 이어 1년 만에 ‘The Cloud Dream of the Nine-두 번째 꿈’을 발표한 이후 연일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엄정화 '엔딩크레딧', 영화 '플래시 댄스' 제니퍼 빌즈
정규 10집으로 두 번에 나눠서 출시한 엄정화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1년 전 타이틀곡 ‘Watch me move’와 달리 두 번째 파트의 타이틀곡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은 높은 화제성으로 예상 외의 반응을 끌어냈다.
‘플래시 댄서’는 낮에는 용접공으로 밤에는 나이트클럽 플로어 댄서로 이중생활을 하는 알렉스 오웬스가 전문 댄서로 꿈을 키우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알렉스 오웬스 역을 맡은 제니퍼 빌즈는 이 영화로 인해 일약 스타로 발돋움 했다.
엄정화는 엔딩 크레딧을 통해 1983년 모두의 심장을 뛰게 했던 제니퍼 빌즈의 모습에 25여년을 댄스 가수로 살아온 자신의 삶을 채색해 색다른 비주얼을 완성했다.
작은 굵기의 컬이 머리 전체를 휘감은 히피펌과 당시 ‘어깨뽕’이라고 불렸던 두툼한 패드가 들어간 원피스와 코트가 엔딩크레딧에 마치 2017년의 감성인 듯 절묘하게 재해석돼 담겼다.
80년대 파워숄더 코트는 해체주의의 등장과 함께 패션계를 휘어잡은 오버사이즈 피트의 트렌치코트로 뒤바뀌어 오프닝 패션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이는 영화 스틸컷에서도 등장하는 남자옷처럼 큼지막한 밀리터리 재킷을 입은 재니퍼 빌즈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이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앞머리까지 뽀글거리는 파마에 커다란 사각 뿔테 안경까지 ‘플래시 댄스’ 히로인 제니퍼 빌즈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며 앞으로 전개될 장면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엄정화는 보디슈트에 싸이하이부츠만 신고 등장해 현재 시점에서 다소 보기 민망하다 싶을 정도의 온 몸을 비트는 춤을 춘다. 더욱이 이 춤은 비비드 블루로 전체를 통일한 원컬러룩으로 인해 시각적 선정성을 높였다.
특히 이 장면은 보디슈트와 오버니 삭스를 신고 춤에 열중하고 있는 제니퍼 빌즈를 떠올리게 한다. 제니퍼 빌즈 역시 블랙이었지만 보디슈트워 오버니 삭스를 한 가지 컬러로 통일했다.
이뿐 아니라 잘록하게 꽉 조인 허리선으로 인해 파워숄더로 잔뜩 키운 어깨선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한 전체가 레이프 실루엣으로 뒤덮인 미니 원피스는 춤을 출 때마다 몸의 웨이브를 더욱 부각하는 효과를 낸다. 특히 움직일 때마다 그대로 드러나는 팬티는 철저하게 통제된 선정성이 결국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파고들기 시작한 당시 대중 예술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하다.
무대 화장을 한 것만 제외하면 엄정화는 히피펌과 춤지 않을 때 순한 눈빛까지 제니퍼 빌즈의 영화 속 모습과 놀라울 정도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엄정화는 25년을 섹시 디바로 살아왔다. 1983년도 제니퍼 빌즈가 2017년 현재 제니퍼 빌즈가 어떤 모습일지 한번 쯤 궁금증을 가진 적이 있다면 엔딩크레딧 속 엄정화의 춤과 패션, 표정 하나하나가 마음 속 깊이 파고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엄정화 ‘엔딩크레딧’ MV, 영화 ‘플래시 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