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논쟁] 김기덕 감독-여배우, 폭행·베드신 강요 둘러싼 갈등의 ‘뫼비우스’
- 입력 2017. 12.15. 00:05:00
-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영화계 폭행‧성폭행 논란은 언제쯤 사라질까. 최근 배우 조덕제가 여배우와 성추행 여부를 둘러싸고 법적공방을 펼치고 있는 데 이어 이번에는 김기덕 감독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촬영장에서 폭행‧베드신 강요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와 달리 김기덕 감독은 “고의성은 없었다”는 태도를 일관하고 있어 양 측의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왼) 영화 ‘뫼비우스’ (오) 김기덕 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지난 7월, 여배우 A 씨는 2013년 영화 ‘뫼비우스’를 통해 만난 김기덕 감독을 폭행‧베드신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그녀는 김기덕 감독이 촬영장에서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뺨을 때렸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4년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안 난다. 어떤 경우든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베드신 강요에 대해서는 “연출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밝혔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조사 과정에서 역시 뺨을 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연기를 지도하려 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강요 및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14일 서울시 마포구 모처에서 열린 영화감독 김기덕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및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해 직접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A씨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그녀는 사건이 벌어진 직후 김기덕 필름 관계자에게 사전 협의 없이 강제로 남자 배우의 성기를 잡게 한 것과 폭행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시나리오에 없는 것을 찍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이후 김기덕 필름 관계자는 말을 바꾸고 “돈을 조금 줄 테니 이미 찍은 촬영분만 쓰거나 그것도 싫으면 촬영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A씨는 “사건 직후 2개월 동안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이후 영화계 변호사분, 지인 분들을 찾아가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지만 세계적인 감독을 상대로 고소하는 것이 승산이 있겠냐, 화는 나겠지만 그냥 잊으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김기덕 감독이 “배우가 ‘뫼비우스’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일방적으로 출연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일절 부인했고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공동대책위원회 측 역시 “일반적으로 성기를 노출하거나 잡는 장면은 모형 성기를 대체해 촬영한다. 저예산 영화이기 때문에 실제 성기를 잡도록 강요하고 그런 장면을 찍었다는 것은 궁색한 이유에 불과하다. 문제는 제작 현장에 실제 모형 성기를 제작해 놨다는 사실이다”라며 “검찰은 핵심적인 인물을 적극적으로 소환하지 않았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대질 신문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을 밝힐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라고 검찰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앞서 조덕제 사건은 하나의 상황을 두고 조덕제와 여배우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쳐 혼란을 야기했다면, 이번 김기덕 사건은 양 측이 폭행을 행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고의성 여부와 베드신 강요 혐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 A씨와 달리 김기덕 감독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건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시크뉴스 DB, 티브이데일리 제공, 영화 포스터]